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벌점 대신 대화로, 규칙 대신 관계로.”문제 행동을 한 학생을 처벌하고 격리하는 낡은 ‘생활지도’의 방식을 버리고, 무너진 관계를 회복하는 데서 교육의 해법을 찾으려는 ‘교실 혁명’이 전남 교육 현장에서 조용하지만 거세게 일고 있다.
이 변화를 위해, 전남의 교사 200여 명이 황금 같은 토요일을 기꺼이 반납하고 한자리에 모여 열정을 불태웠다.
지난 6일, 고흥동강초등학교에서 열린 ‘생활교육연구회 배움·나눔의 날’ 행사는 그 뜨거운 열기를 확인하는 자리였다. 전남교육청이 추진하는 ‘생활교육’은, 단순히 학칙을 적용하는 생활지도를 넘어, 학생과 교사, 학생과 학생 사이의 관계를 바로 세우는 것을 교육의 본질로 삼는다.
이날 현장은 딱딱한 이론 강의 대신, 즉흥연기(임프라브)와 공동체 놀이, 그림책을 활용한 평화교육 등 교사들이 직접 몸으로 부딪히며 배우는 실천의 장으로 채워졌다. 교사들은 아이들의 입장이 되어 갈등 상황을 연기하고, 함께 땀 흘리며 놀이를 통해 공동체 의식을 배우며, ‘회복적 생활교육’의 구체적인 방법론을 온몸으로 체득했다.
행사에 참여한 한 교사는 “그동안 ‘생활지도는 곧 처벌’이라는 무거운 공식에 갇혀 있었는데, 아이들과의 관계를 회복하고 바로 세우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교육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며 “교실로 돌아가 당장 아이들과 함께 실천해보고 싶다”고 벅찬 소감을 전했다.
이러한 현장의 자발적인 움직임에 교육청도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김영신 전남교육청 교육국장은 “현장 선생님들의 살아있는 실천이 곧 전남의 교육 정책이 되고, 선생님들의 전문성이 전남 교육의 새로운 기준이 될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전남교육청은 이번 행사를 계기로, 교원 연수 확대와 학교별 맞춤형 컨설팅 등 ‘사람 중심 생활교육’이 학교 현장에 깊이 뿌리내릴 수 있도록 지원을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교사들의 자발적인 열정이, 모든 학생이 존중받고 행복하게 성장하는 학교를 만드는 가장 강력한 동력이 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