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20년 가까이 이어져 온 광주의 원대한 꿈이 법적 시효 만료라는 절벽 끝에 섰다. ‘아시아문화중심도시’라는 국가적 약속을 미완의 상태로 멈출 수 없다는 절박한 외침이 28일, 대한민국의 심장부인 국회에서 울려 퍼졌다.
◆‘시한부 선고’ 받은 국가 프로젝트
이날 국회 토론회는 ‘아시아문화중심도시 특별법(아특법)’이 3년 뒤 일몰을 앞둔 가운데, 사업의 동력을 되살리기 위해 마련됐다. 기조발제에 나선 류재한 지원포럼 회장은 ‘3년이라는 시한부 선고’를 받은 사업의 현주소를 날카롭게 지적했다. 그는 전체 예산의 30%만이 집행된 현실과, 2년 넘게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야 할 조성위원회조차 구성되지 못한 ‘개점휴업’ 상태를 꼬집으며, 이대로 사업이 좌초될 수 있다는 위기감을 드러냈다.
◆싹은 틔웠지만, 열매는 아직
지난 20여 년간의 투자는 결코 헛되지 않았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을 비롯한 핵심 문화 기반 시설들은 이미 광주의 문화 지형을 바꾸어 놓았다. 김광욱 광주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문화생태계 확산이라는 의미 있는 싹이 텄다”고 평가하며, “이 싹이 풍성한 열매를 맺기 위해서는 아특법 연장이라는 ‘물과 햇볕’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법으로 약속한 ‘국가의 책임’
토론자들은 이 사업이 단순한 지역 사업이 아닌, 법으로 명시된 유일한 ‘국책 문화사업’임을 한목소리로 강조했다. 이기훈 광주시민사회지원센터장은 “국가가 법으로 책임지겠다고 약속한 사업”이라며, “추진단의 위상을 강화하고 국비 보조율을 기존 약속대로 70%까지 상향하는 것이 국가의 책무를 다하는 길”이라고 역설했다.
◆AI 시대, ‘문화도시 3.0’을 향하여
이번 토론은 단순히 과거의 계획을 연장하자는 주장에 머무르지 않았다. 정경운 전남대 교수는 K-콘텐츠와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5대 문화권의 역할을 재정립하고, 시민사회의 참여를 제도화하는 ‘문화도시 3.0’으로의 진화를 제안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민·관·정이 힘을 합쳐 법 개정을 이뤄내고, 광주가 대한민국 문화 분권의 상징으로 우뚝 설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자는 결의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