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양자산업, 대전에서 시작된다…KAIST 양자팹 첫 삽”

2025-12-03 11:43

국내 최대 양자 전용시설 구축 착수…2031년까지 450억 원 투입
양자소자 개발부터 실증까지 전주기 지원…개방형 인프라로 운영

“대한민국 양자산업, 대전에서 시작된다…KAIST 양자팹 첫 삽” / 위키트리 Ai이미지
“대한민국 양자산업, 대전에서 시작된다…KAIST 양자팹 첫 삽” / 위키트리 Ai이미지

[대전=위키트리 양완영 기자] 미래 컴퓨팅과 보안, 신소재 개발을 좌우할 차세대 기술, 양자(量子)산업이 빠르게 현실화하고 있다. 기존 컴퓨터가 0 또는 1 두 상태(bit)만을 활용해 정보를 처리하던 것과 달리, 양자 컴퓨터는 양자역학의 ‘중첩(superposition)’과 ‘얽힘(entanglement)’ 특성을 이용한 큐비트(qubit)로 병렬 연산을 수행해, 고전 컴퓨터가 수백 년 걸릴 계산을 짧은 시간에 해결할 가능성을 열었다. 이로 인해 암호 해독, 신약 개발, 기후·환경 모델링, 물질 구조 예측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이 기대된다. 하지만 이 같은 양자 기술의 상용화와 산업화를 위해서는 단순히 ‘연구’ 수준을 넘어, 설계·제작·시험·실증 등을 한 공간에서 수행 가능한 ‘양자 팹(fab, 제조공장)’이 필수적이다. 해외에서도 이미 여러 곳이 양자 팹 구축에 나서고 있다.

덴마크의 연구소는 2027년 완공을 목표로 양자칩·센서 제조 시설을 짓고 있으며, 전주기 제품화를 겨냥한 설비 투자를 진행 중이다. 미국의 반도체 파운드리 업체도 최근 “우리가 곧 양자파운드리가 될 것”이라며 양자칩 전용 공정 서비스 확대를 선언했다.이런 국제적 흐름 속에서, 대전시와 KAIST가 3일 공동으로 기공식을 갖고 ‘개방형 양자팹 구축사업’에 착수했다. ‘KAIST 개방형 양자팹’은 설계부터 양자소자 제작, 실증까지 전주기를 지원하는 국가 공동 활용 인프라로, 대덕특구를 중심으로 한 국내 양자 생태계 확대의 핵심 거점이 될 전망이다. 이 프로젝트에는 2031년까지 총 450억 원 이상이 투자되며, 2027년 준공을 목표로 한다. 지하 1층·지상 3층, 연면적 2,498㎡ 규모의 시설에는 37종 이상의 핵심 장비가 마련되며, 연구자와 기업이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는 오픈 팹으로 운영된다. 설비 사용, 예약, 기술지원까지 통합된 시스템을 통해, 연구 중심이 아닌 산업화를 위한 실질적 생산 기반이 마련되는 셈이다.또한, KAIST 양자대학원 등 교육기관과 연계해 실무형 인재 양성 체계를 갖출 계획이다.

양자 산업화 전초기지 KAIST 개방형 양자팹 첫 삽 / 대전시
양자 산업화 전초기지 KAIST 개방형 양자팹 첫 삽 / 대전시

대학원생뿐 아니라 산업계 재직자 대상 교육도 병행해 ‘양자 기술 + 숙련 인력’이라는 산업화의 필수 조건을 동시에 채우려는 것이다.이장우 대전시장은 “KAIST 개방형 양자팹은 양자 산업화 시대를 여는 핵심 기반이 될 것”이라며, “대덕특구의 양자 기술 역량을 결집해 세계적 수준의 양자 생태계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이광형 KAIST 총장도 “이번 사업은 산·학·연·관 협력의 결정체로, 국가 양자 생태계 경쟁력을 강화하는 출발점”이라고 밝혔다.한편, 세계 각국에서 양자 팹 및 양자 클러스터 구축 경쟁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대전의 이번 행보는 국내 양자 산업의 허브 역할을 향한 중요한 전환점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해외에서는 이미 수요 중심의 양자 파운드리 서비스와 센서·통신 기기용 양자 칩 생산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번 기공이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대전은 양자기술 연구 중심지에서 나아가 산업화와 실용화 단계를 아우르는 ‘양자산업 전초기지’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크다.

home 양완영 기자 top0322@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