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아버지를 신고한 건 의대생 아들…경찰이 직접 확인한 '녹음 내용'

2025-12-07 14:52

꿈과 현실의 충돌, 의대생 386명이 선택한 자퇴의 배경

최근 한 경찰서에는 밤 시간대 한 남성이 아버지에게 가정폭력을 당했다며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자는 20대 남성 A씨였고,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A씨와 그의 아버지는 서로 격한 감정을 드러내며 언성을 높이고 있었다고 한다.

A씨는 의대생으로, 학교에 자퇴서를 제출한 직후 이를 반대한 아버지와 갈등이 발생한 상황이었다. 그는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부친과의 대화를 녹음한 파일을 경찰에게 들려줬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JTBC 드라마 '스카이 캐슬'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JTBC 드라마 '스카이 캐슬'

녹음에는 아버지가 아들에게 가족과 상의 없이 자퇴서를 제출한 이유를 따지는 내용이 담겨 있었으며, 욕설이나 신체적 폭행의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

현장에서 A씨는 아버지를 향해 격양된 말투를 유지하며 반발했고, 아버지 역시 감정이 가라앉지 않은 상태였다. 경찰은 두 사람을 분리해 대화를 시도했으며, A씨에게 가족 간 갈등 상황이라 하더라도 아버지에게 무례한 호칭을 사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의 아버지는 의사였고, 그는 자퇴서가 학교에 정식으로 처리되기 전까지 아들을 설득할 기회를 갖고 싶다는 뜻을 경찰에게 밝혔다. 반면 A씨는 아버지와의 분리 조치를 요청했지만, 경찰은 구체적인 폭행이나 위협이 확인되지 않는 점을 판단 근거로 삼아 가정폭력 사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고 현장에서 사건을 종결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유튜브 'DRAMA Voyage'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유튜브 'DRAMA Voyage'

교육계에서는 이 사건을 최근 나타난 의과대학 관련 현황과 함께 보고 있다. 의대 입학을 목표로 하는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학업을 중단하는 사례가 증가한 통계가 확인되고 있기 때문이다. 종로학원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의대를 다니다가 자퇴하거나 중도 이탈한 학생은 총 386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201명보다 약 두 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서울대, 가톨릭대, 울산대, 연세대, 성균관대 등 주요 5개 의대로 범위를 좁혀 보면 지난해 중도 이탈자는 16명으로 파악됐으며, 이는 최근 5년 중 가장 높은 수치다.

종로학원 임성호 대표이사는 연합뉴스에 최근 한 중학생으로부터 상담 요청을 받은 사례도 전했다. 해당 학생은 공과대학 진학을 원했으나 부모의 반대가 있어 혼란을 느끼고 있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 대표는 이 상담 사례를 언급하며 관련 흐름을 관찰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전문직을 안정적인 진로로 인식하는 경향이 존재하며, 가족 구성원이 의사일 경우 진로 선택 과정에서 부모와 자녀 간 갈등이 발생하는 사례가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JTBC 드라마 '스카이 캐슬'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JTBC 드라마 '스카이 캐슬'

한편 A씨는 위키트리에 이메일을 보내 "2023년 가톨릭대 의대에 입학했다. 하지만 고등학생 시절부터 의대 진학을 희망하지 않았고, 주변에도 알렸다. 그런데도 부모님은 '의대에 가야 한다'라는 식으로 가스라이팅했다. 실제로 대학 수시 원서접수도 상의 없이 진행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의대 입학 직후 입시생활로 인해 심해진 정서적인 불안 및 번아웃으로 1년을 휴학했다. 이후 의정 갈등 사태로 1년 6개월 동안 학교에 복귀하지 못하고 타과 진학을 위해 수능을 다시 봤고 올해 서울대 경영학과 합격했다"고 덧붙였다.

A씨 제공
A씨 제공

A씨는 증거의 하나라면서 서울대 경영학과 합격증 사진을 첨부했다.

A씨는 "합격증을 들고 학교에 찾아가니, 학교 측은 부모에게 이 사실을 전달했고, 담당 지도교수 B씨와 함께 제 의 의사에 반하여 자퇴원을 반려시키는 바람에 저는 서울대에 진학하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home 김민정 기자 wikikmj@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