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이런 날이 오다니…쿠팡, 10년 운영한 '이 서비스' 공식 종료한다

2025-11-25 11:12

쿠팡의 선택, 새로운 이커머스 패러다임?!

쿠팡이 10년 가까이 운영해온 '정기배송' 서비스를 다음달 29일부로 공식 종료한다고 최근 밝히면서 반복구매 기반 서비스 시장 흐름 변화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AI가 생성한 자료사진.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AI가 생성한 자료사진.

쿠팡은 이미 지난 4월 신규 신청을 막고 기존 이용자만 유지하는 방식으로 전환한 바 있으며, 이번에는 그 유지 체계까지 전면 정리하는 수순에 들어갔다. 정기배송은 2015년 론칭돼 생수·기저귀·세제·반려동물 사료 등 반복 주기가 명확한 품목에 대해 자동 결제·자동 발송을 제공해 왔다. 배송 주기를 설정해두면 일정 할인 혜택과 함께 안정적 수요 확보라는 이점이 있었지만, 최근 배송 즉시성이 더욱 강화되면서 정기배송의 매력이 떨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기배송 종료, 왜 지금인가

정기배송 서비스 종료는 이커머스 업계의 구조 변화와 직결된 조치라는 해석이 이어지고 있다. 즉시 주문·즉시 배송 환경이 일상화되며 이용자들이 더 이상 정해진 주기를 설정해둘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않게 됐기 때문이다. 과거 반복 구매 품목은 정기배송을 통해 일정하게 확보할 수 있었으나, 현재는 주문한 다음 날(혹은 당일)에 받아보는 방식이 시장의 기본값이 되면서 자동 배송 모델의 효율이 낮아졌다.

업계에서는 정기배송이 오히려 물류·재고 관리 측면에서 즉시 배송보다 운영 부담이 크다는 지적도 제기해 왔다. 쿠팡은 정기배송 종료로 물류 효율성을 강화하고, 와우 멤버십을 중심으로 한 플랫폼 락인(lock-in) 전략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쿠팡 자료사진 1. / 뉴스1
쿠팡 자료사진 1. / 뉴스1

주요 플랫폼도 줄줄이 종료…시장 변화는 이미 시작

정기배송 종료 흐름은 쿠팡만의 사례가 아니다. SSG닷컴, 11번가, 다이소 온라인몰 등 주요 플랫폼 대부분이 정기배송 운영을 차례로 중단했다. 이들 업체는 운영비 대비 효율 저하, 이용률 감소 등을 이유로 들며 정기배송을 재검토해 왔고, 결과적으로 대부분이 철수를 선택했다.

정기배송 종료는 단순한 채널 축소가 아니라 반복 구매를 기반으로 한 이커머스 구조 자체가 빠르게 재편되는 흐름을 상징한다. 소비자 구매 패턴이 ‘미리 주기를 정해서 주문’하는 방식보다 ‘필요한 순간 즉시 주문’하는 방식으로 완전히 이동했다는 점을 보여준다. 신선식품·생필품 구매까지 온라인 즉시 배송에 편입되면서 정기배송이 차지하던 역할은 자연스럽게 줄어들었다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는다.

쿠팡의 다음 전략은?!

정기배송 종료는 쿠팡이 생필품 구독 모델을 축소하려는 신호처럼 보이지만, 실질적으로는 배송 속도 경쟁 강화라는 큰 방향 아래에서 나온 조치로 분석된다. 쿠팡은 로켓배송·로켓프레시 영역을 확대하고 있으며, 인공지능 기반 수요 예측과 물류 자원 배치를 강화해 빠른 배송 체계를 고도화하고 있다. 와우 멤버십 중심 전략도 분명해지고 있다. 멤버십 가입 고객은 무료 배송·무료 반품·쿠팡플레이 등 여러 혜택을 동시에 누리며 플랫폼에 묶이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

정기배송 같은 개별 품목 구독보다 멤버십 기반 종합 혜택 모델이 더 높은 수익성과 락인 효과를 제공한다는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물류 측면에서도 쿠팡은 풀필먼트 센터 확장과 자동화 설비 도입을 이어가며 즉시 배송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쿠팡 자료사진 2. / 뉴스1
쿠팡 자료사진 2. / 뉴스1

정기배송 종료 후 소비자는 무엇이 달라질까?

소비자 입장에서 가장 먼저 궁금해지는 부분은 기존 정기배송 가입자 처리 방식이다. 종료일인 다음달 29일 이후 자동 결제는 모두 중단되며, 마지막 배송 건 이후 추가 발송은 진행되지 않는다. 별도의 해지 절차 없이 자동 종료될 가능성이 높아 이용자 불편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할인 혜택이 사라지는 만큼 일부 품목 가격은 변화가 있을 수 있지만, 쿠팡은 특정 생필품을 대상으로 와우 회원 할인, 타임특가, 기획전 등을 자주 운영하고 있어 실질 구매 비용이 크게 증가할 것이라는 우려는 제한적이다.

정기배송 대체 서비스는 현재로서는 별도로 제공되지 않지만, 대부분의 반복 구매 품목이 로켓배송·로켓프레시로 익일 배송되는 만큼 실질적인 이용 편의성 저하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가 이어진다.

쿠팡 로켓배송 자료사진. / 쿠팡 제공
쿠팡 로켓배송 자료사진. / 쿠팡 제공

이커머스 시장 구조 변화는 이제…

정기배송 종료는 한국 온라인 유통 시장의 변화 속도를 다시 한번 보여주는 사례다. 유통 산업은 10년 전 가격 경쟁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배송 속도·사용 경험을 핵심 가치로 삼는 시장으로 완전히 이동했다. 쿠팡이 로켓배송을 도입하며 ‘D+1 배송’을 표준화했고, 여기에 새벽배송까지 확산되면서 오프라인 장보기 시장까지 온라인 즉시 배송 체계에 편입됐다. 대형마트들은 PP센터로 전환하거나 오프라인 매장의 체험 기능을 강화하며 대응하고 있다.

빠른 배송 경쟁이 심화되는 과정에서 택배 노동자 과로 문제, 과대포장 폐기물 증가 등 해결 과제가 함께 떠오르고 있다는 점도 구조 변화 일부로 기록된다. 정기배송 시대가 막을 내리며 속도 중심 유통구조가 더 공고해지는 국면에서, 쿠팡의 해당 결정은 시장 흐름을 반영한 전략적 조정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home 권미정 기자 undecided@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