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기사에게 충격 안긴 테슬라 기능... “우리 일이 없어진 것 같다”

2025-12-12 16:51

“신비한 체험을 했다... 돈을 받아야 하는지 모르겠다”

FSD(Full Self-Driving) 기능으로 작동하는 테슬라. / 테슬라 홈페이지
FSD(Full Self-Driving) 기능으로 작동하는 테슬라. / 테슬라 홈페이지

페달도, 핸들도 잡지 않고 목적지까지 도착했다. 대리기사는 그저 조수석에 앉은 승객처럼 앞만 바라보고 있었다. 차는 스스로 속도를 조절하고, 끼어들기를 하고, 심지어 주차까지 마쳤다. 대리운전을 마친 기사가 말했다. "이거 돈을 받아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능 FSD(Full Self-Driving) 기능을 체험한 대리기사의 후기가 스레드에 올라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퍼지며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게시물에 따르면 한 차주는 전날 모임을 마치고 대리기사를 불렀다. 차주가 "FSD 체험해 보겠냐"고 묻자 대리기사는 무슨 기능을 말하는 거냐며 의아해했다. FSD가 출발지에서 목적지까지 운전하고, 심지어 주차까지 완벽하게 처리하는 것을 본 대리기사는 "신비한 체험을 했다. 이제 우리가 할 일이 없다. 이거 돈을 받아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FSD(Full Self-Driving) 기능으로 작동하는 테슬라. / 테슬라 홈페이지

또 다른 대리기사가 직접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후기도 덩달아 관심을 끌고 있다. 이 기사는 한 SNS에 FSD를 체험한 후기를 올려 "자리 잡고 운전하려 하니 갑자기 아무것도 만지지 말라는 소리에 뭐지 하고 쳐다봤는데 자율주행 모드를 켜주더라. 신세계를 경험했다"고 밝혔다. 그는 "크루즈 기능 같은 거랑 비교할 게 안 된다"며 FSD의 성능에 놀라움을 표했다.

FSD는 테슬라가 개발한 완전 자율주행 기능으로, 운전자의 개입을 최소화하고 차량이 스스로 주행하는 시스템이다. 현재 레벨 2 수준의 자율주행으로 분류되며, 운전자는 여전히 핸들을 잡고 도로 상황을 주시해야 할 법적 의무가 있다. 하지만 실제 성능은 레벨 2를 넘어서는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FSD의 핵심 기능은 다양하다. 우선 내비게이션 기반 자동 조향 기능으로 고속도로는 물론 일반 도로에서도 자동으로 차선을 유지하고 방향을 전환한다. 자동 차선 변경 기능은 주변 차량의 속도와 위치를 파악해 안전하게 차선을 바꾼다. 신호등과 정지 신호 인식 기능은 교통 신호를 자동으로 감지하고 적절히 대응한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도심 주행 능력이다. FSD는 복잡한 교차로에서 좌회전과 우회전을 처리하고, 로터리와 같은 복잡한 도로 구조도 스스로 통과한다. 주차 기능도 탁월해 평행 주차, 수직 주차를 자동으로 수행하며, 최근에는 출발지에서 목적지까지 주차를 포함한 전 과정을 처리하는 'Park to Park' 기능까지 구현됐다.

대리기사의 후기는 FSD의 이런 기능들을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시속 100km 구간에 과속 카메라가 없으면 120km로 달렸다"며 "우회전할 때 횡단보도 신호등이 초록불이어도 사람이 없으면 우회전했다"고 전했다. 그는 "차주는 아무 말 없이 앞만 바라보고 라디오도 안 켰다"며 "나는 그냥 앉아서 앞만 바라보는데 기분이 마치 신입사원이 컴퓨터 없는 책상에 앉아 있는 기분이었다"고 표현했다.

마지막 하이라이트는 주차였다. "주차까지 자율로 했다"며 "페달 한 번, 운전대 한 번 잡지도 않고 앉아만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보험 마루타인가 싶었다"며 "자율주행을 한 번이라도 경험해 보면 대리기사나 택시기사, 버스기사 수명이 얼마 안 남았다고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FSD의 주행 지능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끼어들기 눈치 보고 과속하기, 카메라나 사람이 없으면 신호 위반하기까지 한다"며 자율주행 시스템이 단순히 규칙을 따르는 수준을 넘어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한다고 설명했다.

이 게시물에는 다양한 반응이 쏟아졌다. 한 네티즌은 "대리기사가 할 일은 없어지지만 역할은 당분간 필요하겠다. 법적으로는 술 안 마신 누군가가 그 자리에 앉아는 있어야 하니까"라며 "대리운전에서 운전자대리 정도로 바뀔 것"이라고 내다봤다.

테슬라 자동차 / 테슬라 홈페이지
테슬라 자동차 / 테슬라 홈페이지

FSD는 여전히 완벽하지 않다. 일부 사용자는 주차장 입구가 아닌 출구로 들어가려는 등의 오작동 사례를 보고하기도 했다. 이런 이유로 미국 LA에선 'FSD'라는 명칭의 사용이 제한돼 있다.

한 네티즌은 "99번 잘하다가 1번 삐끗하는 일회성 전자파 오류 같은 게 있는 것 같다"며 "사고를 경험한 사람에겐 테슬라 핸들을 안 잡고 있어도 꼭 지켜봐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FSD의 발전 속도는 눈부시다. 한 네티즌은 "10여 년 전에는 '책임질 사람'이 필요하기 때문에 자동화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스마트크루즈를 사용해 보니 생각보다 금방 운전이 대체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종국적으로 '책임질 사람'은 '보험'으로 커버하는 형태로 가지 않을까 한다"고 전망했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