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면, 불닭 아니었다…일본에서 최고의 국물로 선정된 '한국 라면'

2025-11-04 13:35

깊은 풍미와 쫄깃한 식감으로 뜨거운 반응 얻어

우리 식탁의 오랜 친구인 봉지 라면. 하지만 이 라면이 아시아를 넘어 미식의 나라 일본 전문가들의 입맛까지 완벽하게 사로잡았다면 믿을 수 있을까.

한국 라면 자료사진 / humanaut-shutterstock.com
한국 라면 자료사진 / humanaut-shutterstock.com

단순히 매운맛이 아닌, 깊은 해물 풍미와 쫄깃한 식감으로 해외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는 주인공은 바로 농심 '오징어짬뽕'이다.

◆ 일본 최고 권위지의 극찬: 아시아 즉석면 톱10에 오르다

농심 오징어짬뽕은 일본의 권위 있는 경제 매체 닛케이 신문(NIKKEI)의 주말판 부록 닛케이플러스원(NIKKEI PLUS1)이 '밥과 잘 어울리는 아시아의 즉석면 요리 톱10'에서 당당히 3위를 차지했다. 이는 한국 라면의 대표 주자인 신라면이나 세계적 열풍을 일으킨 불닭볶음면과는 또 다른, 해물 라면의 독자적인 경쟁력을 입증한 사건이다.

이 순위 선정에는 일본의 요리 연구가, 음식문화 연구가, 즉석면 애호가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이들은 각 제품의 성분, 맛, 식감 등을 세밀하게 평가했으며, 오징어짬뽕을 두고 "쫄깃한 굵은 면발의 해물탕"이라고 극찬했다. 특히 면발의 찰기가 강하고, 해물 베이스의 깊은 국물 맛이 밥과 함께 먹기 최고의 조합이라고 평가해 주목받았다. 이는 싱가포르의 락사라면(1위), 대만의 만한대찬 파우육면(2위) 등 쟁쟁한 아시아 각국의 면 요리들과 경쟁하여 얻어낸 성과라 더욱 의미가 크다.

◆ 독보적인 매력: '오짬'의 해물 국물과 굵은 면발

오징어짬뽕 라면 / 농심
오징어짬뽕 라면 / 농심

오징어짬뽕의 핵심 매력은 국내 라면 중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해물 베이스의 시원하고 깔끔한 국물 맛이다. 인공적인 해물향 대신 오징어 엑기스와 각종 해물 페이스트를 사용해 깊은 짬뽕의 풍미를 구현했다. 나트륨 함량이 높지 않으면서도 얼큰하고 시원한 감칠맛이 살아 있어, 한국의 '국물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외국인들에게도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는 분석이다.

또한, 일반 라면보다 두께감이 느껴지는 굵은 면발은 국물을 잘 흡수하면서도 쫄깃함을 유지해 해물 칼국수나 정통 짬뽕 면발 같은 식감을 선사한다. 이 굵고 탱글탱글한 면발과 건더기로 포함된 풍성한 오징어 건더기는 씹는 재미를 더해 '맛의 복합성'을 높여준다.

◆ 해외 소비자의 재발견: 한류 드라마를 넘어 '실생활 음식'으로

과거 한국 라면의 인기는 주로 '신라면'의 매운맛이나 K-드라마, 영화('기생충'의 짜파구리) 등 한류 콘텐츠에 힘입은 바가 컸다. 그러나 오징어짬뽕의 성공은 '특정 상황이 아닌 일상적인 맛'으로 한국 라면이 소비되기 시작했음을 보여준다.

해외 소비자들은 오징어짬뽕을 단순한 인스턴트 식품이 아닌, 해산물을 활용한 '프리미엄 한식 면 요리'로 인식하는 경향을 보인다. 국물에서 느껴지는 야채와 해물의 조화로운 풍미가 복합적이고 자연스럽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처럼 오징어짬뽕은 강렬한 매운맛을 내세우기보다, 한국의 해물 요리 문화를 자연스럽게 담아내면서 아시아 미식 시장에서 K-푸드의 저변을 넓히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오징어짬뽕은 이제 한국의 '국민 해물 라면'을 넘어, 전 세계인의 식탁에서 일상적인 K-푸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앞으로도 오징어짬뽕이 보여줄 글로벌 활약이 기대된다.

home 김지현 기자 jiihyun1217@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