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일곱 차례의 대설특보, 16일간 이어진 강설. 지난겨울, 연이은 폭설과 한파는 전남 함평을 꽁꽁 얼어붙게 할 기세였지만, 그 결과는 달랐다. 철저한 사전 준비와 일사불란한 대응 체계 앞에 겨울 재난은 힘을 쓰지 못했다. 함평군이 이처럼 탁월한 재난 대응 역량을 인정받아, 전남 지자체 중 유일하게 행정안전부 주관 '겨울철 자연재난 대책 추진 우수 지자체'로 선정되는 쾌거를 이뤘다.
#재난은 예보 단계부터…한발 앞선 '선제적 방어'
함평군의 비결은 '한발 앞선 대응'에 있었다. 군은 대설 예보가 발령될 때마다 즉시 부군수를 중심으로 한 TF팀을 가동해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겼다. 눈이 내리기 전부터 제설 자재와 장비는 이미 주요 길목에 전진 배치됐고, 결빙이 예상되는 취약 구간에는 제설재가 미리 뿌려졌다. 또한, 비닐하우스나 축사 등 폭설에 취약한 시설물에 대한 사전 점검을 완료하고, 어르신 등 취약계층에게는 행동 요령을 안내하는 등 피해 발생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
#현장은 하나…경찰·소방과 '일사불란 공조'
실제 눈이 내리기 시작하자 대응 체계는 더욱 빛을 발했다. 경찰, 소방 등 유관기관과의 유기적인 협력 아래, 제설이 어려운 취약 구간은 신속하게 통행이 제한돼 고립과 사고를 막았다. 지역별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제설 작업이 즉각적으로 이뤄졌고, 홀로 계신 어르신들의 안부를 확인하는 등 현장 중심의 대응이 일사불란하게 펼쳐졌다.
#진정한 비결, 147명의 '우리 동네 제설봉사단'
이번 평가에서 특히 주목받은 것은 행정의 힘만으로는 불가능했을 '민관 협력'의 힘이었다. 9개 읍면에서 147명으로 구성된 '지역자율방재단(제설봉사단)'은 이번 겨울 재난 대응의 숨은 영웅이었다. 이들은 내 집 앞, 내 마을 길을 스스로 치운다는 마음으로 제설 작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행정의 손길이 닿기 어려운 좁은 도로나 보행로의 안전까지 확보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는 함평군의 재난 대응 시스템이 얼마나 효과적으로 지역사회와 결합되어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기후 위기 시대, 더욱 빛나는 '함평 모델'
이번 수상으로 함평군은 행정안전부 장관 표창과 함께 재난 대응력 강화를 위한 특별교부세 5천만 원을 확보했다.
이상익 함평군수는 "기후변화로 예측하기 어려운 자연재난이 일상화되는 상황에서, 군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것은 행정의 최우선 과제"라며 "이번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모든 행정 역량을 집중해 재난 대비 및 대응 체계를 더욱 촘촘하게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선제적 대비와 끈끈한 공동체 의식으로 폭설을 이겨낸 '함평 모델'이 기후 위기 시대, 다른 지자체에도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