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 환자들이 가장 포기하기 힘들어하는 음식 중 하나가 라면이다. 라면은 탄수화물 함량이 80% 이상으로 높고, 정제된 밀가루로 만들어져 혈당을 급격히 올리는 대표적인 고당 식품이다. 그런데 특정 채소를 함께 먹으면 혈당 관리를 하면서도 라면을 즐길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지식의 맛' 유튜브 채널에 출연한 양혁용 의사는 당뇨 환자들을 위한 채소 섭취법과 라면을 건강하게 먹는 방법을 소개했다. 그는 "당뇨인 분들과 말씀을 나누면 가장 힘들어하는 게 라면을 못 먹는다는 것"이라며 "라면을 어떻게 하면 건강하게 먹을 수 있는지 설명하겠다"고 말문을 열었다.
양 의사는 당뇨 관리를 위해 찾아오는 환자들이 탄수화물은 줄여야 한다는 것을 알지만 채소를 어떻게 먹어야 할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어떤 채소가 좋은지, 어떤 채소는 먹으면 안 되는지 정보가 난무하다 보니 굉장히 헷갈려하는 분이 많다"고 설명했다.
그가 첫 번째로 추천한 채소는 깻잎이다. "깻잎을 단순한 향신료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완전 슈퍼푸드다. 혈당 관리의 히든카드"라고 강조했다. 깻잎 한 장에는 칼슘, 철분, 비타민이 풍부하게 들어 있으며, 특히 비타민 K가 췌장의 베타 세포를 활성화해 혈당 조절을 돕는다고 설명했다.
양 의사는 한 환자 사례를 소개했다. "밥을 줄이기가 너무 어렵다고 하는 분이 있었다. 그분은 안타깝게도 밥만 먹으면 혈당 스파이크가 생기는 분이었다. 그래서 밥을 깻잎에 싸서 드셔보라고 했다"며 "두 달 만에 당화혈색소가 9점대에서 7점대까지 떨어지고 밥을 조금 줄였는데도 포만감은 충분하고 약 먹은 것 같은 효과가 있더라는 말씀을 해주셨다"고 전했다.
두 번째 추천 채소는 오이다. "오이는 혈당 지수가 굉장히 낮고 수분도 많이 함유하고 있다. 식이섬유가 풍부하고 플라보노이드 성분도 풍부해 혈당 조절과 혈당 반응 최소화에 큰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오이에 들어 있는 쿠쿠르비타신 성분은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하고 당 흡수를 지연시킨다고 덧붙였다.
양 의사는 "오이를 집에서 소분해서 들고 다니면서 외식하기 전에 조금 드시고 식사를 하면 실제로 혈당이 20~30% 가량 적게 올라가는 경험을 많이 했다"며 "식전에 오이를 껍질까지 함께 드시는 걸 권장한다"고 조언했다.

세 번째는 브로콜리다. "브로콜리 하나 먹는 건 마치 작은 나무에 있는 온갖 좋은 성분을 다 먹는 것과 같다"고 표현했다. 브로콜리에 들어 있는 설포라판 성분은 인슐린 저항성을 낮추고 염증을 감소시키며 혈관 건강에도 도움을 준다고 설명했다.
그는 브로콜리 섭취 시 주의사항도 언급했다. "브로콜리 안에 비타민 C와 설포라판 성분이 고온에서 파괴될 수 있다. 너무 오랫동안 고온에 가열하면 안 되고 물에 살짝만 데쳐서 드시는게 좋다. 최대 2~3분 정도만 데치는 게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또한 "브로콜리 속 지용성 비타민을 효과적으로 흡수하려면 올리브 오일과 함께 드시는 게 굉장히 좋다"고 덧붙였다.
라면과 함께 먹으면 좋은 채소로는 청경채를 첫 번째로 꼽았다. "청경채에는 비타민 C, 칼슘, 베타카로틴 성분이 굉장히 풍부하게 들어 있다. 항염증, 염증 개선에도 도움을 주고 면역력 개선에도 도움을 준다. 라면 국물과 굉장히 잘 어울린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는 양배추다. "양배추에 들어 있는 비타민 성분은 위 점막을 보호해주는 역할을 하고 소화를 도와준다"며 "양배추를 먼저 먹게 되면 위를 코팅해주고 거기에 라면이 들어가니까 탄수화물의 소화와 흡수 속도를 지연할 수 있다. 라면 스프에 있는 자극적인 성분으로부터 위를 보호해줄 수 있다"고 말했다.
양배추는 폴리페놀과 같은 항산화 성분과 비타민 U 성분이 풍부해 위 보호에 도움이 되며, 100g당 칼로리가 25칼로리밖에 안 돼 다이어트에도 좋다고 강조했다. "식이섬유가 굉장히 풍부해서 양배추 100g 정도에 2.5g 정도의 식이섬유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라면과 함께 드시게 되면 혈당 상승을 억제하는데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세 번째는 시금치다. "시금치에는 철분과 엽산 그리고 비타민 C까지 풍부하게 들어 있어서 빈혈 예방에도 도움을 주고 피로 회복에도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소개했다. 시금치에는 알파리포산이라는 성분이 들어 있어 혈당 수치를 낮추고 인슐린 민감성 개선에도 도움을 준다고 덧붙였다.
