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이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정부가 역대 최대급 국가 어업지도선을 투입하며 해역 관리와 불법 조업 단속에 대한 현장 대응력을 대폭 강화하고 나섰다.

해양수산부는 5일 부산 남구 우암부두에서 4,500톤급 대형 어업지도선 ‘무궁화 41·42호’의 취항식을 열었다.
이번에 취항한 두 선박은 친환경 액화천연가스(LNG) 추진 엔진을 탑재하고 첨단 항해·통신 장비를 갖춘 최신 국가 어업지도선이다. 앞으로 배타적경제수역(EEZ) 관리, 불법 조업 단속, 어업 질서 확립 등 해양주권 수호의 최전선에서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총톤수 4,513톤, 전장 106m 규모의 무궁화 41·42호는 역대 국가 어업지도선 중 최대급으로 꼽힌다. 선체 진동과 소음을 최소화해 거친 해상에서도 안정적으로 운항할 수 있도록 설계됐으며, 악천후 상황에서도 임무 수행이 가능하다.
선미에는 헬리콥터와 무인항공기를 운용할 수 있는 착륙장을 갖췄고, 1만 해리(약 1만 8,520km) 이상 장거리 항해가 가능한 것도 특징이다. 또한 LNG 기반 친환경 엔진을 적용해 탄소 및 미세먼지 배출량을 기존 선박 대비 15% 이상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해수부는 이번 신조선 투입으로 기존 40척의 국가 어업지도선 전력에 더해 동해퇴(한·일 중간수역), 한·중·일 EEZ 경계수역 등 원거리 해역에서의 관할권 행사와 어업인 안전 조업 지원 역량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고있다.
내년 2월에는 동일급의 ‘무궁화 43호’도 추가로 취항할 예정이어서, 대형 국가 어업지도선을 중심으로 한 원거리 대응 체계가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보인다.
해수부는 향후 노후 국가 어업지도선을 친환경 추진체계를 갖춘 대형 선박으로 단계적으로 대체해 어업 현장의 대응 능력을 높이고 온실가스 감축에도 기여한다는 계획이다.
전재수 해수부 장관은 "국가 어업지도선은 우리 어업인의 생업 터전인 바다에서 어업인의 생명을 지키고 해양주권을 수호하는 바다의 수호자"라며 "앞으로도 국가 어업지도선의 대형화와 원거리 현장 대응력 강화로 흔들림 없는 해양주권을 확립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중부지방해양경찰청 서해5도 특별경비단에 따르면 꽃게 가을 어기(9~11월)가 시작된 지난 9월부터 10월까지 서해 NLL 인근 해역에서는 하루 평균 190여 척의 불법 중국 어선이 출몰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하루 평균 150~160척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해 30~40척가량 증가한 수치다.
서해5도 특별경비단은 올해 9~10월 두 달 동안 NLL 인근 해역에서 불법 중국 어선 2척을 나포하고 411척을 퇴거 조치했다. 해경은 중국 어선들이 레이더와 지도에 선박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장비인 GPS(위성항법시스템) 플로터 등을 갖췄고 최근에는 선박 대형화로 장비 성능과 레이더 탐지거리가 향상된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일부 중국 어선들은 단속을 피하기 위해 선체 양쪽에 쇠창살과 철조망을 설치해 북한 해역으로 도주할 시간을 벌거나, 기상이 악화될 경우 여러 척을 홋줄로 묶어 이동하는 이른바 ‘연환계’까지 동원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