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언 존슨 감독의 대표 시리즈 ‘나이브스 아웃’이 세 번째 이야기로 돌아온다.

넷플릭스는 12일 ‘나이브스 아웃: 웨이크 업 데드 맨’을 전 세계 동시 공개한다. 2019년 1편, 2022년 2편에 이어 3년 만에 공개되는 신작으로, 극장 개봉작과 스트리밍 오리지널의 경계를 허문 대표적인 흥행 프랜차이즈의 귀환이다.
이번 작품 역시 사립 탐정 브누아 블랑이 중심에 선다. 제임스 본드 시리즈로 잘 알려진 다니엘 크레이그가 다시 블랑 역을 맡았고, 라이언 존슨 감독이 연출과 각본을 모두 담당했다. 시리즈를 관통하는 핵심 인물과 제작진을 그대로 유지한 채, 사건의 무대와 인물 구성을 전면 교체하는 앤솔로지형 추리극 구조가 이번에도 이어진다.
교회에서 벌어진 살인, 가장 위험한 사건

‘나이브스 아웃: 웨이크 업 데드 맨’은 뉴욕 북부의 한 교회를 배경으로 한다. 전직 권투 선수 출신으로 가톨릭 사제가 된 주드는 폭행 사건 이후 문제적 인물로 낙인찍혀 새로운 교회로 전임된다. 그러나 예배 도중 교회를 이끄는 윅스 목사가 돌연 사망하고, 주드는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된다. 경찰서장 스콧의 요청으로 사건에 투입된 브누아 블랑은 교회 공동체 내부에 얽힌 비밀과 거짓을 하나씩 파헤치며 진실에 접근한다.
제작진은 이번 작품을 두고 “브누아 블랑이 맞닥뜨린 사건 중 가장 위험한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공식 시놉시스는 최소한만 공개됐지만, 종교 공동체라는 폐쇄적 공간과 도덕, 신념, 위선이 충돌하는 구조가 이전 시리즈와 다른 긴장감을 예고한다.
초호화 캐스팅, 시리즈 사상 최대 규모
3편에는 다니엘 크레이그와 함께 조시 오코너, 글렌 클로즈, 조시 브롤린, 밀라 쿠니스, 제레미 레너, 케리 워싱턴, 앤드류 스콧 등 이름만으로도 무게감이 느껴지는 배우들이 대거 합류했다. 전편들과 마찬가지로 사건의 용의자들이 각자 다른 비밀과 동기를 지닌 인물로 등장하며, 스타 배우들의 앙상블 연기가 이야기 전개 핵심 축을 이룬다.

넷플릭스가 시리즈 판권을 확보하며 투입한 제작비 규모도 관심사다. 1편은 4000만 달러 제작비로 전 세계 3억 달러 이상의 흥행 수익을 올렸고, 이후 넷플릭스는 2편 역시 4000만 달러 정도를 제작에 투입해 흥행을 거뒀다. 업계에서는 3편의 제작비는 약 2억 1,000만 달러(한화로 약 3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대형 IP로 평가되는 '나이브스 아웃' 시리즈다.
흥행 성적이 증명한 프랜차이즈 파워
2019년 개봉한 1편 ‘나이브스 아웃’은 고전 추리소설의 문법을 현대적으로 비튼 작품이다. 한 저택에 모인 가족 구성원 전원이 용의자가 되는 구조 속에서 상속과 계급, 이민 문제를 촘촘히 엮으며 평단과 관객의 지지를 동시에 얻었다. 크리스 에반스, 아나 데 아르마스, 제이미 리 커티스 등 출연진의 연기력도 흥행에 힘을 보탰다.

2편 ‘글래스 어니언’은 무대를 그리스의 개인 섬으로 옮겼다. 테크 재벌과 유명 인사들이 모인 공간에서 벌어지는 살인 사건을 통해 부의 불평등, SNS 문화에 대한 풍자를 전면에 내세웠다. 넷플릭스 공개 후 글로벌 시청 순위 상위권을 유지하며 스트리밍 흥행력을 입증했다.
매 편 달라지는 공간과 메시지
‘나이브스 아웃’ 시리즈의 가장 큰 특징은 같은 주인공을 공유하면서도 매 편 완전히 다른 장르적 결을 보여준다는 점이다. 1편이 저택과 가족을 중심으로 한 클래식 추리극이었다면, 2편은 리조트형 풍자극에 가까웠다. 3편은 종교 공동체를 전면에 내세우며 보다 어둡고 밀도 높은 분위기를 예고하고 있다.
관객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지점은 이전 편들과의 연결성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각 편은 독립된 이야기다. 앞선 작품을 보지 않아도 이해에 큰 무리는 없지만, 브누아 블랑이라는 인물의 말투와 추리 방식, 라이언 존슨 특유의 반전 설계는 시리즈를 이어서 볼수록 더욱 선명해진다.

넷플릭스 공개 전략도 눈길
이번 작품은 지난달 북미에서 제한 상영을 거친 것으로 전해졌는데, OTT에서는 넷플릭스 단독 공개로 전 세계 시청자를 만난다. 넷플릭스는 대형 프랜차이즈 영화라도 플랫폼 독점 공개로 글로벌 파급력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 실제로 전작은 공개 직후 여러 국가에서 시청 순위 상위권에 오르며 플랫폼 흥행 모델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시리즈 명성을 이어갈 수 있을지,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중 또 하나의 대표 흥행작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나이브스 아웃: 웨이크 업 데드 맨’은 이제 시험대에 올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