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쌓인 도로, 평소처럼 운전하다간 큰일…미끄러지지 않으려면 '이렇게' 해야합니다

2025-12-06 11:45

블랙아이스로 인한 사고 대비 방법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 갑작스럽게 많은 눈이 쏟아지면서, 빙판길 사고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이른 아침이나 야간 시간대에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도로가 블랙아이스처럼 얼어붙는 구간이 많아, 운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된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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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많이 내린 직후 차량을 운전하는 것은 눈 자체보다 ‘눈이 녹은 후 다시 얼어붙는 과정’이 더 위험하다. 특히 내리막길이나 교차로, 지하차도 진입부, 그늘진 고가도로 등은 차량 통행이 적거나 일조량이 부족해 눈이 녹지 않고 빙판으로 유지되는 구간이 많다.

출발 전, 차량 점검이 먼저

운전 전에 타이어 상태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마모된 타이어는 제동력이 급격히 떨어져, 눈길에서 더 쉽게 미끄러진다. 특히 타이어 트레드 깊이가 3mm 이하인 경우에는 눈길 주행에 매우 취약하므로 교체가 권장된다.

눈이 자주 오는 지역이나 겨울철을 대비한 운전자라면 스노우타이어 또는 4계절용 윈터 타이어를 장착하는 것이 좋다. 체인을 준비해두는 것도 필요하지만, 최근에는 자동차에 부착하는 스프레이형 체인 제품도 있어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

차량 앞유리에 성에가 끼었을 때는 절대 와이퍼만 작동시키지 말고, 히터와 열선으로 충분히 녹인 후 출발해야 한다. 시야 확보가 안 된 채 출발하는 것은 겨울철 사고의 주요 원인이다.

눈길 출발, 부드럽게 ‘2단 출발’이 기본

기사 이해를 위해 AI로 제작된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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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길이나 빙판길에서 출발할 때는 급출발이 가장 위험하다. 바퀴가 헛돌며 차가 제자리를 맴돌거나 미끄러질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부드럽게’ 출발해야 한다.

수동변속 차량은 2단으로 출발하고, 자동변속 차량도 수동 모드나 겨울 주행(W/Snow) 모드를 활용해 2단으로 출발하는 것이 안전하다. 일부 차량은 변속기 옆에 눈송이 아이콘이나 ‘W’가 표시된 버튼이 있는데, 이를 누르면 출발 기어를 조절해 미끄럼을 줄이는 기능이 작동한다.

액셀을 밟을 때는 발끝으로 천천히, 미끄러짐이 느껴지면 즉시 발을 떼고 다시 부드럽게 밟는 식으로 조절한다. 타이어 접지력이 확보되지 않으면 차체 제어 기능도 무력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브레이크 밟아도 밀릴 때? '기어 조작'으로 감속해야

운전 중 가장 위험한 순간은 브레이크를 밟았는데도 차량이 계속 미끄러지는 상황이다. 특히 내리막길에서 자주 발생한다.

기사 이해를 위해 AI로 제작된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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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 땐 브레이크를 계속 밟는 것이 아니라, 기어 단수를 낮추며 감속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엔진브레이크(Engine Brake) 활용이라 한다. 수동 차량은 3단이나 4단으로 내려가며 속도를 조절하고, 자동 차량은 수동 모드(D- → D3, D2, L 또는 M 등)를 사용해 단수를 낮춰 속도 자체를 줄인다.

브레이크 대신 기어를 조작하면 차량의 무게를 활용한 감속이 이뤄지기 때문에, 바퀴가 잠기지 않고 제동력이 유지된다. 특히 ABS(잠김 방지 제동 시스템)가 작동 중일 때는 제동거리가 오히려 더 길어질 수 있으므로, 무조건 브레이크만 의존하지 말고 기어 조작을 병행해야 한다.

자동차의 크루즈 컨트롤 기능은 눈길이나 빙판길에서는 반드시 꺼두는 것이 원칙이다. 일정 속도로 자동 주행하는 이 기능은 미끄러운 노면에서 운전자가 반응하기 전 속도를 유지하려 하기 때문에 제어가 어렵다.

커브길에서는 감속, 감속, 또 감속

눈길 커브에서는 브레이크보다는 선제적인 감속이 중요하다. 커브 구간 직전에 속도를 미리 충분히 줄인 후, 회전 중에는 절대 급조작을 하지 않아야 한다. 커브 중 급브레이크나 급핸들 조작은 차량 중심을 잃고 회전을 크게 벗어나거나 회전 반대쪽으로 미끄러지는 언더스티어 현상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후륜구동 차량(대형 세단, SUV 일부 차종)은 눈길 회전 중 뒷바퀴가 먼저 미끄러지면서 스핀할 가능성도 높다. 가벼운 조향만으로도 차가 회전을 멈추거나 돌아버릴 수 있기 때문에 더 조심해야 한다.

정체 시 거리 확보, 눈 쌓인 주차장 진입은 특히 조심

겨울철 눈길에서는 앞차와의 안전거리 확보가 평소보다 2~3배 이상 필요하다. 제동거리가 길어질 뿐만 아니라, 앞차가 갑자기 미끄러질 경우 자신도 통제력을 잃게 되기 때문이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된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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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눈 쌓인 주차장이나 경사진 진입로는 블랙아이스처럼 아래가 얼어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 차량이 올라가다 미끄러져 미끌림 사고가 나기 쉽다. 가능하면 도로가 정비된 곳을 이용하거나, 주차는 눈이 덜 쌓인 평지로 이동하는 것이 안전하다.

‘감속’과 ‘예상’이 최고의 방어운전

빙판길에서 미끄러지지 않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속도를 줄이고, 상황을 미리 예측하는 것이다. 감속만으로도 제동력은 충분히 확보되며, 갑작스러운 조작만 하지 않아도 대부분의 미끄러짐은 막을 수 있다.

겨울철 운전은 평소보다 더 많은 인내심과 여유, 그리고 정확한 대응이 요구된다. 결국 ‘천천히’ 가는 것이, 가장 빠르고 안전하게 도착하는 길이다.

home 김지현 기자 jiihyun1217@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