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필자 명의로 12월 11일자 ‘이철우 경북지사 3선도전 공식화...후보군들 셈법 복잡’이란 기사를 출고하자 SNS에는 댓글이 잇따랐다.
“고언입니다. 제발 그만두십시오”등 이 지사의 건강을 걱정하는 만류의 글이 이어졌다.
이철우 지사는 이날 도청에서 열린 민선8기 재정평가 및 성과 브리핑에서 기자들이 내년 선거 출마 여부를 묻자 "건강에 아무 문제가 없다. 국가와 민족을 위해서 이미 몸 바친 것, 끝까지 몸 바치고 가겠다. 경북도를 위해서 몸을 바치고, 더 나아가 국가와 통일을 위해 헌신하겠다"며 3선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이철우 도지사가 암을 극복했다며 경북도지사 3선도전을 공식화하고 자신감을 내비친 것은 자유의사지만, 선거라는 셈법을 떠나 ‘인간이철우’를 좋아했던 인사들도 3선도전을 만류하고 있다.
임기 두 번, 8년의 도지사, 대통령선거에서 국민의힘 경선후보 등을 거치면서 이 지사 본인의 역량을 가감없이 보여줬지만 그가 암투병 등 자신의 건강을 팽개친 채 왜 또 3선이란 가시밭길을 간다고 하는지 안타까움을 비추고 있는 것 같다.
이 지사가 이날 3선도전을 공식화한 것은 자신의 투병사실이 알려진 이후 경북도지사에 도전하려는 잠재후보군들이 부쩍 늘어나고 있는 것과도 무관치 않은 듯 보인다.
원내에서만 김석기(경주), 김정재(포항북구), 송언석(김천), 이만희(영천청도), 임이자(상주문경) 등 경북 3선 의원들이 이 도지사의 공백을 전제로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대구·경북은 국민의힘에서 공천만 받으면 당선 가능성이 높은 지역으로, 이들 중진들은 현재 국회 의석구조상 국민의힘이 처한 정치적 상황을 고려하기보다는 자신의 정치에만 골몰하고 있는 형국이다.
원외에서는 김재원 최고위원, 최경환 전 부총리, 강석호 한국자유총연맹총재, 이강덕 포항시장 등의 도전 가능성이 거론되지만 정권을 넘나들며 TK지역민들에게 각인된 일부 후보군들의 흠결이 과연 경북도지사 선거에 눈을 돌릴만큼 떳떳한가를 묻고 싶다.
홍준표 시장 사퇴 이후 공석인 대구시장 후보군으로도 국회부의장인 6선 주호영 의원, 4선 윤재옥·김상훈 의원, 3선 추경호 의원이 거론된다.
거대의석 민주당과의 싸움에서 다선의원 역할론보다는 험지는 피하고 대구경북 안방 광역단체장 출마를 통해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다지려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부분이다.
민주당의 김부겸 전 국무총리 대구시장 후보 추대설과도 맞물려 국힘으로서도 다선의원의 차출론이 불가피한 상황도 있지만 국힘 내부에서는 TK지역에 출마하려는 현역 의원들은 경선 단계에서부터 의원직을 내려놔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여야를 막론한 국내 정치지형은 격변하고 있지만 TK는 여전히 ‘보수의 안방’에 안주하고만 있다. 보수정권을 넘나들며 자신의 정치적 영달을 누려온 인사들이 그 가운데 있다.
‘대구경북은 왜 변하지 않는지, 왜 변할 수 없는 구조인지’를 그들만 알고 있다. "광주전남, 호남권은?"이란 억지는 사양하고 싶다.
그래서 ‘보수텃밭 TK’란 별칭이 부끄럽다. 유권자가 변치 않는한 작금의 지역 정치 악순환은 계속될 것이다. 내년 6월 지방선거 이후 대구경북은 더욱 '고립무원'이 될 것이라 감히 장담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