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개탄 가게부터 농약 보관함까지~함평군, ‘자살과의 전쟁’ 선포

2025-12-08 16:05

정신건-강복지센터, 마을 구석구석 ‘생명 안전망’ 촘촘히 짠다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한 사람의 생명을 구하기 위한 필사적인 노력이 전남 함평군 마을 구석구석에서 펼쳐지고 있다.

함평군 정신건강복지센터가 극단적 선택의 도구가 될 수 있는 위험 요인을 생활 속에서부터 원천 차단하기 위한 ‘자살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나섰다. 슈퍼마켓 번개탄 진열대부터 농가의 농약 보관함까지, 이들의 촘촘한 점검망은 자살 위험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예외를 두지 않는다.

함평군은 9일, 정신건강복지센터 주관으로 올 상반기와 하반기 두 차례에 걸쳐 대대적인 자살 수단 차단 활동을 벌였다고 밝혔다.

#“번개탄, 쉽게 팔지 마세요”…슈퍼마켓 사장님도 ‘생명지킴이’

최근 번개탄을 이용한 자살 시도가 증가함에 따라, 점검반은 관내 판매업소를 일일이 찾아다녔다. 이들은 단순히 번개탄을 잘 보관하는지를 넘어, 물건을 사러 온 손님의 표정이나 말투에서 ‘위험 신호’를 감지하는 방법까지 업주들에게 교육했다.

진열대에 붙은 ‘생명은 소중합니다’라는 경고문 한 줄, 힘들어 보이는 손님에게 건네는 따뜻한 말 한마디가 한 생명을 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제 슈퍼마켓 사장님도 함평의 든든한 ‘생명지킴이’가 된 셈이다.

#‘잠금장치’ 걸린 농약 보관함…마을 전체가 ‘안전지대’로

점검반의 발길은 ‘생명사랑마을’로도 이어졌다. 이들은 마을 곳곳에 설치된 농약 안전보관함의 잠금장치가 잘 작동하는지, 농약을 안전하게 사용하라는 마을 방송은 제대로 나오고 있는지 꼼꼼히 살폈다. 또한, 인적이 드문 다리나 교량에 혹시 모를 위험한 밧줄 등이 방치되어 있지는 않은지도 확인하며 마을 전체를 ‘안전지대’로 만들어나갔다.

#“관심이 최고의 예방 백신”

함평군은 이번 활동을 통해 “내 주변에 대한 작은 관심이 자살을 막는 가장 확실한 예방 백신”이라는 메시지를 지역 사회에 전파했다. 군은 앞으로도 자살 고위험군을 조기에 발견하고 지원하는 시스템을 더욱 강화하는 한편, 지역사회 전체가 참여하는 촘촘한 생명 안전망을 구축하는 데 모든 행정력을 집중할 방침이다.

군 관계자는 “자살은 개인의 문제가 아닌, 우리 사회가 함께 예방해야 할 사회적 문제”라며 “소중한 생명을 지키기 위한 노력에 군민 모두가 동참해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home 노해섭 기자 noga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