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선조림을 할 때 생선이 냄비 바닥에 눌어붙어 살이 부서지거나, 양념의 당분 때문에 타는 것은 흔한 일이다.

하지만 진한 감칠맛도 내면서 살이 부서지는 것도 막는 비법 아이템은 바로 무다. 냄비 바닥에 무를 두툼하게 깔아주면 눌어붙음을 방지하는 것은 물론, 조림의 맛과 풍미까지 한층 시원하게 높여준다.
◆ 무 활용의 과학적 원리
생선조림 시 냄비 바닥에 무를 까는 것은 단순히 재료를 덧대는 것을 넘어, 조림의 맛과 질감을 결정하는 핵심 원리를 담고 있다.
1. 눌어붙음 방지 및 천연 완충재 역할
무는 수분 함량이 높고 섬유질이 단단하여 냄비 바닥과 생선 사이에 천연 완충재 역할을 톡톡히 한다. 조림 과정 중 양념의 당분이나 생선 살이 직접 고온의 냄비 바닥에 닿는 것을 효과적으로 막아준다. 이 덕분에 생선 살이 눌어붙어 부서지거나 타는 것을 방지할 수 있으며, 특히 양념이 타면서 발생하는 잡내(탄내)를 막아 조림을 깔끔하게 완성하는 데 기여한다.
2. 시원한 맛과 비린내 흡착
무에는 디아스타아제와 같은 소화 효소가 풍부할 뿐만 아니라, 특유의 시원한 맛을 내는 성분이 많다. 이 성분들이 국물에 녹아들면서 생선조림의 맛을 더욱 시원하고 깊게 만든다. 또한, 무는 생선이 익으면서 나오는 잡내와 비린내를 흡착하여 중화시키는 역할을 하므로, 생선 특유의 비린 맛 없이 깔끔한 조림 맛을 즐길 수 있게 한다. 무는 생선의 풍미를 해치지 않으면서도 국물 전체의 밸런스를 잡아주는 핵심 부재료이다.
◆비린내 잡고 깔끔하게 조리는 레시피

이 방법은 갈치, 고등어, 조기 등 어떤 생선 조림에도 가장 보편적으로 적용되는 정석 레시피이다.
1. 재료 준비와 무 깔기
손질된 생선 2마리(갈치 5~6토막 기준)를 준비한다. 무는 1/3토막 정도를 준비하여 약 1~1.5cm 두께로 두툼하게 썰어 냄비 바닥에 깔아준다. 무가 냄비 바닥 전체를 덮도록 깔아주어야 완충 효과를 충분히 볼 수 있다.
2. 만능 양념장 만들기
일반적인 생선 조림 양념장(고추장 1큰술, 고춧가루 3큰술, 진간장 4큰술, 다진 마늘 2큰술, 맛술 2큰술, 생강 약간, 설탕 1큰술, 물엿 1큰술, 후추 약간)에 쌀뜨물 2컵을 섞어 준비한다. 쌀뜨물은 전분 성분이 있어 국물을 더욱 진하고 깊게 만들어 비린내를 효과적으로 잡아준다.
3. 조림 과정 및 마무리
양념장을 무 위에 얹고, 그 위에 생선을 올린 후 남은 양념을 골고루 끼얹는다. 센 불에서 끓이기 시작하여 국물이 끓어오르면 중불로 줄이고, 뚜껑을 닫은 채 무가 익을 때까지 약 20~30분간 조린다. 무에서 충분히 수분과 맛이 우러나오면서 국물 맛이 깊어지고, 무가 타는 것을 방지한다. 국물이 자작하게 졸아들고 무가 부드럽게 익으면 대파와 청양고추를 넣고 1~2분 더 끓인 후 불을 끈다. 무가 국물의 맛을 시원하게 잡아주면서 비린내 없이 깔끔하고 깊은 맛의 생선조림이 완성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