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를 받을수록 기름진 음식과 술을 찾게 되지만, 이는 오히려 불안과 피로를 악화시키는 악순환을 만든다. 스트레스 완화에 효과적인 음식과 피해야 할 음식을 살펴보자.

기름진 음식과 알코올은 악순환 유발
스트레스를 받으면 뇌가 즉각적인 포도당 섭취를 원하면서 유독 자극적인 음식을 찾게 된다. 특히 당이 많은 음식은 섭취 직후 도파민을 급격하게 분비시켜 일시적인 쾌감을 준다. 다만 실제로는 혈당과 호르몬 변동이 심해져 더 큰 피로와 불안을 유발할 수 있다.
기름진 음식도 좋지 않다. 과도한 포화지방이 쌓여 신체 염증 반응을 높이고, 코르티솔(스트레스 호르몬) 분비를 증가시켜 악순환을 만든다. 특히 염분이 많은 감자튀김, 햄버거, 떡볶이같은 음식은 체내 수분을 끌어들여 부종·피로감 등을 유발한다.
지난해 영국 의학저널(BMJ)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초가공식품 섭취량이 많을수록 불안과 일반적인 정신 장애 위험은 48~53%, 수면 장애의 위험은 40∼66%, 우울증 위험은 22% 더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초가공식품을 즐겨 먹을 경우 인지능력이 저하된다는 연구도 있다. 미국 미시간대학교 애슐리 기어하트 교수팀은 초가공식품 섭취와 우리가 배우고 기억하는 방식의 변화 사이에 연관성이 있으며 많이 섭취할수록 정신·수면 장애의 위험을 높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참가자들에게 8주간 한 그룹에는 지방과 당분이 높은 간식을, 다른 그룹에는 그렇지 않은 간식을 제공했다. 그 결과, 지방과 당분이 높은 간식을 먹은 참가자들은 중요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을 생성하는 뇌의 부위에서 활동이 훨씬 활발해진 것이 관찰됐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술을 찾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알코올도 신경계를 진정시키는 동시에 뇌의 회복을 방해한다. 알코올이 분해되는 과정에서 생성되는 아세트알데하이드가 수면 리듬을 깨고 다음 날의 피로감과 불안을 유발한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에 따르면 하루 한두 잔 수준의 음주라도 일주일에 3회 이상 지속하면 코르티솔 수치가 평균 18% 증가한다. 특히 스트레스가 심한 상태에서 마시는 술은 ‘스트레스 해소’보다 ‘중독 패턴’을 강화할 수 있다.
스트레스 완화에 도움이 되는 음식은?

자극적인 음식은 피하고 채소나 과일, 견과류, 우유 등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특히 우유는 단백질, 지방, 비타민 등 5대 필수 영양소를 모두 포함하고 있다. 트립토판이라고 불리는 필수 아미노산도 포함돼 있다. 트립토판은 심리적 안정을 돕는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의 원료가 된다.
또 알코올 대신 카모마일, 레몬밤 등 따뜻한 허브티가 좋다. 허브티는 불면증이나 스트레스, 감기 등의 해소에 널리 활용된다. 허브티의 향은 뇌의 감정 조절 부위를 자극해 불안감을 줄이고 기분을 전환시키는 아로마테라피 효과를 제공한다. 아울러 따뜻한 차를 마시는 행위 자체가 명상적 루틴이 돼 심리적 이완을 촉진한다.
견과류도 우울증 완화에 효과적이다. 견과류에는 마그네슘, 비타민 B군 등이 함유돼 있다. 마그네슘은 신경계를 진정시키고 근육 이완을 도우며, 비타민 B군은 스트레스 반응을 조절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한다. 호두에도 뇌 기능 개선과 감정 조절에 도움을 주는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하게 포함돼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