양 의사는 미국 하버드대학교의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그는 "7만 1000명을 대상으로 추적 관찰 연구를 했는데, 녹황색 채소를 충분히 섭취한 그룹에서 당뇨 발병 위험이 14%가량 낮았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이 채소들의 기여도가 높았던 것 중 하나가 시금치"라고 밝혔다.
시금치의 마그네슘 성분은 인슐린 감수성 개선에 도움을 주는 방식으로 제2형 당뇨 발병률을 14%가량 낮췄다고 설명했다. 또한 "시금치에는 루테인과 제아잔틴 성분이 풍부해서 당뇨망막병증이나 황반 변성을 지연시키거나 막는 데도 큰 도움을 줄 수 있다"며 당뇨 합병증 예방 효과도 강조했다.
네 번째 라면과 어울리는 채소는 숙주나물이다. "숙주나물의 장점은 라면의 면을 조금 덜어내고 숙주나물을 통해서 면을 먹는 것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칼로리가 굉장히 낮고 비타민 C와 식이섬유가 풍부하기에 면을 좀 덜어주면서 숙주나물과 함께 라면을 드시게 되면 혈당 조절을 굉장히 줄이면서도 라면을 드실 수 있다"고 말했다.
양 의사는 라면에 식초를 넣으면 혈당이 안 오른다는 속설에 대해 "사실이 아니었다. 정확하게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서 제 몸에도 실험을 진행했고 회원분들과도 함께 식초를 넣은 라면을 테스트해봤는데 혈당 조절 효과가 거의 없었다"고 밝혔다.
라면을 먹을 때 피해야 할 것도 언급했다. "라면을 드실 때 밥을 말아서 드시는 게 필수 코스지만 당뇨가 있다면 절대로 안 된다. 라면의 영양성분표를 보면 탄수화물이 80% 이상이다. 여기에 밥 한 공기를 넣게 되면 이미 탄수화물 80%인 라면에 또 탄수화물을 70g 이상 넣는 격이 되기 때문에 췌장이 너무 힘들어한다"고 경고했다.
떡라면과 만두라면도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만두피를 정제 탄수화물인 밀가루로 만든다. 탄수화물에 또 밀가루를 먹는 격이 되기 때문에 만두라면도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피해야 할 채소도 소개했다. 첫 번째는 옥수수다. "옥수수는 삶아서 먹으면 자연식품 같고 혈당에도 나쁠게 없을 것 같지만, 놀랍게도 옥수수가 의외로 혈당 지수도 60~70 사이로 굉장히 높은 편이고 탄수화물도 100g당 약 19g 정도로 밥과 큰 차이가 없다"고 설명했다.
특히 가공된 캔 옥수수나 옥수수 샐러드를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 50대 회원이 샐러드를 먹는데 자꾸 혈당이 올라간다고 했는데 모든 샐러드마다 옥수수를 다 넣어 드셨다. 그것도 심지어 캔으로 된 옥수수에 드레싱까지 넣어서 드시고 계셨다"며 "옥수수는 단순한 채소라기보다는 전분 식품, 탄수화물에 가까운 식품이라고 생각하고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두 번째는 감자다. "감자는 혈당 지수가 삶은 감자는 약 80 정도, 구운 감자는 약 90 정도까지 올라갈 정도로 정말 고당 식품이다. 감자에는 식이섬유가 생각보다 적게 들어 있어서 탄수화물량이 많고 혈당 지수가 높다. 식이섬유가 없기에 혈당을 굉장히 빠르게 올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휴게소에서 파는 설탕을 뿌린 감자에 대해 "정말 췌장을 그냥 혹사시키겠다는 거나 다름없다. 췌장이 너무 힘들어하고 인슐린이 미친 듯이 분비되면서 혈당이 엄청나게 롤러코스터를 타기 때문에 감자도 안 좋은데 거기 설탕까지 뿌린다면 굳이 말리고 싶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세 번째는 고구마다. "고구마는 삶은 고구마일 때도 혈당이 70 정도로 높고 군고구마일 때는 80 이상으로 이것도 고당 식품에 속한다"고 설명했다. 양 의사는 "혈당 체크를 해보고 혈당이 180까지 널뛰기를 하는 걸 보고 고구마는 안 되겠다는 걸 알게 됐다"고 밝혔다.
고구마 중에서도 종류별로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호박 고구마가 가장 혈당을 많이 올리고, 그다음이 밤 고구마, 자색 고구마 순이다. 고구마를 너무 좋아해서 끊을 수 없다면 그나마 물에 삶은 자색 고구마로 드시라. 당뇨인이라면 조금 양을 줄이거나 (섭취를) 지양하는 걸 권장한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