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바뀌는 시기마다 달력을 굿즈처럼 사 모으는 소비가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돈’의 상징성을 그대로 담은 조폐공사의 업사이클링 ‘돈 달력’이 등장하자 관심이 쏠렸고 출시 하루 만에 1차 물량이 완판됐다.
한국조폐공사는 지난달 11일 공식 쇼핑몰을 통해 선보인 ‘2026년도 머니메이드 프리미엄 돈 달력’ 1차 물량이 출시 하루 만에 전량 완판됐다고 2일 밝혔다.
이번 돈 달력은 조폐공사가 처음 내놓은 업사이클링 달력이라는 점에서 시작부터 관심을 모았다. 화폐를 만들고 남는 부산물을 그냥 버리지 않고 달력으로 다시 태어나게 했다는 콘셉트가 알려지면서 출시 직후 주문이 몰렸고 준비된 초도 물량이 하루 만에 모두 소진됐다.
◈ 하루 만에 완판되자 2차 물량 투입…‘돈 달력’ 예약판매
조폐공사는 뜨거운 반응에 맞춰 2차 추가 생산분 4000개를 마련했다. 2일부터 벽걸이형과 탁상형을 각각 2000개씩 사전 예약 판매로 돌리고 있으며 예약 물량은 12월 24일부터 순차 배송될 예정이다. 1차에서 못 구한 소비자들이 다시 한 번 기회를 잡을 수 있도록 판매 일정을 빠르게 이어간 셈이다.

프리미엄 돈 달력은 화폐 속 인물과 유적을 통해 한국의 문화와 역사를 새롭게 읽어보는 스토리텔링 구조를 내세웠다. 달력 속 내지는 화폐 부산물로 만든 친환경 용지를 사용해 종이 곳곳에 ‘돈가루’가 섞인 질감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화폐가 가진 상징성과 실제 재료가 그대로 남아 있다는 점이 소장 욕구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가격은 벽걸이형 2만 2000원, 탁상형 1만 8000원으로 책정됐다. 조폐공사는 화폐 제조 부산물을 활용한 친환경 소재와 제작 공정을 고려한 프리미엄 라인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같은 날 함께 출시됐던 ‘럭키 캘린더’는 네잎클로버 디자인을 적용한 데스크형 달력으로 메모와 일정 기록이 가능한 실용성을 앞세웠다. 다만 현재는 이 제품도 품절 상태로 알려졌다.
성창훈 조폐공사 사장은 “짧은 시간 안에 예상보다 훨씬 뜨거운 반응을 보내주신 국민들께 감사드린다”고 전하며 “화폐 부산물을 활용한 ESG 상품을 통해 국민이 일상 속에서 친환경 소비에 동참할 수 있도록 다양한 업사이클링 문화상품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 버려지던 화폐 부산물의 변신…조폐공사 업사이클링이 주목받는 이유
조폐공사가 화폐 부산물을 활용한 굿즈에 힘을 싣는 배경에는 ‘버려지던 재료’의 규모와 성격이 있다. 화폐를 만들다 보면 인쇄 불량이 나거나 규격에 맞지 않아 폐기되는 지폐와 각종 절단 조각, 분진 형태의 ‘돈가루’ 같은 부산물이 발생하는데 그 양이 매년 약 500톤에 이를 정도로 적지 않다. 과거에는 보안과 관리 문제 때문에 대부분 소각 처리될 수밖에 없었는데 이 과정에서 탄소 배출과 폐기 비용이 꾸준히 뒤따랐다.
조폐공사의 업사이클링 굿즈는 이 화폐 부산물을 단순 재활용 수준이 아니라 ‘새로운 가치가 있는 제품’으로 다시 설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화폐 부산물을 잘게 분쇄해 친환경 종이 원료로 만들고, 그 위에 다시 디자인과 스토리를 입혀 달력이나 문구류 같은 생활 제품으로 완성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실제 화폐가 가진 질감이나 상징성을 일상 속에서 손에 쥘 수 있다는 재미가 있고 조폐공사 입장에서는 버려지던 부산물을 자원으로 돌려 세우는 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