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는 잠시 덮어둬"~강기정 광주시장, 예비 사무관들의 ‘낭만’을 깨다

2025-11-24 02:38

"교과서는 잠시 덮어둬"~강기정 광주시장, 예비 사무관들의 ‘낭만’을 깨다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지난 21일, 광주광역시청 시민홀은 40여 명의 ‘예비 사무관’들이 뿜어내는 젊은 열정과 팽팽한 긴장감으로 가득 찼다. 책 속의 행정학 이론으로 무장한 이들 앞에 선 강기정 시장은, 달콤한 격려 대신 “행정은 시민의 삶을 바꾸는 가장 치열한 현장”이라는 묵직한 ‘현실’을 던지며, 이들의 잠자던 공직관을 흔들어 깨웠다.

강기정 광주광역시장이 21일 시청 1층 시민홀에서 '행정현장 탐방 및 멘토링 프로그램'에 참여한 전남대학교 행정학과 학생 40명과 만나 '행정현장에서 배우는 공직자의 역할과 현장소통의 중요성'을 주제로 소통하고 있다. /광주광역시 제공
강기정 광주광역시장이 21일 시청 1층 시민홀에서 '행정현장 탐방 및 멘토링 프로그램'에 참여한 전남대학교 행정학과 학생 40명과 만나 '행정현장에서 배우는 공직자의 역할과 현장소통의 중요성'을 주제로 소통하고 있다. /광주광역시 제공

####“행정은 서비스가 아니라, 신뢰다”

강 시장의 특강은 교과서에 나오지 않는 이야기들로 채워졌다. 그는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시민의 신뢰를 얻지 못하면 한낱 종잇조각에 불과하다”고 잘라 말했다. 행정의 본질이 효율적인 업무 처리가 아닌, 시민과의 끈끈한 신뢰 관계를 쌓아가는 과정에 있음을 강조한 것이다. 이는 ‘민원’을 ‘숫자’로만 배워왔을 학생들에게, 행정이 결국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이라는 사실을 일깨운 죽비(竹篦)와도 같았다.

강기정 광주광역시장이 21일 시청 1층 시민홀에서 '행정현장 탐방 및 멘토링 프로그램'에 참여한 전남대학교 행정학과 학생 40명과 만나 '행정현장에서 배우는 공직자의 역할과 현장소통의 중요성'을 주제로 소통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광주광역시 제공
강기정 광주광역시장이 21일 시청 1층 시민홀에서 '행정현장 탐방 및 멘토링 프로그램'에 참여한 전남대학교 행정학과 학생 40명과 만나 '행정현장에서 배우는 공직자의 역할과 현장소통의 중요성'을 주제로 소통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광주광역시 제공

####‘합격 비법’보다 값진 ‘선배의 땀’

이날 프로그램의 진짜 백미는 ‘선배와의 대화’였다. 시청 곳곳에서 땀 흘리고 있는 전남대 행정학과 출신 선배 공무원들은, ‘어떻게 하면 시험에 붙는가’라는 기술적인 조언 대신, ‘공무원으로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라는 철학적인 고민을 후배들과 나눴다. 야근으로 지새운 밤의 이야기, 정책 하나로 시민의 삶이 바뀌는 것을 보며 느꼈던 벅찬 보람 등, 책상 위에서는 결코 배울 수 없는 ‘진짜 공직’의 민낯이 생생하게 전달됐다.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행정을 만났습니다”

멘토링에 참여한 4학년 유민상 학생의 소감은 이날 행사의 모든 것을 함축했다. 그는 “그동안 머리로만 이해했던 행정이, 시장님과 선배님들의 이야기를 통해 비로소 가슴으로 느껴졌다”며 벅찬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오늘의 경험이, 단순히 시험에 합격하는 것을 넘어 어떤 공무원이 되어야 할지를 고민하게 하는 소중한 나침반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미래의 광주, ‘사람’에게 투자하다

광주시의 이번 시도는, 지역의 미래가 결국 ‘사람’에게 달려있다는 당연한 진리를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었다. 청년들이 지역을 떠나지 않고, 자신이 나고 자란 곳의 미래를 책임질 훌륭한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시청의 문턱을 활짝 열어젖힌 것이다. 이론과 현실의 건강한 만남이, 과연 어떤 ‘명품 공무원’들을 탄생시킬지 광주의 미래가 주목된다.

home 노해섭 기자 noga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