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혼자 돈 벌어오는데, 로또 12억 당첨된 사실 숨긴 아내

2025-12-13 14:00

외벌이 남편의 생활비 vs 숨겨진 당첨금, 재산분할 판단 기준은?

복권 당첨 사실을 3년간 숨긴 배우자 때문에 혼인이 흔들린 사례가 알려지며 부부 재산의 경계와 신뢰 문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11일 YTN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서 소개된 사연이다.

결혼 10년차 A씨는 최근 아내의 지갑에서 우연히 발견된 통장 한 권으로 충격을 받았다. 통장에 찍힌 금액은 12억원이었고, 입금 시점은 무려 3년 전이었다. 외벌이로 빠듯한 생활을 이어오던 그는 매달 대출을 갚고 생활비를 건네면서도 아내에게 미안해했던 자신이 허망하다고 느꼈다. 더구나 당첨금 상당 부분이 이미 소비된 정황까지 확인되며 이혼 결심은 굳어졌다. 그는 남은 당첨금이 재산분할 대상이 되는지 조언을 구하며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A씨가 통장을 발견한 건 아내가 술에 취해 돌아온 날이었다. 평소와 다르게 용돈을 내밀던 모습이 수상해 잠든 사이 지갑을 열어본 것이 시작이었다. 통장에는 12억원이라는 거액이 찍혀 있었고, 최근까지 아내 명의의 카드 대금으로 수천만원씩 빠져나간 기록도 확인됐다. 그동안 그는 입고 싶은 옷을 참아가며 생활비를 아내에게 매달 100만원씩 건네며 살았지만, 아내는 이 사실을 단 한 번도 말하지 않았다. 배신감은 곧 분노로 이어졌고 부부싸움 끝에 이혼 논의가 시작됐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법률 전문가들은 복권 당첨금 자체는 원칙적으로 당첨자의 특유재산이지만, 혼인 기간 동안 형성되고 유지된 재산은 일정 부분 재산분할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당첨금 일부가 이미 지출됐다 하더라도 남아 있는 금액은 부부 공동의 기여 여부에 따라 분할 가능성이 열려 있다. 특히 A씨가 외벌이로 생계를 책임지고 대출 상환을 이어온 점 등이 고려될 수 있다. 다만 아내가 사용한 금액을 모두 되돌릴 수는 없어 남은 재산에 한정해 판단이 이뤄지게 된다.

아내가 복권 당첨 사실을 숨긴 행위가 이혼 사유인지에 대해 전문가들은 단순히 비밀을 유지했다는 이유만으로 이혼이 인정되지는 않는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상대방에게 심각한 경제적 부담을 지우고 부부 간 신뢰가 회복 불가능할 정도로 훼손됐다면 이혼 사유가 될 수 있다. 더불어 지출 내역 중 유흥 관련 사용이 반복되는 경우 민법상 부정행위에 해당할 소지도 존재한다. 결국 문제의 핵심은 금액 자체보다 신뢰의 붕괴와 혼인관계 파탄 여부다.

A씨가 취할 수 있는 선택지는 재산분할 청구와 위자료 청구 두 가지가 중심이 된다. 재산분할은 남아 있는 당첨금과 아내 명의 자산을 포함해 부부 공동의 기여도가 평가된다. 만약 혼인 파탄의 책임이 아내에게 있다고 인정될 경우 정신적 손해에 대한 위자료 역시 청구 가능하다. 전문가들은 감정에 휘둘리기보다 현재 남은 재산 구조를 정확히 파악하고 법적 절차를 통해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home 김민정 기자 wikikmj@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