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의 공개 호평으로 강력한 여권 서울시장 카드로 떠오른 정원오 서울 성동구청장이 10일 "제 별명이 순한 맛 이재명"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유력 후보인 정 구청장이 이재명 대통령과의 공통점을 연이어 부각하는 모양새다.
정 구청장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이재명 성남시장의 스타일과 다른 점이 있느냐"는 질문에 "주변에서 이렇게 말한다"고 답했다. 그는 ‘순한 맛’의 의미를 두고 "정치적 이슈의 사안들에 대해 크게 입장을 발표하거나 그렇지 않고 조용히 일로 승부하는 그런 것에서 평가하는 것 같다"고 추측했다.
앞서 이 대통령이 지난 8일 본인 소셜미디어(SNS)에 정 구청장을 거명하며 “(일을) 잘하긴 잘하나 보다”라고 공개 칭찬해 화제가 됐다.
이에 대해 정 구청장은 "깜짝 놀랐다. 행정부 수반으로서 소속 지자체장에 대해서 칭찬할 수도 있고 비판할 수도 있고, 일상적인 일"이라고 지적했다. '당내 견제도 심해지지 않겠냐'는 질문에 "그거야 당연하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긴다"고 응수했다.
이 대통령의 돌발 칭찬은 서울시장 선거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이 많다. 여권에서 거론되는 의원 출신 후보군으로는 오세훈 서울시장을 대적하기 쉽지 않다는 관측이 많은데, 행정가 출신인 정 구청장은 오 시장과 붙어볼 만한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가 정치권 일각에 있다. 그는 신흥 부촌으로 떠오른 성동구에서 지자체장 중 유일하게 수도권 3연임에 성공했다.
정 구청장은 ‘이 대통령이 성남시장 시절에 스스로 ‘나는 변방의 장수다’라고 여러 번 이야기했다. (정 구청장도) 변방의 장수이신데 민주당 서울시장 경선에서 경쟁력이 충분히 있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선거법상 가정으로 말씀드리면 일단 성동은 변방은 아니”라고 답했다. 이어 “성동은 서울의 한복판이고, 구청장이 시장을 하는 것은 문제가 될 건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서울시장 선거의 핵심 의제로는 "도시 경쟁력과 시민 삶의 질"을 꼽았다. 정 구청장은 컨설팅회사 커니의 글로벌도시지수(GCI)를 언급하며 올해 서울 순위가 12위로 10년 전과 비슷하지만 잠재력은 세계 2위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실과 잠재력 간의 차이에 대해 “서울의 기업과 시민 능력은 세계 최고인데 행정이 뒷받침되지 않으니 그런 것”이라며 “행정이 너무 자기가 하고 싶은 일만 해서 그런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 구청장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다른 민주당 주자들과 달리 식견이 있다’고 본인을 호평한 것에 대해서는 “다른 주자들을 비판하기 위해서 저를 끌어들인 것 같아서 좀 그렇다”며 “어쨌든 칭찬해 주시니 감사하다”고 했다.
오 시장은 전날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정 구청장에 대해 “한강 버스는 어차피 시간이 흐르면 성공할 사업으로 보이고, 초기에 지나치게 시행착오에 초점을 맞춘 비판을 하기보다는 좀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식의 언급을 한 것을 본 적이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정 구청장은 “이건 그야말로 자의적인 취사·선택”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세금이 투자됐으니까 이걸(한강버스) 멈춰버리면 그냥 (세금을) 날리는 것”이라며 “이걸 어쨌든지 뽑아내려면 관광용으로 이용해서 시간이 걸리더라도 천천히 회수하자. 다만 안전 문제는 철저히 검증하고 해야 된다는 것이 제 워딩인데 ‘관광용으로는 가능성이 있다’ 이것만 보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 구청장은 서울시장 출마와 관련해서 “거의 마음의 준비는 하고 있다”며 “다음 주에 내년도 예산안과 사업계획안 구의회 심의가 끝난다. 그게 잘되고 나면 심도 있게 고민해서 판단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서울시장 본선에서 부동산 요인이 강하게 작용해 민주당에 좋지 않다’는 취지의 질문에는 “민주당이면 개발에 반대할 거라는지 아니면 부동산 문제를 등한시할 거라든지 이런 문제가 프레임”이라며 “저는 그 프레임에서 좀 자유롭다”고 했다.
그는 “왜냐하면 성동구가 예전 서울의 한 중간쯤 되는 그런 이미지였는데 지금은 KB금융에서 성동구를 부촌으로 작년에 등재시켰다”며 “성동구가 보수당 지지도가 서울에서 다섯 번째로 높은데 저는 거기서 60%에 가까운 지지를 받았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