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와서 추울 때 먹으면 힘이 되고, 생일엔 특히 빠질 수 없는 미역국을 다양하게 즐겨보자.
미역국을 만들 땐 보통 미역을 물에 불린 후 볶고, 국거리용 소고기를 넣어 맛을 낸다.
하지만 물가가 높아 장 보는 게 무서운 요즘 비싼 소고기를 사서 미역국을 만드는 건 쉽지 않다.
고기 없이도 미역국을 맛있게 끓일 수 있는 방법이 있다. 특별한 육수 없이도 감칠맛이 살아나는 비결은 미역 자체의 풍미와 조미 재료의 조화에 있다.

고기 없이 끓이는 미역국의 시작은 미역을 충분히 불리고, 물기를 꼭 짜서 볶는 과정이다. 많은 이들이 미역을 바로 넣고 끓이지만, 들기름이나 참기름에 먼저 볶아 미역의 향을 충분히 끌어올리는 것이 깊은 맛의 출발점이다. 불린 미역을 팬에 넣어 3분 정도 볶아주면 바다 향이 고소하게 퍼지며 육수가 없이도 국물 맛의 중심이 잡힌다. 여기에 간장 한 숟가락만 더하면 감칠맛이 배가되는데, 이때 국간장을 선택하면 깔끔한 풍미가 살아난다. 볶아낸 미역에 물을 붓고 끓이기만 해도 기본 국물 맛이 훨씬 진해진다.

두 번째 비결은 양파와 마늘이다. 특히 양파는 미역국에 잘 쓰이지 않는 재료이지만 고기 없이 만들 때는 감칠맛을 메워주는 핵심 역할을 한다. 양파 반 개 정도를 얇게 썰어 미역과 함께 볶으면 단맛과 은은한 향이 국물 전체에 퍼져 깊이감을 더해준다. 여기에 다진 마늘을 한 스푼 넣으면 밋밋함이 사라지고, 끓일 때 자연스럽게 풍미가 녹아든다. 양파는 오래 끓일수록 단맛이 강해져 고기 대신 국물의 바탕을 탄탄하게 만들어준다. 입맛이 민감한 사람도 양파 향을 크게 느끼지 않을 정도로 은근하게 스며들어 부담스럽지 않다.

감칠맛을 더하는 또 다른 방법은 다시마와 멸치의 ‘짧은 우림’이다. 따로 육수를 내서 붓지 않아도, 물을 넣을 때 다시마 한 조각과 멸치 두세 마리를 함께 넣어 5분 정도만 끓여주면 된다. 오래 끓이면 다시마에서 쓴맛이 나오기 때문에 짧게 우려내고 건져내는 방식이 가장 깔끔하다. 이 짧은 우림만으로도 국물은 훨씬 깊어지고, 고기가 들어간 것과 비슷한 감칠맛이 자연스럽게 살아난다. 특히 멸치를 넣을 때는 머리와 내장을 제거해야 비린 맛이 남지 않는다. 겨울철처럼 속을 따뜻하게 데우고 싶을 때는 생강 한 조각을 함께 넣어 끓이면 구수한 풍미가 더해져 미역 특유의 향과 잘 어울린다.

마지막 단계에서 간을 맞출 때는 소금만으로 간을 맞추기보다 국간장과 소금을 함께 써 풍미의 균형을 잡는 것이 좋다. 국간장만 쓰면 색이 짙어지고, 소금만 쓰면 단조로운 맛이 나기 때문이다. 둘을 적절히 섞어 넣으면 고기 없이 끓인 미역국에서도 깊은 뒷맛이 살아난다. 여기에 두부나 잘게 썬 대파를 마지막에 넣어 약하게 끓이면 국물에 부드러움이 더해지고, 부족했던 텍스처가 보완된다. 특히 두부는 미역과 함께 먹었을 때 단백질감이 더해져 고기 없는 미역국의 영양적 균형을 채워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