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가상화폐·코인) 비트코인(Bitcoin, BTC)이 오는 9~10일(이하 현지 시각) 열릴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와 18~19일 예정된 일본은행(BOJ) 회의를 앞두고 다시 한 번 엔화 캐리 트레이드 충격 가능성 속에 불안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7월 발생한 급락 사태가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시장 전반에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당시에도 도쿄의 정책 전환이 위험 자산 전반의 디레버리징(레버리지 축소)을 촉발하며 가상자산 시장이 급락한 바 있다.
애널리스트 벤저민 코웬(Benjamin Cowen)은 최근 X를 통해 이번 상황이 2024년 7월과 유사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2024년 7월 연준은 금리를 인하하고 일본은행은 금리를 인상하면서 캐리 트레이드가 청산됐다"며 "비트코인은 이에 투매(capitulation)를 겪었고, 일주일 후 저점을 형성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는 10일에도 비슷한 구도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즉 연준이 금리를 내리고 일본은행이 인상에 나선다면 비트코인은 12월 중순에 다시 저점을 찍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트루플레이션(Truflation)의 분석에 따르면 이번 이슈는 비트코인뿐 아니라 글로벌 금융시장 전체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기관투자자와 상업은행들은 전통적으로 금리가 낮은 엔화를 빌려 미국 자산에 투자해 3~4%의 금리 차익을 누려왔다. 그러나 일본은행이 긴축으로 돌아서면 엔화 가치 상승이 예상돼 차입자는 손실을 피하기 위해 달러 자산을 매도하고 엔화를 되사는 경향을 보인다. 이는 결과적으로 미국 자산과 암호화폐 시장 전반의 매도세를 촉발하는 악순환을 초래한다.
트레이더 케빈(Kevin, @Kev_Capital_TA)은 향후 일정이 시장에 상당한 변동성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향후 6일 내에 핵심 개인소비지출(Core PCE) 물가지수와 FOMC 회의가 예정돼 있으며 19일 일본은행 기자회견은 달러, 단기·장기 금리 커브뿐 아니라 엔 캐리 트레이드 전반에 막대한 영향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일본 국채 10년물 금리가 연속 상승하고 있으며 이는 일본은행이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압박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비트멕스(BitMEX) 창립자 아서 헤이스(Arthur Hayes) 역시 최근의 하락을 ‘암호화폐 고유 요인’이 아닌 ‘자금 조달 충격’으로 해석했다. 그는 “비트코인이 하락한 이유는 일본은행이 12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장에 반영했기 때문”이라며 “달러·엔 환율(USD/JPY)이 155~160선을 형성하면서 일본은행의 매파적 기조가 강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현재 선물시장과 경제학자 설문에서 9~10일 FOMC 회의에서 금리 인하가 이뤄질 확률은 약 80~87%로 나타났다. 반면 일본은행은 18~19일 회의에서 금리 인상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히며 10년물 일본국채(JGB) 금리는 수십 년 내 최고 수준을 기록 중이다.
뉴스BTC 등에 따르면 미국의 완화 기대와 일본의 긴축 가능성이 동시에 존재하는 이 구도는 캐리 트레이드를 위협하는 전형적 조건이다. 지난해 7월과 마찬가지로 단기 급락 후 반등 구도를 재현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 암호화폐는 매우 변동성이 높은 투자 상품입니다. 자칫 큰 손실을 볼 수 있기에 투자에 각별히 주의해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