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 CES 한복판에 '진짜 차' 세운 이유...

2025-12-03 17:15

AI 기술로 부활하는 자동차, LG이노텍의 미래 전략

내년 1월 전 세계 기술의 격전지 'CES 2026' 무대에서 LG이노텍이 승부수를 띄운다. 단순히 부품만 납품하던 제조사의 껍질을 벗고 미래 자동차의 설계를 통째로 제안하는 설루션 파트너로 완전히 새롭게 태어나겠다는 선언이다.

LG이노텍이 이번 전시에서 가장 공을 들인 지점은 보여주는 방식의 혁신이다. 관람객의 눈앞에 거대한 자율주행 콘셉트카와 전기차 목업(실물 크기 모형) 두 대를 떡하니 세워두는 전략을 택했다.

LG이노텍 CES 2026 초청장 / LG이노텍 뉴스룸
LG이노텍 CES 2026 초청장 / LG이노텍 뉴스룸

이러한 변화의 배경에는 자동차 산업의 근본적인 지각변동이 자리 잡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를 ADV(AI Defined Vehicle, 인공지능이 제어하는 차량) 시대라고 부른다. 과거의 자동차가 기계 장치였다면, 미래의 자동차는 바퀴 달린 거대한 스마트폰이나 다름없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이제 나사 하나, 센서 하나를 따로 사지 않는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완벽하게 결합한 꽂기만 하면 바로 작동하는 '턴키(Turn Key, 일괄 수주)' 방식을 원한다. LG이노텍은 이 흐름을 정확히 읽었다.

부스의 주인공인 자율주행 콘셉트카에는 차량의 눈과 귀가 되어줄 핵심 부품 20종이 탑재되어 있다. 가장 흥미로운 기술은 차량 내부를 감지하는 '인캐빈(In-Cabin) 센싱 솔루션'이다. 운전자가 졸지는 않는지, 차 안에 아이가 남겨지지는 않았는지 살피는 기술이다.

특히 이번에 처음 공개되는 '언더 디스플레이 카메라(UDC)'는 관람객의 탄성을 자아낼 만하다. 평소에는 화면 아래에 숨어 있다가 필요할 때만 작동하는 이 카메라는, 스마트폰에서나 보던 기술을 차량에 적용해 디자인의 군더더기를 없앴다. 여기에 아이가 차에 남겨졌을 때 이를 감지해 알리는 아동 감지(CPD) 기능이 포함된 차세대 디지털 키까지 더해져 안전과 편의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된 이미지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된 이미지

차량 외부를 지키는 기술도 한층 진화했다. 자율주행차의 가장 큰 적은 렌즈에 묻은 먼지나 빗물이다. LG이노텍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AI 기술을 접목했다. 스스로 오염을 감지하고 렌즈를 닦아내는 '액티브 클리닝 카메라'는 궂은 날씨에도 자율주행의 안전을 보장한다. 전기차 목업 구역에서는 배터리 관리 시스템과 전력 분배 장치를 합친 B-Link를 선보이며, 복잡한 전선을 줄이고 효율을 높이는 전기차 기술을 뽐낸다.

관람객들은 단순히 눈으로 보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자율주행 목업의 운전석에 앉으면 전방의 대형 스크린을 통해 실제 도로를 달리는 듯한 시뮬레이션을 체험할 수 있다.

home 조희준 기자 chojoon@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