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소지가 ‘동(洞)’이라는 이유만으로~"도시 속 ‘투명 농민’의 눈물

2025-11-24 00:41

‘도시 농촌동 역차별 해소’ 특별법 제정 건의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대한민국 대도시의 화려한 불빛 뒤편, 행정구역상 ‘동(洞)’에 산다는 이유만으로 농민의 자격마저 박탈당한 채 신음하는 ‘투명 농민’들의 절규가 광주시 광산구의회에서 터져 나왔다. 지난 21일, 광주시 광산구의회는 “주소지가 도시라는 낡은 잣대가, 땀 흘려 땅을 일구는 도시 농부들의 생존권을 위협하고 있다”며, 이 시대착오적인 역차별을 끝장낼 특별법 제정을 정부와 국회에 강력히 촉구하고 나섰다.

####통계의 착시, ‘사라지는 농촌’

이번 건의안의 핵심은 ‘구조적 불평등’이다. 과거 도시가 팽창하면서 농촌 지역이 대거 ‘동’으로 편입됐지만, 정부의 정책은 여전히 ‘도시’와 ‘농촌’을 가르는 낡은 이분법에 갇혀 있다.

윤혜영 의원은 “이로 인해 사회보장, 세제 혜택 등 최소 23개가 넘는 정부 지원 사업에서 도시 농민들은 원천적으로 배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도시 전체 인구에 가려 농촌동의 심각한 인구 감소가 보이지 않는 ‘통계적 착시’ 때문에, 지방소멸 위기 대응 지원에서도 소외되는 이중의 고통을 겪고 있다고 그는 호소했다.

####같은 땀, 다른 대우…헌법 정신의 유린

이는 단순히 돈 몇 푼의 문제가 아니다. 똑같이 땅을 일구고, 똑같이 땀 흘리는 농민임에도 불구하고, 단지 주소지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차별받는 것은 명백한 ‘헌법 정신의 유린’이라는 것이 구의회의 판단이다. 농업의 공익적 가치를 지키고 식량 안보에 기여하는 도시 농민들의 정당한 권리가, 낡은 행정 편의주의에 의해 짓밟혀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특별법으로 ‘공정한 출발선’을

구의회는 이 꼬인 매듭을 풀 해법으로 ‘도농복합지역 농업 활성화 지원 특별법’ 제정을 제시했다. 이 법을 통해 ‘읍·면’과 ‘동’을 가르는 불합리한 차별을 없애고, 모든 농민이 동등한 조건에서 지원받을 수 있는 공정한 출발선을 만들자는 것이다. 또한, 농어촌 기본소득과 같은 새로운 정책을 시범 도입할 때, 가장 소외되었던 도시 농촌동을 우선적으로 포함시켜 정책의 효과를 극대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광산의 외침, ‘농도(農道)’의 자존심을 지킬까

이번 건의안은 단순히 광산구만의 문제가 아닌, 대한민국 모든 대도시가 안고 있는 구조적 모순에 대한 날카로운 지적이다. ‘농도(農道)’의 심장부에서 터져 나온 이 절박한 외침이, 과연 책상머리에 앉아 현실을 외면하는 중앙정부와 국회의 두꺼운 벽을 넘어, 도시 속 ‘투명 농민’들의 눈물을 닦아주는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home 노해섭 기자 noga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