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원실’의 화려한 변신~광주시 광산구청 ‘모두의 쉼터’, 문화 향기 가득한 ‘시민 사랑방’으로

2025-12-07 09:46

아이들 작품 전시부터 건축사 미술전까지…“일 보러 왔다 문화 즐기고 가요”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딱딱하고 권위적인 분위기의 관공서 1층 로비가, 커피 향과 아이들의 웃음소리, 그리고 아름다운 예술 작품이 어우러진 ‘시민들의 사랑방’으로 완벽하게 변신했다. 광주 광산구가 구청사 1층에 조성한 ‘모두의 쉼터’가, 민원 업무를 위해 잠시 들르는 공간을 넘어, 시민 누구나 자유롭게 머물며 휴식과 문화를 즐기는 ‘열린 공간’으로 성공적으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다.

박병규 광산구청장이 지난 4일 구청 1층 ‘모두의 쉼터’에서 열린 ‘아동 권리 미술 전시회’를 찾아 아이들의 작품을 감상했다.
박병규 광산구청장이 지난 4일 구청 1층 ‘모두의 쉼터’에서 열린 ‘아동 권리 미술 전시회’를 찾아 아이들의 작품을 감상했다.

“구청에 일 보러 왔다가, 이렇게 멋진 아이들 작품도 구경하고 공연까지 보니 정말 좋네요. 딱딱하기만 했던 구청이, 이제는 편안하게 쉬어갈 수 있는 문화 공간이 된 것 같아요.”

지난 4일, 광산구청 ‘모두의 쉼터’에서 열린 ‘아동 권리 미술 전시회’를 찾은 한 시민의 말이다. 이날 쉼터 곳곳에는, 송정시장과 도심 공원, 신창동 마한 유적지 등을 소재로 한 아이들의 순수한 상상력과 창의력이 담긴 그림과 도예 작품들이 가득 채워져, 구청을 찾은 시민들의 발길을 사로잡았다.

#아이들 눈으로 본 구청…상상력 ‘가득’

특히, 아이들이 직접 구청 곳곳을 탐험하며 얻은 영감으로 만든 ‘광산구청’ 작품은 단연 최고의 인기작이었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 길, ‘도움 로봇’이 있는 장애인복지과, 풍력 발전소가 돌아가는 기후환경과 등, 아이들의 눈으로 재해석된 구청의 모습은, 어른들의 상상을 뛰어넘는 따뜻함과 창의력으로 가득했다.

박병규 광산구청장이 지난 4일 구청 1층 ‘모두의 쉼터’에서 열린 ‘아동 권리 미술 전시회’를 찾아 아이들의 작품을 감상했다.
박병규 광산구청장이 지난 4일 구청 1층 ‘모두의 쉼터’에서 열린 ‘아동 권리 미술 전시회’를 찾아 아이들의 작품을 감상했다.

#전시, 공연, 회의까지…‘만능 문화 공간’

지난 8월 문을 연 ‘모두의 쉼터’는, 편안한 좌석과 탁자, 회의실 등을 갖추고 있어, 개방 이후 수많은 시민이 자유롭게 차를 마시거나 모임을 하는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되고 있다.

단순한 휴식 공간을 넘어, ‘문화 공간’으로서의 역할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지난 9월부터는 소촌아트팩토리의 ‘찾아가는 작은 미술관’ 전시가 열려, 시민들에게 수준 높은 예술 향유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오는 8일부터는 광주건축사 미술동호회 소속 건축사 15명이 참여하는 특별 전시도 개최될 예정이다.

박병규 광산구청장은 “과거의 권위적인 청사 이미지를 벗고, ‘모두의 쉼터’와 시민 광장을 시민들께 돌려드린 이후, 이곳을 활용하려는 시민들의 자발적인 시도가 매우 활발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박 구청장은 이어 “시민들을 위한 열린 공간이 가져온 이 긍정적인 변화가, 광산구 전체로 더욱 널리 확산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끊임없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행정’의 공간이 ‘문화’의 공간으로, ‘관’의 공간이 ‘민’의 공간으로 바뀌는 광산구청의 의미 있는 실험이, 시민들의 뜨거운 호응 속에 순항하고 있다.

home 노해섭 기자 noga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