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넘은 ‘위험 D등급’ 나주 영산대교, 드디어 새 옷 입는다

2025-12-08 15:16

반세기 묵은 ‘시한폭탄’ 해체 신호탄…설계비 10억 확보로 시민 숙원 풀린다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 반세기 동안 나주 도심과 농산업 지대를 잇는 대동맥 역할을 해왔지만, 이제는 노후화로 ‘불안의 상징’이 되어버린 영산대교가 마침내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1972년생, 안전진단 ‘D등급’의 오명을 쓴 이 낡은 교량을 전면 재가설하기 위한 첫 단추가 끼워졌다. 나주시는 영산대교 재가설을 위한 국비 10억 원을 확보하며, 반세기 묵은 시민 숙원사업의 첫 삽을 뜨게 됐다.

나주시가 영산대교 재가설을 위한 실시설계비로 국비 10억 원을 확보했다.
나주시가 영산대교 재가설을 위한 실시설계비로 국비 10억 원을 확보했다.

#속도·무게 제한…‘시한폭탄’ 안고 달린 5년

나주 시민들에게 영산대교는 애증의 존재였다. 1972년 준공 이후 지역 발전의 핵심 축이었지만, 세월의 무게는 비켜갈 수 없었다. 특히 2019년 정밀안전진단에서 ‘미흡’을 의미하는 D등급 판정을 받은 이후, 시민들의 불안감은 극에 달했다.

이후 다리 위에서는 20톤 이상 화물차와 높이 3m 이상 차량의 통행이 금지됐고, 모든 차량은 시속 50km 이하로 서행해야만 했다. 이는 단순한 불편을 넘어, 지역 농산물과 공산품의 물류 이동에 큰 걸림돌로 작용하며 지역 경제의 발목을 잡아왔다.

#설계비 10억, 재가설의 ‘신호탄’

이번에 확보된 국비 10억 원은 이 ‘시한폭탄’ 해체를 위한 본격적인 신호탄이다. 관리 주체인 익산지방국토관리청은 2026년부터 이 예산을 투입해 새로운 교량의 구조와 노선을 검토하고, 교통 및 환경영향 평가 등 전문적인 실시설계에 착수한다.

재가설이 완료되면, 시민들은 더 이상 안전을 걱정하지 않아도 될 뿐만 아니라, 상습적인 교통 정체가 해소되고 물류 이동이 원활해져 도심 교통 환경 전반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전망이다.

#“안전·경제·경관 갖춘 명품 교량으로”

앞으로 사업은 익산국토관리청이 주도하고, 나주시는 설계 과정에서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관계기관과 긴밀히 협의하는 역할을 맡는다. 시는 안전성과 경제성은 물론, 영산강의 풍경과 조화를 이루는 아름다운 교량이 건설될 수 있도록 모든 행정력을 지원할 방침이다.

최준석 나주시 건설과장은 “설계비 확보라는 첫 관문을 넘은 만큼, 이제는 본공사비 유치에 총력을 기울일 차례”라며 “시민들이 수십 년간 기다려온 숙원사업인 만큼, 하루빨리 안전하고 편리한 명품 교량을 시민들께 돌려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한 의지를 밝혔다.

home 노해섭 기자 noga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