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겨울철 콩나물국은 기본만 지켜도 시원하지만 몇 가지 비법 재료를 더해 주면 감칠맛이 훨씬 깊어지고 국물의 밀도가 살아난다. 그중에서도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재료는 멸치와 다시마를 활용한 육수다.
특히 겨울에는 멸치의 비린 향이 상대적으로 약해 감칠맛을 내기 좋기 때문에 머리와 내장을 제거한 멸치를 약불에서 한 번 볶아 비린내를 날린 뒤 물을 붓고 다시마와 함께 우려내면 훨씬 깊은 바탕이 만들어진다. 이때 다시마는 끓기 직전에 꺼내야 텁텁한 맛을 피할 수 있다.
맛있는 콩나물국, 무엇보다 중요한 건 육수
이렇게 만든 육수는 콩나물의 시원한 맛을 돋보이게 하면서도 전체적인 풍미를 받쳐주는 가장 중요한 기반이 된다.
여기에 겨울철에 특히 잘 맞는 비법 재료로 디포리를 추천할 수 있다. 디포리는 멸치보다 지방이 많고 단맛이 자연스럽게 배어나와 국물의 깊이를 확연히 키워 준다. 멸치와 함께 사용하면 감칠맛이 배가되며 콩나물국처럼 담백한 국물에도 과하지 않게 어우러진다.
디포리를 사용할 때는 오래 끓이면 쓴맛이 날 수 있으므로 10분에서 15분 정도만 우려내고 건져내는 것이 좋다. 이렇게 멸치·다시마·디포리의 조합으로 육수를 잡으면 별다른 양념 없이도 콩나물 특유의 시원함이 부각되면서도 깊고 묵직한 맛이 완성된다.
감칠맛 끌어올리는 숨은 주역은?
다음으로 감칠맛을 한층 끌어올리는 숨은 주역은 바로 대파 뿌리와 양파 껍질이다. 많은 사람들이 버리는 부분이지만 이곳에 풍미 성분이 집중돼 있다. 대파 뿌리는 특유의 알싸한 향이 국물의 칼칼한 맛을 살려 주며, 양파 껍질은 구수한 단맛을 더해 육수의 균형을 잡아 준다. 깨끗이 세척한 뒤 육수를 끓일 때 함께 넣었다가 국물이 우러나면 건져내기만 하면 된다. 이런 재료들은 겨울철처럼 몸이 차기 쉬운 때에 국물에 은근한 따뜻함을 더해 주는 역할도 한다.
또 하나의 비밀 재료로는 북어포 또는 황태 대가리를 들 수 있다. 북어는 건조 과정에서 감칠맛이 응축되기 때문에 적은 양만으로도 시원함과 고소함을 동시에 더한다. 육수를 처음 끓일 때 함께 넣어 우려내면 깊은 풍미가 자연스럽게 배어나온다. 중간에 건져내도 되고 잘게 찢어 콩나물과 함께 넣어도 겨울철 보양식처럼 든든한 맛을 낼 수 있다. 북어의 시원함은 콩나물국의 깔끔함과도 상당히 잘 맞아, 잡내 없이 부드러운 맛을 완성한다.
소금 대신 새우젓 사용하면 좋아
마지막으로 놓칠 수 없는 재료는 새우젓이다. 소금 대신 새우젓을 사용하면 단순한 짠맛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감칠맛과 은은한 해산물 풍미가 국물 전체에 스며든다. 특히 콩나물국은 재료가 단순해 간이 맛을 좌우하는 경우가 많은데 새우젓 한 스푼으로 맛의 밸런스를 쉽게 잡을 수 있다. 새우젓을 넣을 때는 너무 일찍 넣기보다 콩나물이 거의 익어갈 무렵에 넣어야 비린내 없이 감칠맛만 남는다.
이런 비법 재료들을 적절히 조합해 사용하면 겨울철 콩나물국은 단순한 해장 메뉴를 넘어 깊은 풍미와 따뜻함이 살아 있는 제철 음식으로 완성된다. 담백한 콩나물의 맛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한층 풍부한 감칠맛을 이끌어내고 싶다면 위의 재료들을 상황에 맞게 활용해 보는 것이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