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설특보 예고…체인 준비 못 했다면 만원짜리 ‘이것’ 차에 넣어두세요

2025-12-14 15:02

체인 대체는 어렵지만 간편하게 사용하는 비상용

이번 주말 중부지방에 또다시 많은 눈이 예보되면서 지난 ‘빙판 대란’처럼 도로가 얼기 전 차량 대비가 필요해졌다.

지난 4일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수원역 앞 덕영대로에서 차량이 서행하고 있다. / 연합뉴스
지난 4일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수원역 앞 덕영대로에서 차량이 서행하고 있다. / 연합뉴스

◈ 지난 4일 ‘빙판 대란’…도로도, 사람도 그대로 얼어붙었다

한파와 폭설이 겹쳤던 지난 4일 밤 수도권 도로는 빙판으로 변했다. 제설이 미처 이뤄지지 못한 도로가 얼어붙으면서 퇴근 시간대 도로와 이면도로, 고속도로가 동시에 멈춰섰다. 경기남부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4일 오후 5시부터 다음날 오전 5시까지 대설 관련 112 신고는 교통 불편 1087건, 제설 요청 732건, 교통사고 83건 등 모두 1900건을 넘겼다.

밤새 도로 위에 갇힌 운전자들이 차를 갓길에 세워두고 지하철로 갈아타는 사례도 있었고 주요 도로 곳곳에서 추돌 사고와 정체가 이어지며 교통이 크게 마비됐다. 기온이 영하 10도 안팎까지 떨어지면서 이미 쌓인 눈 위로 얇은 얼음이 입혀져 운전자들이 사실상 속수무책으로 미끄러지는 구간도 적지 않았다.

◈ 이번 주말, 중부지방 또 ‘대설특보’ 예고

문제는 비슷한 상황이 이번 주말 한 번 더 찾아올 수 있다는 점이다. 기상청은 지난 11일 정례 예보 브리핑에서 11~12일 동해안에 무거운 눈이 내린 뒤 13일 토요일에는 전국에 비나 눈이 오고 특히 중부 내륙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많은 눈이 내릴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토요일 오전에는 비로 시작했다가 오후부터 기온이 내려가면서 눈으로 바뀌고, 밤까지 5cm 안팎의 눈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도로에 눈이 쌓여 있다. / 뉴스1
도로에 눈이 쌓여 있다. / 뉴스1

예상 적설량은 강원 내륙·산지 5~10cm, 경기 북부·남동부와 충북 중·북부 3~8cm, 서울·인천·경기 남서부와 서해5도, 경북 북부 내륙·북동 산지, 제주 산지 1~5cm 수준이다. 14일 일요일에는 북서풍을 타고 내려온 찬 공기가 서해상을 지나면서 충청과 호남을 중심으로 또 한 차례 눈과 비가 예보돼 있다. 지난 4일이 “짧고 강한 눈이 1시간 정도 집중된 경우”였다면, 이번에는 강수 시간이 더 길어지고 중부 내륙을 중심으로 넓은 지역에 대설특보가 발효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기상청 설명이다.

기온도 변수다. 주말까지는 아침 최저 -8~6도, 낮 최고 3~13도 수준의 추운 날씨가 예보돼 있다. 밤사이 눈이 내리고 기온이 떨어지면 도로 표면이 빠르게 얼 수밖에 없다. 4일 밤처럼 제설 타이밍이 조금만 늦어져도 이면도로와 경사로, 교차로 인근에서 빙판 사고가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

◈ 만원도 안 한다는데…스프레이형 체인, 대설 대비 ‘응급용’으로라도

이처럼 겨울마다 눈 예보가 나올 때마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대비책은 타이어 체인을 미리 사두는 거지만 막상 구입해 놓으면 장착이 번거롭고 생각보다 사용할 일이 거의 없어 애물단지가 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근 도로가 내린 눈 때문에 미끄러워지자 운전자가 차량 바퀴에 스프레이 체인을 사용하고 있다 / 뉴스1
근 도로가 내린 눈 때문에 미끄러워지자 운전자가 차량 바퀴에 스프레이 체인을 사용하고 있다 / 뉴스1

이번 주말처럼 대설 예보가 이어지는 상황에서는 본격 체인까지는 부담스럽더라도 만 원 안팎의 스프레이형 체인을 ‘응급용’으로 차에 구비해두는 것도 좋다.

스프레이형 체인은 다이소나 대형마트, 온라인몰 등에서 쉽게 살 수 있고 타이어에 뿌리기만 하면 된다는 점이 특징이다. 지난해 불스원에 따르면 스프레이형 스노우 체인 ‘매직그립 스노우체인’이 국제 공인시험기관인 핀란드 ‘테스트 월드(Test World)’ 시험에서 눈길 제동거리를 39% 단축하고 언덕길 주행시간을 36%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 금속·우레탄 체인과 뭐가 다른가

겨울철 미끄럼 방지 장비는 크게 금속 체인, 우레탄·고무 체인, 스프레이형 체인으로 나뉜다. 금속 체인은 장착이 번거롭고 소음이 발생할 수 있지만 접지력이 강해 눈이 깊게 쌓인 도로나 경사 구간에서 활용도가 높다. 우레탄·고무 체인은 금속 체인보다 장착이 쉽고 일반적인 적설 도로에서 비교적 안정적인 주행을 돕는 편이라 최근 많이 쓰인다.

차량 운전자가 체인을 장착하고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차량 운전자가 체인을 장착하고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다만 스프레이형 체인은 사용이 간편하지만 효과가 오래 지속되는 장비는 아니라 정식 체인이나 윈터타이어를 대체하는 용도로 보기는 어렵다. 타이어 표면에 코팅층을 만들어 순간적으로 마찰력을 높이는 방식으로 장거리 주행이나 지속적인 눈길 운행에 맞춘 장비라기보다는, 미끄러져 빠져나오기 어려운 상황에서 짧은 구간을 벗어나는 데 보조적으로 쓰는 성격이 강하다.

주차장 경사로에서 바퀴가 헛돌거나 제설이 늦어진 골목길에서 차가 움직이지 않을 때처럼 ‘짧은 구간을 빠져나가야 하는 상황’에서 접지력을 잠깐 보완해주는 방식이다. 지난 4일 폭설 때처럼 주요 도로 정체로 차가 눈길에 오래 묶였을 때도 출발 순간마다 바퀴가 헛도는 상황을 줄여 빠져나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문제는 스프레인형 체인을 체인 대체재로 착각하는 순간이다. 결빙된 노면, 블랙아이스가 생기기 쉬운 교량과 터널 출입구, 차량이 다져놓은 눈(압설) 위, 장거리 눈길 주행, 경사가 심한 오르막·내리막 같은 구간에서는 스프레이형 체인을 믿고 속도를 내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 이번 주말, 어떻게 준비할까

이번 주말 중부지방에는 다시 한 번 많은 눈이 예보되어 있다. 지난 4일처럼 짧은 시간에 도로가 얼어붙으면 퇴근길이나 이동 중 예상치 못한 정체에 갇히기 쉽다.

가장 확실한 대비는 윈터타이어나 금속·우레탄 체인처럼 기본 장비를 갖추는 것이다. 다만 갑작스럽게 눈이 쏟아졌는데 별도 장비가 없다면 스프레이형 체인을 차에 넣어두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주변 차량이 미끄러져 출발하지 못할 때 타이어에 뿌려주는 방식으로 상황을 넘기는 데도 활용할 수 있다.

home 정혁진 기자 hyjin27@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