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야심 차게 추진했던 중소기업 해외시장 개척 사업은 1년도 안 돼 ‘용두사미’로 끝나고, 수십억 원이 투입될 광주송정역 광장 조성 사업은 구청의 돈만 쓰고 권한은 모두 철도공사에 넘겨주는 ‘불균형 협약’으로 추진되고 있다는 날카로운 지적이 제기됐다. 광산구 행정이 뚜렷한 전략과 책임감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사업을 추진하며 행정력과 예산을 낭비하고 있다는 통렬한 비판이다.
광주시 광산구의회 정재봉 의원(더불어민주당, 송정권)은 5일, 제301회 정례회 구정질문을 통해, 광산구의 핵심 사업들이 총체적인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며 박병규 구청장의 책임 있는 답변과 전면적인 사업 재검토를 촉구했다.
① 우즈벡 간다더니…‘표류’하다 사라진 해외시장 개척단
정재봉 의원은 먼저, ‘중소기업 해외시장 개척 사업’이 준비 부족과 전략 부재로 사실상 폐지된 과정을 조목조목 짚었다.
정 의원에 따르면, 광산구는 지난해 ‘우즈베키스탄 경제사절단’ 파견 이후, 해외시장 개척의 큰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자평했다. 하지만, 불과 몇 달 뒤 관련 예산을 대폭 깎거나 항목 자체를 없애버렸고, 우즈베키스탄에 대한 후속 사업은 전무했다.
심지어, 사업 대상국을 아무런 설명 없이 갑자기 중국 선전·우한으로 변경하는 등 오락가락 행보를 보였다. 정 의원은 “구비 5천만 원을 들여 10개 기업을 파견하겠다던 계획은, 예산이 깎이고 참여 기업이 줄자 아무런 설명도 없이 슬그머니 사업을 접어버렸다”고 질타했다.
그는 “광산구가 기업과 함께 시장을 분석하고 목표를 설정하는 ‘파트너’가 아니라, 코트라(KOTRA)에만 의존하는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했다”며, 해외시장 개척 사업의 방향성에 대한 구청장의 명확한 입장을 요구했다.
② 우리 돈으로 짓고, 관리는 철도공사가?
정 의원의 송곳 질의는 ‘광주송정역 만남의 광장 조성 사업’으로 이어졌다.
그는 “광산구 예산을 100% 투입해 광장을 만들어주고, 정작 향후 관리와 변경 권한은 모두 한국철도공사에 넘겨주는, 재정적·행정적으로 매우 불균형한 구조로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고 심각한 우려를 표했다.
특히, 입찰 취소가 반복되며 사업이 지연되던 시점에, 박병규 구청장이 자신의 공약을 ‘송정역 광장 조성’에서 ‘구청사 광장 개선’으로 변경했음에도, 이 사업이 계속 추진되는 상황에 대한 정당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나아가 “이미 착수한 설계 용역이, 앞으로 3년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공사 일정에 과연 유효하겠느냐”고 따져 물으며, 설계 용역비 등 예산 집행의 타당성 문제까지 지적했다.
정재봉 의원은 “송정역 광장 조성 사업은, KTX 투자선도지구, 금호타이어 이전 부지 활용 등 송정역 일대의 거대한 개발 계획과 연계해,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문했다.
광산구의 미래를 좌우할 핵심 사업들이, 행정의 안일함과 무책임으로 인해 표류하고 있다는 뼈아픈 지적에, 광산구청이 어떤 책임 있는 답변을 내놓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