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만에 역사 속으로…강남 '마지막 판자촌' 사라진다

2025-12-11 11:55

구룡마을, 3,739가구 주거 단지로 탈바꿈
2027년 착공·2029년 준공 목표

서울 강남 지역의 '마지막 판자촌' 구룡마을이 주거 단지로 탈바꿈한다.

2023년 당시 구룡마을 일대 / 뉴스1
2023년 당시 구룡마을 일대 / 뉴스1

서울시는 11일, 개포지구(구룡마을) 도시개발사업에 대한 개발계획 변경안 및 경관 심의안을 '조건부 가결' 처리했다고 밝혔다.

구룡마을은 1970~1980년대에 걸쳐 서울 동남권 개발과 서울올림픽 준비 과정에서 발생한 철거민 등이 이주해 무허가 판자촌 형태로 형성됐다. 2016년 도시개발구역으로 지정된 이후 개발계획이 마련됐고,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사업시행자로 지정됐다.

이번에 심의를 통과한 변경안에는 공동주택 설계 공모 당선작이 반영됐다. 이에 따라 내부 도로체계가 재조정되었으며, 공동주택용지가 확대됐다. 개발밀도가 상향되면서 총공급 규모는 기존 3,520가구에서 3,739가구로 늘어났다. 아울러 상업시설의 과잉 공급을 방지하기 위해 근린생활시설 용지는 일부 축소했다.

총 3,739가구의 세부 공급 계획은 다음과 같다. 장기전세주택Ⅱ(미리내집) 1,691가구, 기존 거주민 재정착을 위한 통합 공공임대 1,107가구, 분양주택 941가구(공공분양 219가구·민간분양 722가구)다.

구룡마을 재개발 조감도 / 서울시 제공
구룡마을 재개발 조감도 / 서울시 제공

공동주택용지는 기존 9만 705㎡에서 10만 168.9㎡로 확대됐으며, 용적률은 180~250%, 최고 층수는 25~30층으로 조정됐다. 서울시는 이번 개포 도시개발사업 주택 공급량 확대가 주택 수요가 많은 강남권 일대의 주택 시장 안정화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산림과 인접한 경사지의 이용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입체 보행로를 도입하고, 약 9만㎡ 규모의 근린공원도 조성된다. 이를 통해 구룡산·대모산과 연계된 녹지 네트워크를 구축해 자연과 도시가 공존하는 자연 친화형 주거 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2027년 상반기 공동주택 착공을 목표로 기본 및 실시설계를 진행 중이며, 2029년 준공을 목표로 사업 속도를 높이고 있다.

김창규 서울시 균형발전본부장은 "개포 도시개발사업이 한층 탄력을 받게 됐다"면서 "화재·홍수 등 재해 위험에 노출된 구룡마을을 신혼부부와 시니어 가구 등 전 세대가 어우러지는 쾌적한 자연 친화 주거 공간으로 조속히 조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home 양주영 기자 zoo123@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