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 “선운지구의 인구는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데, 청소년과 어르신이 갈 곳은 단 한 군데도 없고, 아이들은 ‘콩나물 교실’과 위험한 등굣길에 내몰리고 있습니다. 이것은 명백한 ‘생활 SOC 공백’이자, 행정의 직무유기입니다.”
급격한 인구 증가로 광산구의 새로운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는 선운지구가, 정작 주민들의 삶의 질과 직결된 공공 인프라는 전무한 ‘총체적 난국’에 빠졌다는 통렬한 비판이 제기됐다. 특히, 광산구가 관내 스쿨존 과속 단속카메라 신규 설치 예산을 단 한 푼도 편성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나며, 아이들의 안전을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광산구의회 국강현 의원(진보당, 송정권)은 5일, 제301회 정례회 구정질문을 통해, 선운지구의 공공 인프라 부재와 광산구 전체의 스쿨존 안전 문제를 조목조목 지적하며 대책 마련을 강력하게 촉구했다.
① 세대 단절 부르는 ‘생활 SOC 공백’
국강현 의원은 먼저, 청소년과 어르신을 위한 공공 커뮤니티시설이 전무한 선운지구의 현실을 꼬집었다.
국 의원에 따르면, 선운지구가 속한 어룡동의 인구는 약 3만 6천 명으로, 어르신과 청소년 인구 모두 가파르게 늘고 있지만, 이들이 함께 어울리고 소통할 수 있는 공공 커뮤니티시설은 단 한 곳도 없는 실정이다.
국 의원은 “이는 단순한 불편을 넘어, 세대 간 단절을 심화시키고 지역 공동체를 약화시키는 심각한 ‘생활 SOC 공백’ 문제”라고 진단하며, “시니어, 청소년, 영유아가 함께 이용할 수 있는 복합 커뮤니티센터 조성이 시급하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나아가, “지가가 더 오르기 전에 선제적으로 공공부지를 확보해야 예산을 아낄 수 있다”며, 선운지구 내 공공부지 확보 현황과 향후 계획을 구체적으로 밝힐 것을 요구했다.
② ‘콩나물 교실’에 원거리 통학…교육난민 된 아이들
심각한 교육 환경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국 의원은 “초·중학교가 각 1개교뿐인 선운지구에 내년 운수초가 개교하지만, 중·고등학교 신설은 요원하다”며, “이대로라면 향후 중학생 수는 한 학급당 35~40명에 육박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우리 아이들이 ‘콩나물 교실’에서 공부하고, 위험한 원거리 통학을 감수해야 하는 ‘교육난민’이 되고 있다”며, 학교 신설·증축 및 통학 대책 마련 등 즉각적인 교육환경 개선을 촉구했다.
③ “광산구가 돈 내서라도 ‘단속카메라’ 설치해야”
마지막으로 국 의원은, 광산구 스쿨존의 ‘안전 불감증’을 질타했다.
그는 “광주경찰청 발표에 따르면, 과속 적발 상위 5곳 중 4곳이 스쿨존이고, 이 중 2곳이 바로 우리 광산구에 있다”고 밝히며, “특히 송정중앙초 등 일부 학교는 단속카메라조차 설치되지 않아 아이들이 상시적인 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지적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2026년도 예산에 광주시, 광산구, 경찰청 그 어디에서도 단속카메라 신규 설치 예산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국 의원은 이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하며, “광주시와 경찰이 미온적인 태도로 나온다면, 광산구가 자체 예산을 편성해서라도 아이들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단속카메라 설치를 즉각 추진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문했다.
주민들의 삶의 질과 아이들의 안전이라는, 행정의 가장 기본적인 책무를 되묻는 국강현 의원의 날카로운 지적에, 광산구청이 어떤 책임 있는 답변을 내놓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