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애란 작가의 소설집 '안녕이라 그랬어'가 동료 소설가들이 뽑은 '올해의 소설' 1위로 선정됐다. 지난해 장편소설 '이중 하나는 거짓말'에 이어 2년 연속 동료들의 선택을 받아 주목된다.

교보문고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0월까지 출간된 국내외 소설 95권을 대상으로 소설가 50명에게 '추천하고 싶은 소설'을 물었다. 그 결과 '안녕이라 그랬어'가 가장 많은 추천을 받았다고 9일 밝혔다.
김애란 작가는 '안녕이라 그랬어'와 '이중 하나는 거짓말'을 비롯해 2017년 '바깥은 여름'까지 1위에 오른 것을 포함하면, 지금까지 총 10회 선정에서 세 차례 1위를 차지했다.
'안녕이라 그랬어'는 김애란 작가가 2017년 펼쳐낸 '바깥은 여름' 이후 8년 만에 출간하는 소설집이다. 표제작 '안녕이라 그랬어'를 비롯해 '홈 파티' '숲속 작은 집' '좋은 이웃' '이물감' '레몬케이크' '빗방울처럼' 등 2019년부터 작년까지 발표된 7편의 단편이 수록됐다. 책은 집이라는 공간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갈등과 딜레마를 성숙한 문학 언어로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책의 '작가의 말'에서 김애란 작가는 "그동안 나는 상실이 무언지 모른 채 상실을 쓰고 부재가 무언지 모른 채 부재를 써왔다고 생각했다"고 고백하며 "앞으로도 여전히 삶이 무언지 모른 채 삶을, 죽음이 무언지 모른 채 죽음을 그릴 테지만, 때로는 그 ‘모름’의 렌즈로 봐야만 비로소 알게 되는 것들이 있음을 새로 배워나가게 될지도 모르겠다"고 전했다.
이번 선정에 대해 김애란 작가는 "나이 들어 좋은 것 중 하나는 모든 일에 감사의 크기가 달라진다는 점"이라며 "거리의 단풍 하나, 내 앞의 사람 한 명까지 유독 각별하게 느껴지던 때에 이런 소식을 받아 더 감사하다. 언제까지, 어디까지 글이 닿을지 고민하던 시기에, 가까우면서도 늘 어렵게 느껴지는 동료 소설가분들에게 깊이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애란 작가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극작가에 재학 중이던 2002년 단편소설 '노크하지 않는 집'으로 제1회 대산대학문학상을 받으며 등단했다. 이후 소설집 '달려라, 아비', '침이 고인다', '비행운', '바깥은 여름', 장편소설 '두근두근 내 인생' 등 활발한 작품 활동을 이어갔으며, 한국일보문학상·이효석문학상·이상문학상·동인문학상 등 다수의 문학상을 받았다. 특히 '두근두근 내 인생'은 2014년 배우 강동원과 송혜교 주연의 동명의 영화로도 개봉하며 주목 받았다.
2위는 구병모의 '절창'이 차지했다. 독창적인 상상력과 서사, 실험 정신을 보여온 작가는 이번 책에서 상처에 접촉하는 것으로 상대의 마음을 읽는 한 여성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제목인 '절창'은 베인 상처를 뜻한다. 타인이라는 영원한 텍스트를 독해하고자 하는 행위, 그리고 그 행위의 가능성과 불가능성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담아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공동 3위는 정이현 작가의 '노 피플 존'과 이기호 작가의 '명랑한 이시봉의 짧고 투쟁 없는 삶', 김혜진 작가의 '오직 그녀의 것', 성해나 '혼모노'가 이름 올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