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위키트리 최학봉 선임기자] 부산 해운대구 우동 ‘힐스테이트 해운대센트럴’ 준공을 둘러싸고 인접 원룸 세이죤빌의 피해 문제가 지속되고 있다.
시공사 H사는 공사 중 피해 사실을 인정하고 합의서를 작성했지만, 정작 최종 책임을 지는 시행사 로드비치PFV 측의 미흡한 대응이 갈등 장기화의 핵심 원인으로 지적된다.
공사 중에 약속은 있었지만, 준공 후 책임을 실제로 지는 주체는 시행사다. 그러나 로드비치PFV는 인접 피해 해결에 사실상 손을 놓으면서 피해자만 민사 소송으로 내몰리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
■ 준공만 통과하면 끝?…행정 구조와 시행사의 책임 회피
해운대구청은 준공 승인과 인접 피해 민원은 별도 절차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현행 법제의 틀 안에서는 이해 가능한 설명이지만, 실제 피해자는 보호받지 못하는 구조다.
준공 이후 실질적 책임을 져야 하는 시행사 로드비치PFV가 시공사와 절충하여 민원을 해결해야 한다.
건축법상 인접 건물 피해는 민사 영역으로 분류되어 행정기관 개입이 어렵다는 점을 시행사가 사실상 ‘방패막’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 두 차례 합의 있었지만…이행은 ‘제로’ 핵심 책임주체인 시행사, 조정 역할 방기
세이죤빌 건물주 A씨와 시공사 H사 사이에는 두 건의 합의서가 존재한다. 9월 18일자 공사일정확약서: 옥상방수·담장복구 등 6개 항목을 9월 25일까지 완료 10월 31일자 시공합의서: 외벽 청소·방수공사 등 11월 내 완료 명시다.
표면적으로는 시공사 H사가 공사를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H사는 “시행사와 협의가 필요한 사항”이라고 밝힌 바 있다.
즉, 공사 이행의 최종 결재권과 승인권을 가진 시행사 로드비치PFV가 명확한 지시나 승인 조치를 내리지 않았고, 이로 인해 합의가 공문서에 그친 셈이다.
결국 이행되지 않은 합의의 책임은 시행사 측의 조정 거부·방기에서 비롯된 문제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 실외기·환풍구…설계·배치 문제도 사실상 시행사 책임 상가 설비 배치 최종 승인권은 시행사
문제가 된 상가 옥상은 실외기 6대, 공조기 수십 대가 인접 원룸과 1.1m 거리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이 구조가 주민 피해를 유발하고 있음에도, 설비 배치의 최종 결정권은 시공사가 아니라 시행사에 있다.
A씨는 “H사 관계자들은 설계상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의견을 밝혔지만, 시행사에서 결정을 미루면서 아무 조치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건축 전문가는 “상가 환기 시스템과 인접 주거지 간 거리 기준을 판단하는 역할 역시 시행사의 책임 범위”라며 “시행사가 리스크 최소화를 위해 설비 배치를 조정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 남은 해결책은 민사뿐…피해자 부담은 고스란히
시행사 책임 회피로 피해자만 소송 리스크 떠안아 A씨는 시행사 로드비치PFV에 내용증명을 발송하며 법적 조치를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민사소송은 긴 시간과 비용, 그리고 높은 입증 부담이 뒤따른다.
법률 전문가들은 “공사 중 작성된 합의서는 증거가 될 수 있으나, 시행사가 합의를 이행하도록 강제할 장치는 없다”며 “시행사의 조정 역할 부재가 피해자를 민사 절차로 내몰고 있다”고 지적했다.
■ 문제의 본질: ‘공사 후 책임 없는 시행사 구조’
시행사는 준공뒤 사라진다. 이번 사례는 시공사의 이행 문제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시행사가 인접 피해 해결을 위한 조정·승인 권한을 행사하지 않고 방기한 것이 갈등의 원인이다.
전문가들은 준공검사 절차에 인접 피해 여부 확인, 시행사의 책임 검증, 합의 이행 의무화
등을 제도적으로 포함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건축행정 전문가는 “건물 완성만 확인하는 준공 제도는 실질적 피해자를 보호하지 못한다”며 “시행사의 최종 책임을 제도화하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피해자 “시행사가 약속을 무시했다…끝까지 책임 묻겠다”
A씨는 “H사가 합의를 여러 번 했지만 시행사에서 아무 조치를 하지 않아 결국 해결되지 않았다”며 “공사 편의를 위해 5년 동안 협조했는데, 시행사는 준공 후 잠적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취재기자는 사실 확인을 위하여 공사를 진행한 시공사 홍보팀에 반론을 요구하자 시공사측은 이번 민원과 관련해 11월 13일 오전 “시공사는 방수 등 당사 시공 범위에 해당하는 모든 보수는 이미 완료됐으며, 이는 해운대구청 건축과 팀장, 시행사 대표, 시행사 공무팀장 민원인도 확인한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어 “현재 남아 있는 사안은 시행사와 민원인 간 협의해야 할 인테리어 보상금 조율 문제로, 시공사와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고 덧붙였다.
이어 취재를 진행하던 기자는 13일 오후, 민원인에게 해당 사안을 다룬 위키트리 기사에 관심을 보인 지상파 MBC생방송 '오늘아침'이 서울에서 부산으로 내려와 취재를 하려고 한다는 사실을 민원인에게 전했다. 위키트리도 후속 기사를 준비하고 있다고 전하자 민원인은 13일 오전의 합의 내용을 숨긴 채 모든 취재 요청을 거부했다.
민원인은 위키트리 보도 이후 13일 오전 해운대구청, 시행사 대표, 시공사 관계자를 만난 뒤 언론 노출에 대해서는 선을 긋는 모습을 보였다.
“위키트리 후속 취재 결과 민원인은 해운대구에 지속적으로 민원을 제기한 뒤, 시행사로부터 수억 원대의 위로금을 수령했으며 마지막에는 인테리어 비용을 추가로 요구하며 다시 민원을 제기한 상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