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팝업스토어 3천 개 돌파…그 중 '찐 성지'는 어디?

2025-12-11 11:02

'팝업 전성시대' 패션이 1위, 서울 성수동에 몰려
경북 봉화군, MZ 겨냥한 '사과 팝업스토어' 성공

반짝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단기 매장 ‘팝업스토어’가 이제는 단순한 마케팅을 넘어 MZ세대의 문화 현상으로 자리 잡았다. 그만큼 팝업스토어 업종도 다양해지고 있는 가운데, 올해 문을 연 팝업스토어는 3,077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10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한 AI 이미지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한 AI 이미지

팝업스토어 전문 기업 스위트스팟이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자사 팝업 정보 플랫폼 '팝가(Popga)'에 등록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2025 팝업스토어 트렌드 리포트'를 발표했다.

올해 팝업스토어를 가장 활발하게 활용한 분야는 전체 26%를 차지한 패션 업종으로 나타났고, 작년 1위였던 지식재산권(IP) 기반 콘텐츠는 오픈 건수가 늘어났지만 비중은 17%로 낮아졌다. 또한 팝업스토어의 이용 업종이 B2B(기업 간 거래) 기업, 이커머스 플랫폼, 제조업체, 심지어 종교 관련 팝업까지 등장하는 등 활용 분야가 눈에 띄게 확대되는 모습을 보였다.

운영 기간은 더욱 짧아져 7일 이하 단기 운영 비중이 전년 대비 약 12%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적으로 보면 서울 집중도가 88%였고, 그중에서도 성수동이 35%를 차지했다. 팝업스토어가 가장 많이 열린 유통사는 '더현대 서울'로 전체의 26.5%를 기록했다.

올해 가장 두드러진 트렌드는 단연 '체험 방식의 차별화'가 꼽혔다.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개인화 몰입 체험이 확산했고, 시각·청각·미각을 결합한 오감 설계 마케팅이 늘어났다. QR 미션, 스탬프 투어 등 모바일 참여형도 증가했으며, 소비자를 세계관 속 주인공으로 만드는 연극형 몰입 스토리텔링 팝업도 있었다.

팝업스토어 마케팅 방식 역시 다양화되고 있다. 성수동을 중심으로 옥외광고 활용이 증가했고, 포털과 통신사는 지도 커스텀 및 위치 기반 문자 등 팝업 특화 상품을 선보였다. 또한, 소비자들의 정보 탐색 방식이 기존 블로그 후기에서 실시간 오픈 채팅과 커뮤니티로 이동했으며, 네이버 지도에 팝업 전용 탭이 신설되면서 팝업스토어가 '일상 투어 코스'로 정착되는 모습도 보였다.

봉화군 사과 팝업 스토어   / 봉화군 제공
봉화군 사과 팝업 스토어 / 봉화군 제공

팝업스토어로 젊은 층을 제대로 겨냥해 큰 홍보 효과를 본 지역도 있다. 최근 경북 봉화군은 서울 성수동에서 ‘봉화 사과 팝업스토어’를 운영해 이틀간 2,000여 명이 방문하는 등 큰 성과를 거뒀다. 이번 팝업스토어는 성수동을 자주 방문하는 젊은 세대를 겨냥해 감성 체험 중심의 홍보형 행사로 기획됐다. 실제 사과나무와 경운기 등을 설치하고, 사과를 이용한 다양한 게임을 진행하는 등 농촌 감성이 느껴지도록 행사장을 조성했다.

행사 직후 실시한 만족도 조사에서 응답자의 92%가 '봉화 사과에 대한 인식이 좋아졌다', 88%는 '봉화 사과를 구매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방문객 반응도 긍정적이었다. 젊은 층은 “SNS 업로드에 적합한 공간과 굿즈 구성이 좋았다”고 평가했다.

한편, 스위트스팟은 앞으로 팝업스토어가 '임시 매장'에서 '오프라인 경험 중심 브랜드 활동'으로 재정의되며 시장이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소비자는 한정성과 희소성을 추구하고, 브랜드는 팬덤 구축과 고객 데이터 확보를, 공간 운영자는 공실 감소 등을 통해 자산 가치를 높이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

home 양주영 기자 zoo123@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