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용지 속 약속, 카메라 불빛으로~함평군 대동면, ‘주민이 만든’ 첫 사업 결실

2025-12-10 15:32

‘어르신 장수사진 찍어드리기’…주민총회 1호 안건 실행, 풀뿌리 자치 ‘첫 감동’ 선사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주민들의 손으로 직접 뽑은 ‘우리 동네 1호 사업’이 마침내 카메라 불빛 속에서 활짝 피어났다.

전남 함평군 대동면 주민자치회가 주민총회에서 결정된 첫 번째 약속인 ‘행복 가득한 장수사진 촬영’을 시작하며, 풀뿌리 민주주의가 만들어낸 첫 번째 감동을 어르신들께 선물했다.

지난 8일, 대동면사무소 2층 복지센터는 이른 아침부터 곱게 단장한 어르신들의 설렘으로 가득 찼다. 난생처음 받아보는 전문적인 메이크업에 수줍어하시면서도, 카메라 앞에선 수십 년 세월의 희로애락이 담긴 깊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주민의 목소리가 현실로…‘1호 사업’의 의미

이번 장수사진 촬영은 단순한 복지 행사가 아니다. 지난해 11월 출범한 대동면 주민자치회가, 지난 7월 주민 1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열린 ‘제1회 주민총회’에서 직접 투표로 결정한 사업이 현실화된 첫 사례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남다르다. 행정이 주도하는 사업이 아닌, 주민 스스로가 “우리 동네에 가장 필요한 일”이라고 결정한 약속이, 마침내 첫 결실을 본 것이다.

#마을버스 타고, 전문가 손길로…세심한 배려 빛나

주민자치회는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을 위해 마을별로 촬영 일정을 짜고 직접 차량을 운행하는 세심함을 보였다. 전문 사진작가의 손길을 거친 사진은, 어르신들의 가장 빛나는 순간을 품격 있게 담아내며 ‘인생 사진’을 선물했다.

첫날 촬영을 마친 한 어르신은 “이렇게 곱게 화장하고 사진 찍어보니 10년은 젊어진 것 같다”며 “우리 손으로 뽑은 사업이라 그런지 더 고맙고 뜻깊다”고 환한 웃음을 지었다.

#장수사진에서 지팡이까지…‘주민 자치’는 계속된다

주민자치의 씨앗은 이제 막 싹을 틔웠다. 대동면 주민자치회는 이번 장수사진 촬영을 시작으로, 주민총회에서 함께 결정된 ▲어르신 지팡이 지원 ▲이불 세탁 서비스 ▲경로당 안전바 설치 등 다른 사업들도 순차적으로 추진하며 주민이 주인이 되는 마을 만들기를 계속해 나갈 계획이다.

이재갑 주민자치회장은 “주민들의 목소리가 구호에 그치지 않고, 이렇게 실제 사업으로 이어졌다는 사실이 무엇보다 기쁘다”며 “어르신들과 그 가족에게 오래도록 기억될 소중한 선물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윤미순 대동면장은 “첫날부터 높은 참여로 주민들의 주민자치에 대한 관심과 기대를 확인할 수 있었다”며 “주민자치가 지역 변화의 중심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주민들의 투표용지 한 장 한 장이 모여 만들어낸 따뜻한 변화가, 함평군 대동면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home 노해섭 기자 noga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