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회찬, 페북에 "짜빠구리 재료를 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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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연합뉴스] 진보정의당 노회찬 전 의원(@hcroh)이 페이스북을 통

[출처=연합뉴스]
진보정의당 노회찬 전 의원(@hcroh)이 페이스북을 통해 부인 김지선 씨에 대한 간단한 심경을 밝혔습니다.
노 전 의원은 11일 '난중일기'라는 글을 통해 "아내의 출마소식은 신혼 초 아내의 입원소식만큼 반갑지 않다. 그러나 어떡하랴. 때는 이미 온 것을"이라고 전했는데요.
그는 "아내가 국회 정론관에서 출마선언을 한 날 돌아오면서 이제 당신이 집안일을 해야 한다고 내게 말했다. 짜빠구리 레시피를 되뇌며 집으로 간다"면서 김지선씨의 노원병 출마를 돕겠다는 뜻을 전했습니다.
노 전 의원의 부인 김지선씨는 지난 10일 '4.24 서울 노원병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습니다.
다음은 노 전 의원이 쓴 일기 전문입니다.
난중일기 3월 11일(월) 맑음
짜빠구리 재료를 사다
아내가 국회 정론관에서 출마선언을 한 날 돌아오면서 정색하며 내게 말했다.
“이제부터 당신이 집안일을 해야 해. 그동안 내가 해 온 만큼만 해줘요.”
그 말을 듣는 순간 후회가 밀물처럼 밀려왔다.
‘이런 날이 올 줄 알았다면 그동안 가사노동에 좀 더 많은 역할을 해두는건데..’
사실 예전에는 가사노동을 즐긴 편이었다. 특히 음식 만들기는 참 좋아했다.
싸고 질좋은 제철 음식재료를 장만하기 위해 멀리 있는 시장을 찾아다녔고 조리도구에도 관심이 많아 해외여행 갔다가 현지에서 구입한 생선회칼을 기내로 반입하려다 소동을 벌인 적도 있었다. 각종 양념과 향신료를 무턱대고 구입하는 바람에 구박도 많이 받았다.
그래선가 결혼 초기 아내가 아파서 며칠 입원했을 때 걱정도 되었지만 내심 쾌재를 부르기도 했다.
‘드디어 때가 왔다’
병원에서 나오는 밥을 못먹게 하고 매끼 집에서 각종 죽을 쒀서 입원실로 날랐다. 야채죽, 버섯죽, 계란죽, 쇠고기죽, 해물죽 등등. 자연산 홍합을 구하지 못해 죽의 지존 홍합죽을 먹이지 못한 것은 한동안 마음의 상처로 남기도 했다.
결혼하고 한달 쯤 지난 어느 일요일, 처남이 예고없이 찾아왔다. 아내는 바깥행사에 참가하느라 집에 없었다. 마침 그 때 나는 방안에 신문지를 깔고 앉아 알타리김치를 담그고 있었다. 전날 사다가 다듬고 절여놓았던 알타리에 젓갈을 듬뿍 넣어... 처남은 이 낯선 광경에 다소 놀라는 눈치였고 소문은 빠르게 처가식구들에게 번졌다. 이 효과는 한 삼년 간 것으로 기억된다!
시간이 지나면서 나의 음식 만들기 메뉴는 계속 혁신되어 갔다. 매생이 굴국에서 프랑스식 홍합찜요리로, 표고버섯 가니쉬를 곁들인 비프스테이크를 거쳐 최근엔 중국 광저우식 생선찜요리인 칭쩡위로 동서양을 망라하였다. 그러나 동시에 음식 만들기는 뜸해졌고 성격도 변질되어 갔다. 생활의 일부에서 민심이반을 수습하기 위한 일회성 이벤트로 전락해 갔다.
그러다보니 이번 아내의 출마소식은 신혼초 아내의 입원소식만큼 반갑지 않다. 그러나 어떡하랴. 때는 이미 온 것을.
어제 들어오며 집앞 가게에 들러 짜파게티와 너구리 다섯 개씩 샀다. 주인아주머니가 배시시 웃는다. 짜빠구리 해 드시게요? 인터넷에서 본 짜빠구리 레시피를 되뇌며 집으로 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