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종=위키트리 양완영 기자] 청년 전문직을 대상으로 한 상가·오피스텔 분양 피해가 반복되는 가운데, 서울 강서구 신축 오피스텔 ‘A챔버(가명)’에서 대규모 허위홍보·끼워팔기 의혹이 불거졌다. 38세 약사 A씨가 50억 원대 호실을 분양받은 뒤 공실과 부실시공에 직면하며 파산까지 고민하는 상황으로, 고가 분양 시장의 구조적 문제와 당국의 감독 부재가 다시 도마에 올랐다. (출처: 제보팀장)
A씨는 2021년 시공·시행사 B건설(가명)이 추진한 ‘A챔버’에서 약국 지정 자리라는 설명을 듣고 상가 4개 호실과 오피스텔 1개 등 총 5개 호실을 분양받았다. 당시 분양대행사 측은 “메디컬특구 지정으로 병원이 대거 입점한다”, “약국은 독점 운영이 가능하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준공 후 2년이 지난 현재 실제 입점한 의료기관은 물리치료 전문 병원 1곳에 불과하며, 상가 대부분은 공실 상태다. 약국 독점권 역시 실효성이 떨어졌고, A씨는 “좋은 자리라는 말만 믿고 불필요한 호실까지 끼워 팔기처럼 떠안았다”며 “이자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개업은커녕 파산을 고민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수분양자들의 진술에 따르면 분양대행사는 “약국 자리를 매입하려면 3개 호실을 추가로 함께 사야 한다”고 압박했고, 잔금 납부 시 90% 이상 대출이 가능하다며 계약을 서둘렀다. 한 관계자는 부족한 계약금을 직접 빌려주기도 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전체 분양가 50억 원 중 A씨는 계약금으로 4억 9,500만 원을 납부했다.
분양 사기 의혹과 함께 부실시공 논란도 제기됐다. 수분양자들은 철근 노출, 누수·침수, 곰팡이 등 심각한 하자가 발견됐다고 주장하며 잔금 납부를 거부한 상태다. 일부는 계약 해지 및 손해배상 소송을 준비 중이다. 비슷한 시기 준공된 인근의 오피스텔에서도 유사 민원이 발생하며 시행·시공사의 품질관리 전반에 의문이 제기된다.
이에 대해 B건설(가명)은 “병원 입점이 진행 중이며, 분양대행사에 끼워팔기를 지시한 사실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침수·하자 보수를 완료했으며, 일부 수분양자가 합의 내용과 잔금 납부를 이행하지 않았다”며 소송을 통해 사실관계를 밝히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안을 “청년 전문직을 대상으로 한 고가 상가 분양 피해”로 규정하며, 제도적 허점을 지적한다. 고액 분양 구조에서 시행사·시공사·분양대행사가 얽히는 방식은 분쟁 발생 시 책임 소재가 모호해진다는 점이 반복적 문제로 지적돼 왔다.
이번 사건은 ‘미래가 보장된 상업용 부동산’이라는 기획형 홍보가 실제 임대 수요·입점 가능성 검증 없이 유통되는 구조적 문제를 재확인한 사례다. 청년 전문직이 고가의 프리미엄 상가를 주요 투자처로 선택하는 흐름이 이어지는 만큼, 기만적 분양 행위에 대한 감독 강화와 소비자보호 제도 정비가 시급하다. A챔버(가명)를 둘러싼 진실은 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지만, 이번 사안은 분양시장 전반에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