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규모' 태양 흑점 발생... 한국 운전자들, 정말 조심해야 하는 이유

2025-12-02 10:05

호주서 강력한 무선 통신 두절 사태... GPS 교란 대비해야

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만든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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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에서 강력한 X등급 플레어가 폭발하면서 호주 전역에서 무선통신이 두절되는 델린저 현상이 발생했다. 1일(현지시각) NASA의 태양 관측 위성이 X1.9 등급의 강력한 태양 플레어를 감지했으며, 이로 인해 호주 전역에서 강력한 무선 통신 두절 사태가 발생했다고 우주 전문 매체들이 이날 일제히 보도했다.

이번 플레어와 함께 지구 크기의 10배가 넘는 초거대 흑점 AR4294가 관측됐다. 이는 10년 만에 관측된 최대 규모다. AR4294는 너무도 거대하고 자기장이 복잡해 미국 해양대기청(NOAA)이 이 영역을 크기와 복잡성 때문에 3개의 번호가 매겨진 그룹으로 분할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델린저 현상은 태양 플레어로 인한 급격한 전리층 교란 현상을 말한다. 태양 플레어가 발생하면 X선과 극자외선이 지구 대기 상층부인 전리층의 낮은 층에 도달해 전리 현상을 일으키고, 이 과정에서 고주파 무선 신호가 흡수돼 통신이 두절된다고 NOAA 우주기상예보센터는 설명했다.

델린저 현상은 주로 3~30MHz 대역의 단파 통신에 영향을 미친다. 이 주파수 대역은 국제 방송, 항공 통신, 기상 관측소, 아마추어 무선 통신 등에 사용된다. 플레어 발생 시 정상적으로는 23MHz까지만 영향을 받는 전리층이 훨씬 높은 주파수까지 영향을 미치며, 심한 경우 단파 대역 전체가 완전히 두절될 수 있다.

델린저 현상의 가장 큰 문제는 예측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플레어에서 방출된 X선이 빛의 속도로 이동하기 때문에 플레어가 관측되는 순간 이미 지구에 도달한 상태다. 다행히 전리층의 재결합 시간이 비교적 빠르기 때문에 통신은 몇 시간 내에 재개될 수 있으며, 태양 플레어는 주로 낮 시간대 전리층에만 영향을 미친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이번에 감지된 X1.9 등급 플레어는 호주에서 약 30분간 항공 및 해양 신호에 영향을 미치는 심각한 무선 통신 두절을 야기했다.

또한 태양 플레어는 유럽과 아시아, 중동 지역에서도 전파 두절을 일으켰다고 복수의 매체들이 보도했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가 지정한 우주기상센터들은 태양 플레어와 전파 페이드아웃에 대해 항공사들에 조언하고 있다.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도 태양 플레어의 영향권에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강력한 태양 플레어가 발생할 경우 전리층의 전리 현상 증가로 단파 무선 통신이 방해받고, GPS 같은 위성 항법 시스템에도 간섭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방사선이 지구 외부 대기를 가열해 팽창시키면서 저궤도 위성의 항력이 증가해 궤도 감쇠가 발생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밝혔다.

태양 폭풍이 지구 자기장과 상호작용할 경우 지자기 폭풍이 발생해 더 광범위한 피해를 입힐 수 있다. 지자기 폭풍은 GPS 위성 신호를 교란시켜 내비게이션 시스템의 정확도를 떨어뜨리고, 전력망에 유해한 지자기 유도 전류를 발생시킬 수 있다고 NOAA는 경고했다. 강력한 지자기 폭풍의 경우 전압 제어 문제를 일으키고 안전 장치를 작동시키며, 극단적인 경우 대규모 정전을 야기할 수 있다.

일반 시민이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휴대전화도 태양 폭풍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휴대전화의 경우 4G LTE나 5G 같은 이동통신망 자체는 지상 기지국을 통해 작동하기 때문에 델린저 현상의 직접적인 영향은 적지만, 지자기 폭풍이 심할 경우 통신 인프라에 간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특히 휴대전화에 내장된 GPS 기능은 태양 폭풍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다. 전리층 교란으로 GPS 위성 신호에 지연과 오류가 발생해 지도 앱이나 내비게이션의 위치 정확도가 크게 떨어질 수 있다. 일반 휴대전화나 차량 내비게이션의 경우 정확도가 수 미터에서 수십 미터 이상으로 떨어질 수 있으며, 심한 경우 현재 위치를 아예 잡지 못하거나 엉뚱한 곳에 있는 것으로 표시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또한 극단적인 경우 태양 폭풍으로 인한 전력망 마비가 발생하면 휴대전화 기지국의 전원 공급이 중단돼 이동통신 서비스 자체가 멈출 수 있다. 위성을 이용한 통신 서비스의 경우 위성 전자 장비가 손상되거나 오작동을 일으켜 통신이 두절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센티미터급 정밀 GPS 장비는 고정값(FIX)을 얻지 못하고 10~30cm 편차의 부동값(FLOAT)에 머무를 수 있다. 특히 태양 활동이 증가하는 시기에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 사이에 영향이 가장 크게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시간대에는 GPS 기반 정밀 농업 장비, 자율주행 시스템, 항공 및 해상 내비게이션 등에서 오작동이나 정확도 저하가 발생할 수 있다.

NOAA의 우주기상 예보에 따르면 이날 1일부터 3일까지 M등급 태양 플레어가 계속될 가능성이 높고 X등급 플레어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우주기상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AR4294는 지금까지 여러 차례 X등급 플레어를 분출했던 영역으로, 크기가 더욱 커진 상태라고 매체는 전했다.

태양은 현재 11년 주기 중 태양 활동 극대기인 태양 주기 25의 정점에 접근하고 있어 앞으로 수년간 이러한 강력한 우주기상 현상이 계속될 것이라고 NOAA는 밝혔다. 1859년 캐링턴 사건처럼 극단적인 태양 폭풍이 발생할 경우 전 세계 통신망과 전력망이 마비되고 수조 달러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했다.

1989년 캐나다 퀘벡주에서는 태양 폭풍으로 인해 약 92초 만에 전력망이 완전히 마비돼 대규모 정전 사태가 발생한 바 있다. 2000년 바스티유 데이 태양 폭풍은 G5 등급의 최고 수준에 도달했으며, 2024년 2월에는 R3 등급의 태양 플레어가 GPS 위성 기반 농기계의 정확도를 떨어뜨려 파종 시기에 혼란을 야기하기도 했다.

태양 폭풍은 지구 자기장에 큰 교란을 일으켜 전파 두절, 정전, 오로라 같은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지구의 자기장과 대기가 보호막 역할을 해 지상의 사람들에게는 직접적인 피해를 주지 않는다고 NASA는 설명했다. 만약 이번 태양 폭풍이나 플레어가 충분히 강력하다면 오로라가 일리노이, 오리건, 심지어 앨라배마나 북부 캘리포니아처럼 평소보다 훨씬 남쪽에서도 관측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