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10대 우리은행 노조위원장 선거 결선 투표에서 이동혁 후보(서울 양평동지점 차장)가 73.2%(6060표)의 몰표로 당선됐다. 현 위원장인 박봉수 후보(26.82%·2221표)에 46.4%p(3839표) 대승을 거뒀다. 1차 투표에서 3위를 했던 최인범 후보(서울 노량진금융센터 차장)의 표에 더해, 박 후보 표까지 쏠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노조의 변화를 원하는 직원들의 의사가 명확히 표출된 것으로 풀이된다.
5일 우리은행 노조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전날 실시된 노조 위원장 결선 투표에서 이 후보가 6060표(73.18%)를 얻어 당선됐다.
박 후보는 2221표(26.82%)만을 얻었다. 1차에서 이 후보는 4008표, 박 후보는 2585표를 각각 얻었다. 이 후보가 2000표 넘게 추가 득표에 성공한 가운데, 박 후보는 360표가량 이탈한 것이다. 1차 투표에서 최인범 후보가 얻었던 표 대부분이 이 후보에게 간 것으로 보인다. 전체 투표자 수는 1차 8290명, 2차 8281명으로 큰 차이가 없다.
현직 위원장이 이런 격차로 대패한 것은 이례적이다. 박 위원장에 대한 피로감과 반대 정서가 직원들에게서 팽배해 있다는 걸 보여준 결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동혁 당선인은 '바꿔야 바뀝니다'라는 슬로건 아래 노조 개혁을 통해 '행동하는 강한 노조'를 만들겠다는 점을 강조해 왔다. 임금, 복지뿐만 아니라 근로환경, 인사, 연수, 성과보상 등 다양한 분야에서 노조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이동혁 당선인의 주장이다. 또 '직원의 행복이 곧 은행의 경쟁력'이라며 '직원이 주인 되는 은행으로 바꾸겠다'는 비전을 내세웠다. 이를 위해 직원들이 자부심을 느끼고, 존중받는 일터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동혁 당선인은 당선 즉시 직원들에게 특별격려금 1000만원을 지급하고, 복지카드 한도를 월 100만원으로 늘리겠다고 제시했다.
또한 개인금융팀을 전면 폐지하고, 영업 실적에 도움 되지 않음에도 뒤따르는 잡무가 많은 몇몇 집단 대출 및 연금·보험 업무를 업무 집중화 센터를 통해 처리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인사평가제도 개선, 휴직·병가·출산 휴가에 따른 인력 공백에 대한 대책, 장기 근속자에 대한 휴직 및 휴가 제도 등 근로 환경 개선과 관련된 공약을 전면에 내세운 것도 특징이다.
노조 수석부위원장에는 이동혁 당선인의 러닝메이트인 이강산 서울 둔촌동지점 차장이 당선됐다. 이강산 수석부위원장 당선인은 2022년 선거에서 단기필마로 출마해 10.8%를 득표하는 돌풍을 일으켰다.
이동혁 당선인은 "이번 선거 결과는 직원들이 자신들의 목소리를 대신 내어주고, 직원들을 위해 싸우는 데 전력을 다하는 든든한 노동조합을 원한다는 엄중한 메시지"라며 "겸허하고 섬기는 자세로 ‘행동하는 강한 노동조합’을 만드는 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조합원들이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처우와 언제나 존중받는 근로 여건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제는 모든 조합원이 하나가 되어야 할 때”라며 “저를 지지하지 않은 분들도 모두 소중한 우리 은행 가족이며, 모든 직원의 위원장이 되겠다”고 덧붙였다.
이동혁 당선인은 이날 인수위원회를 구성하고 업무 인수인계 작업에 착수한다. 내년 초 대의원 대회 의결을 거쳐 정식 취임한다. 임기는 3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