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연속 ETF 순유입' 암호화폐 리플, 비트코인·이더리움 압도했는데 하락세인 이유

2025-12-05 15:56

XRP ETF 약 9억 달러 순유입, 실제 가격은 왜 정체?

리플(Ripple)사가 발행하는 암호화폐(가상화폐·코인) 엑스알피(XRP) 상장지수펀드(ETF)가 미국 시장에서 뚜렷한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한 참고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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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중순 첫 현물형 XRP ETF가 출시된 이후 불과 한 달도 되지 않아 총 순유입액이 약 9억 달러에 육박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11월 13일부터 모든 거래일이 연속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어 투자자들의 관심이 뜨겁다.

이번 흐름의 시작은 캐너리 캐피털(Canary Capital)의 ‘XRPC’였다. 해당 ETF는 11월 중순 미국 시장에 처음 상장되며 거래량 최고치를 경신했고, 이를 계기로 비트와이즈(Bitwise)의 ‘XRP’, 그레이스케일(Grayscale)의 ‘GXRP’, 프랭클린 템플턴(Franklin Templeton)의 ‘XRPZ’ 등이 잇따라 출범했다. 여기에 스위스 소재 운용사 21셰어스(21Shares)도 곧 자체 상품을 출시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시장조사기관 소소밸류(SoSoValue)에 따르면 이후 13거래일 연속으로 순유입이 이어졌으며 첫날에는 2억 4305만 달러가 XRPC로 유입돼 일일 최고치를 기록했다. 가장 적은 유입액을 보인 11월 18일에도 832만 달러가 들어왔다.

이달 들어서도 시장 흐름은 확고하다. 지난 1일(이하 미국 시각)부터 3일까지 사흘간 각각 8965만 달러, 6774만 달러, 527만 달러가 신규 유입됐다. 이로써 12월 누적 순유입액은 2억 766만 달러이며, 11월 13일 이후 총 순유입액은 8억 7428만 달러다.

이는 비트코인(Bitcoin, BTC)과 이더리움(Ethereum) 등 주요 디지털 자산 펀드 대비 압도적인 성과다. 실제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ETF는 11월 13일 이후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반면, XRP ETF는 모든 거래일이 플러스 영역을 유지했다.

그러나 ETF가 흥행에도 불구하고 XRP 자체 가격은 정체된 흐름을 보이고 있다. XRP는 연초 2.32달러에서 시작했으나, 이달 5일(한국 시각) 오후 3시 40분 기준 전일 대비 4.37% 하락한 2.08달러대에서 거래 중이다. 이번 주 초 2.20달러 저항선을 돌파하지 못하고 되돌림 현상을 보이면서 여전히 연초 대비 하락세를 유지 중이다.

크립토포테이토 등에 따르면 다수의 시장 분석가들은 향후 2.28달러 선 돌파 시 단기 상승세가 강화돼 2.75달러까지 반등할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현재 XRP는 7월 중순 기록한 사상 최고가 3.65달러 대비 45% 이상 낮은 수준이다.

이처럼 ETF 성과와 실물 자산 가격이 엇갈리는 현상은 가상자산 시장에서 자주 나타난다. 유사한 사례로는 2024년 초 미국 현물 비트코인 ETF가 출시된 직후 나타난 흐름이 있다. 당시 비트코인 ETF 역시 사상 최대 유입세를 기록했지만, 실제 비트코인 가격은 수 주간 박스권에 머물렀다. 이러한 패턴은 ETF가 단기적으로는 투자 심리를 자극하지만, 실물 자산의 가격을 즉각적으로 끌어올리지는 못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결국 XRP ETF는 기관 자금 유입을 통한 신뢰도 제고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이지만, XRP의 본질적 가치 상승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실사용 확대와 네트워크 성장 같은 근본적 요인이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 암호화폐는 매우 변동성이 높은 투자 상품입니다. 자칫 큰 손실을 볼 수 있기에 투자에 각별히 주의해야 합니다.

home 방정훈 기자 bluemoon@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