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추행 혐의로 경찰에 고소된 더불어민주당 장경태 의원이 억울한 심경을 토로했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장 의원은 6일 밤 소셜미디어(SNS)에 생일 케이크를 든 사진과 함께 장문의 글을 올려 최근 논란에 대한 속내를 밝혔다.
그는 글을 "생일 축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라는 문구로 시작했는데, 프로필상 생일(양력 10월 12일)과 다른 시점인 만큼 음력 생일을 기념한 것으로 보인다.
장 의원은 "처음엔 화도 치밀고 어이가 없어 머릿속이 새하얘졌다"며 "정신을 부여잡으려 했지만 마음이 움츠러드는 건 막을 수 없었다. 멘붕이 오고, 현실감이 사라지는 현타도 겪었다. 아마도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호소했다.
평소 정치 활동을 하면서 사람을 가려 대하지 않았던 점을 후회한다면서 "'사람을 가려서 만나라', '영양가 있는 자리에 가라'는 말을 구시대적인 조언으로 여겼다. 정치는 급을 나누거나 상대를 따져선 안 되는 일이라고 믿어왔다. 좋은 사람을 많이 만나며 사람이 주는 배움이 크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그는 "그간 편안하게 세상을 대하려 했던 태도가 오히려 어리석었던 건 아닌지 흔들린다"고 고백했다.
그는 "상황이 좋을 때는 인품이 드러나고, 어려울 때는 양심이 드러난다고 하더라. 마음을 추슬러 기본부터 다시 단단히 세우겠다"는 다짐으로 글을 마쳤다.

지난달 25일 국회 야당 의원실 소속 여성 비서관 A 씨는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장 의원을 강제 추행 혐의로 고소했다. A 씨는 지난해 10월 23일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장 의원에게 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걸로 알려졌다. 경찰은 해당 사건을 서울경찰청 여성청소년범죄수사과로 이관해 수사 중이다.
이에 지난달 30일 장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사건의 본질은 데이트 폭력"이라며 "자신의 범죄를 감추거나 정치적 이익을 위해 증거를 인멸하고 공작하는 것은 치졸한 범죄"라며 혐의를 적극 부인했다.
장 의원의 면피성 SNS 글에 대해 야권은 즉각 반발했다. 최수진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7일 논평에서 "피해자가 지난 4일 방송에 직접 출연해 신체 접촉이 있었다고 증언하고, 거부 의사가 담긴 녹음까지 있다고 말했다"며 "그런데도 장 의원은 이를 '대본에 따라 연출된 인터뷰'라고 조롱했다"고 지적했다.
최 수석대변인은 "성추행 의혹도 모자라 피해자를 기획된 공작의 배우처럼 취급하며 인격을 짓밟았다"며 "피해자가 느꼈을 수치심과 공포를 연기로 치부하는 장 의원에게 최소한의 양심이 남아 있는지 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