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차가운 시멘트 벽에 갇혀 이웃의 얼굴조차 잊고 살아가는 ‘각자도생’의 시대. 광주시 광산구의회가 “이대로는 안 된다”며 ‘공동체 회복’이라는 시대적 화두를 들고나왔다. 지난 21일, 광산구의회는 단순한 조례가 아닌, 국가적 차원의 법률 제정을 통해 무너진 풀뿌리 자치를 되살리고, 사람의 온기가 넘치는 따뜻한 경제를 만들자고 국회와 정부에 강력히 촉구하고 나섰다.
####마을, 민주주의의 가장 작은 학교
이번 건의안의 핵심은 ‘주민 주권의 회복’이다. 조영임 의원은 “민주주의는 광장이 아닌, 바로 우리가 살아가는 ‘마을’에서 시작된다”며, “주민 스스로가 동네의 문제를 발견하고, 머리를 맞대 해결해 나가는 과정이야말로 가장 살아있는 민주주의 교육”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현재의 마을공동체 사업은 법적 근거가 미비해, 행정의 입맛에 따라 흔들리는 불안한 처지에 놓여있다는 것이 그의 진단이다.
####‘무늬만 자치’를 넘어, ‘진짜 주인’으로
‘주민자치회 법제화’ 요구도 같은 맥락이다. 현재 시범 운영 중인 주민자치회는 법적 권한이 없어, 행정의 ‘들러리’나 ‘자문기구’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구의회는 주민자치회에 마을 계획 수립과 예산 편성의 실질적인 권한을 부여하는 법률을 만들어, 주민들이 ‘무늬만 주인’이 아닌, 마을의 ‘진짜 주인’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돈보다 ‘사람’, 경쟁보다 ‘상생’
경제 패러다임의 전환도 촉구했다. 무한 경쟁과 승자독식의 시장 논리로는 사회적 양극화와 불평등을 결코 해결할 수 없다는 인식 아래, 협동과 연대를 기반으로 하는 ‘사회연대경제’를 새로운 대안으로 제시했다. ‘사회연대경제기본법’을 제정해, 이윤이 지역 밖으로 빠져나가지 않고 다시 우리 이웃에게 돌아가는 ‘따뜻한 경제 생태계’를 만들자는 것이다.
####광산의 외침, 여의도를 움직일까
광산구의회의 이번 건의안은 단순히 지역의 민원을 넘어, 우리 사회가 직면한 공동체 붕괴라는 근본적인 위기에 대한 절박한 외침이다. 이들의 목소리가 과연 ‘정치의 계절’에 갇힌 여의도의 두꺼운 벽을 넘어, 우리 사회를 더 따뜻하고 건강하게 만드는 실질적인 입법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이제 국회와 정부가 답할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