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이 신호등 남은 시간을 내비에서 실시간으로 보여 주는 서비스를 전국에서 가장 먼저 전면 도입했다.

운전할 때 신호는 빨간불에서 멈출 때도 답답하지만 초록불을 만났을 때도 신경이 곤두선다. 멀리서 초록불이 보이면 “지금 속도로 가면 통과하나, 중간에 끊기나”를 계속 계산하게 되고 앞차 흐름이 애매하면 더 조마조마해진다. 반대로 막 멈춘 빨간불에 걸렸을 땐 “대체 얼마나 더 서 있어야 하지” 감이 없어서 신호등만 뚫어져라 보게 된다.
초록불이든 빨강불이든 남은 시간을 모른 채 달리면 운전 내내 신호만 들여다보게 되고 그만큼 피로감도 쌓인다. 애매한 구간에서 괜히 속도를 올렸다가 급하게 서는 상황도 생기기 쉬운데 신호 잔여시간을 내비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으면 이런 불편이 확 줄어든다.
운전자 입장에선 단순한 편의 기능이 아니라 주행 흐름을 훨씬 편하게 만들어주는 서비스라는 반응이 이어지면서 현장 호응도도 자연스럽게 커지고 있다.

강릉시는 시 전역 신호등을 온라인으로 연결해 민간 내비게이션에서 신호 잔여 시간을 바로 확인할 수 있게 했다고 8일 밝혔다.
이 서비스는 운전자가 다음 신호까지 남은 시간을 미리 보면서 속도를 조절할 수 있게 해 주행 흐름을 더 깔끔하게 만들자는 취지다. 강릉시는 올해 하반기 한국ITS학회와 함께 시민 500여 명을 대상으로 웹과 모바일 설문을 진행했다.
그 결과 신호 대기 때문에 답답했던 경험이 있다는 응답이 77.8%로 나왔고 실시간 신호정보 같은 기능이 필요하다는 답은 80.1%였다. 실제로 써보고 싶다는 의향도 84.3%로 높게 나타나 “신호 남은 시간 표시가 있으면 운전이 편해질 것”이라는 현장 수요가 뚜렷하게 잡혔다.
신호를 미리 보고 속도를 맞출 수 있으니 주행이 한결 부드러워질 것이라는 반응이 가장 많았고 급정지나 불필요한 대기가 줄어 안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강릉시는 이런 반응이 기술 홍보용 수치가 아니라 실제 도로에서 체감하는 불편에서 출발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 서비스가 빠르게 자리 잡은 배경으로는 접근성 확대가 꼽힌다. 강릉시는 경찰청 한국도로교통공단과 협력해 2024년 카카오내비에서 먼저 서비스를 시작했고 올해부터 티맵 네이버지도 현대·기아·제네시스 커넥티드 내비로까지 범위를 넓혔다. 지금은 주요 내비게이션 플랫폼 4곳에서 같은 신호 정보를 볼 수 있어 어떤 앱을 쓰든 강릉에선 동일하게 혜택을 받는 구조가 됐다.
강릉시는 2026 ITS 세계총회 개최를 앞두고 이런 체감형 스마트 교통 서비스를 더 고도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임신혁 강릉시 ITS추진과장은 “이번 설문조사 결과는 실시간 신호정보 서비스가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시민들이 실생활에서 필요로 하는 대표적인 체감형 ITS 서비스임을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라며 “4개 주요 플랫폼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만큼 신호 데이터의 정확도와 연계 안정성을 더욱 강화해 시민 편의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