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위키트리 양완영 기자] 겨울철마다 혈액 수급난이 반복되면서 공공기관의 단체헌혈이 일회성에 그친다는 지적이 커지는 가운데, 대전시 공무원들이 또다시 단체헌혈 행사에 참여해 구조적 대책의 부재가 재조명됐다.
혈액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지만 헌혈 참여율은 해마다 줄고 있다. 특히 겨울과 연말은 헌혈 참여가 크게 감소해 혈액 보유량이 위험 수준으로 떨어지는 시기다. 일본·독일 등은 국가 차원의 상시 예약제와 공공 헌혈센터 확충으로 계절적 편차를 최소화해 왔지만, 국내는 여전히 지자체 단체헌혈이나 일시적 캠페인에 의존하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
대전시는 12일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시청 북문 앞에서 ‘사랑의 헌혈운동’을 진행했다이번 행사는 겨울철 혈액 부족 우려를 완화하기 위해 마련됐으며, 대한적십자사 대전세종충남혈액원이 현장 채혈을 맡았다. 시에 따르면 올해 10월까지 약 370명이 단체헌혈에 참여했다. 하지만 단체헌혈은 시민 참여를 이끌어내는 데 의미가 있으면서도, 반복적 수급 불안을 해결하기엔 한계가 뚜렷하다. 전문가들은 상시 헌혈 인프라 확충, 정기 예약제 도입, 공공기관의 연중 분산 참여 등 정책적 뒷받침이 필수라고 지적한다. 헌혈자에게 제공되는 기본 건강검진과 헌혈증서 역시 참여 유인은 되지만 구조적 대안이 되기엔 부족하다.
대전시의 이번 참여는 의미 있는 행동이지만, 지자체의 단발성 참여가 아니라 국가 차원의 지속 가능한 헌혈 시스템으로 전환해야 혈액난의 반복을 막을 수 있다. 해외 사례처럼 과학적 수급 관리와 상시 참여 기반 구축이 이뤄져야 ‘헌혈 부족’이라는 계절적 고비가 더는 뉴스가 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