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 케이크 든 장경태 “멘붕, 현타…사람 가려 만나지 않은 것 후회”

2025-12-08 12:15

면피성 SNS 글에 야권은 즉각 비판 공세

생일 케이크 든 장경태 의원. / 장경태 의원 인스타그램
생일 케이크 든 장경태 의원. / 장경태 의원 인스타그램

성추행 혐의로 경찰에 고소된 더불어민주당 장경태 의원이 억울한 심경을 토로했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장 의원은 6일 밤 소셜미디어(SNS)에 생일 케이크를 든 사진과 함께 장문의 글을 올려 최근 논란에 대한 속내를 밝혔다.

그는 글을 "생일 축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라는 문구로 시작했는데, 프로필상 생일(양력 10월 12일)과 다른 시점인 만큼 음력 생일을 기념한 것으로 보인다.

장 의원은 "처음엔 화도 치밀고 어이가 없어 머릿속이 새하얘졌다"며 "정신을 부여잡으려 했지만 마음이 움츠러드는 건 막을 수 없었다. 멘붕이 오고, 현실감이 사라지는 현타도 겪었다. 아마도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호소했다.

평소 정치 활동을 하면서 사람을 가려 대하지 않았던 점을 후회한다면서 "'사람을 가려서 만나라', '영양가 있는 자리에 가라'는 말을 구시대적인 조언으로 여겼다. 정치는 급을 나누거나 상대를 따져선 안 되는 일이라고 믿어왔다. 좋은 사람을 많이 만나며 사람이 주는 배움이 크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그는 "그간 편안하게 세상을 대하려 했던 태도가 오히려 어리석었던 건 아닌지 흔들린다"고 고백했다.

그는 "상황이 좋을 때는 인품이 드러나고, 어려울 때는 양심이 드러난다고 하더라. 마음을 추슬러 기본부터 다시 단단히 세우겠다"는 다짐으로 글을 마쳤다.

장경태 민주당 의원. / 뉴스1
장경태 민주당 의원. / 뉴스1

지난달 25일 국회 야당 의원실 소속 여성 비서관 A 씨는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장 의원을 강제 추행 혐의로 고소했다. A 씨는 지난해 10월 23일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장 의원에게 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걸로 알려졌다. 경찰은 해당 사건을 서울경찰청 여성청소년범죄수사과로 이관해 수사 중이다.

이에 지난달 30일 장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사건의 본질은 데이트 폭력"이라며 "자신의 범죄를 감추거나 정치적 이익을 위해 증거를 인멸하고 공작하는 것은 치졸한 범죄"라며 혐의를 적극 부인했다.

장 의원의 면피성 SNS 글에 대해 야권은 즉각 반발했다. 최수진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7일 논평에서 "피해자가 지난 4일 방송에 직접 출연해 신체 접촉이 있었다고 증언하고, 거부 의사가 담긴 녹음까지 있다고 말했다"며 "그런데도 장 의원은 이를 '대본에 따라 연출된 인터뷰'라고 조롱했다"고 지적했다.

최 수석대변인은 "성추행 의혹도 모자라 피해자를 기획된 공작의 배우처럼 취급하며 인격을 짓밟았다"며 "피해자가 느꼈을 수치심과 공포를 연기로 치부하는 장 의원에게 최소한의 양심이 남아 있는지 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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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안준영 기자 andrew@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