겨울 니트는 따뜻하지만 관리가 까다롭다. 잘못 보관하면 늘어지거나 보풀이 생기고, 얼룩이 생기면 세탁도 쉽지 않아 금세 형태가 변한다.
니트를 보관할 때 가장 중요한 원칙은 옷걸이에 걸지 않는 것이다. 니트는 섬유 자체에 탄력이 적어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어깨 부분이 쉽게 늘어진다. 특히 울이나 알파카처럼 무게감 있는 겨울 소재는 변형이 더 빠르기 때문에 반드시 접어서 보관해야 한다. 목 부분이 늘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 몸통을 반으로 접고 소매를 자연스럽게 넣어 정리하면 형태가 안정적으로 유지된다.

옷장에 넣기 전 충분한 환기도 필요하다. 하루 동안 착용한 니트는 체온과 촉감으로 인해 습기를 머금고 있어 바로 수납하면 구김과 냄새가 배고 곰팡이까지 생길 수 있다. 건조대나 평평한 곳에 펼쳐 반나절 정도 두어 자연스럽게 습기를 날리는 것이 좋다. 뜨거운 난방기 바람을 직접 쐬면 섬유가 손상되므로 약한 자연 바람으로 말리는 것이 가장 안전한 방법이다. 보풀 정리는 니트를 오래 입기 위한 기본 과정이다. 보풀은 마찰을 많이 받은 부분에서 실이 끊어져 뭉친 것이기 때문에 그대로 두면 더욱 크게 자란다. 보관 전 보풀 제거기를 가볍게 사용하거나 손으로 톡 떼어내면 깔끔해진다. 강하게 문지르면 섬유가 늘어질 수 있어 결을 따라 부드럽게 쓸어주는 방식이 좋다. 이 과정을 거쳐 보관하면 다음 착용 때 훨씬 새옷 같은 느낌이 유지된다.
얼룩 확인도 중요한 단계다. 니트는 물에 약한 소재가 많아 잘못 세탁하면 금세 줄거나 늘어질 수 있다. 얼룩이 묻었다면 미지근한 물은 피하고 찬물에 해당 부위만 가볍게 담가두는 것이 안전하다. 기름 얼룩은 주방세제를 아주 소량 떨어뜨려 조심스럽게 두드리면 되고, 단백질 얼룩은 베이킹소다를 약하게 풀어 닦아내면 된다. 전체 세탁이 필요하다면 울 전용 세제를 이용해 조물조물 손세탁하거나 드라이클리닝을 맡기는 것이 가장 안정적이다. 장기 보관을 할 때는 보관 용기의 선택이 중요하다.

니트를 쌓아둘 경우 아래쪽이 눌리기 때문에 무거운 옷을 아래에, 가벼운 옷을 위에 두는 순서가 좋다. 플라스틱 수납 상자를 사용할 때 내부에 부직포나 천을 깔아 통기성을 높이면 니트의 습기 문제를 예방할 수 있다. 압축팩은 공간을 아끼는 데에는 좋지만 섬유가 심하게 눌러 탄력이 떨어질 수 있어 니트 보관에는 적합하지 않다. 통풍이 잘 되는 천 소재 보관함이 가장 이상적이다.
벌레와 냄새를 막기 위한 준비도 필요하다. 니트는 동물성 섬유가 많아 해충이 좋아하는 소재이기 때문에 천연 방향제를 함께 두면 예방 효과가 높다. 라벤더 주머니나 삼나무 조각 같은 냄새 흡수 기능이 있는 재료가 도움이 된다. 다만 향이 너무 강하면 니트에 배기 때문에 은은한 향을 고르고, 니트와 직접 닿지 않도록 작은 파우치에 넣어 두는 것이 안전하다. 계절이 지나 보관할 때는 마지막 점검이 필요하다. 접힌 부분에서 섬유가 눌리지 않았는지, 보풀이 남아 있지는 않은지 확인하고 모든 니트의 두께가 일정하게 쌓이도록 정리하는 것이 좋다. 울 소재는 보관 중에도 약간의 수분을 유지해 형태가 틀어지기 쉬우므로 한 달에 한 번 정도 꺼내 가볍게 털어 공기를 통하게 해주면 곰팡이와 냄새를 예방할 수 있다.

니트를 오래 입기 위한 가장 중요한 습관은 자주 빨지 않는 것이다.니트는 세탁보다는 관리가 더 중요하기 때문에 착용 후 환기시키고 부분 세탁을 최소한으로 하는 것이 형태를 지키는 데 가장 효과적이다. 먼지를 털고 모양만 가볍게 잡아두는 것만으로도 매장에서 보던 깔끔한 형태가 유지된다. 작은 관리 단계들을 꾸준히 지키면 겨울 니트는 몇 해가 지나도 변형 없이 따뜻하게 다시 꺼내 입을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