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성이 구급차로 실려 들어온다. 오른쪽 발목부터 허벅지까지 붕대가 감겨 있고, 구급대원들이 다급히 응급처치를 시작한다. 통증을 견디지 못한 여성이 팔을 휘젓자 함께 탄 아들이 어머니를 붙잡는다.
30일 JTBC는 여전히 반복된 '응급실 뺑뺑이' 사건에 대해 보도했다.
지난 14일 오후 8시 24분쯤, 경남 창원의 한 횡단보도에서 60대 여성이 1톤 화물트럭에 치이는 사고가 발생했다. 목격자는 “정신이 명료했고, 일으켜달라고 말할 정도로 의식이 뚜렷했다”고 증언했다.

구급대원들은 신고를 받고 2분 만에 현장에 도착했다. 그러나 이후 구급차가 향한 곳은 병원이 아닌 불과 50미터 떨어진 119안전센터였다. 환자를 이송할 병원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구급대원들은 여러 병원에 전화를 걸며 상황을 설명했지만 돌아온 답변은 모두 같았다.
“환자가 차 바퀴에 끌려 우측 다리가 심하게 골절되고 근육이 노출됐다. 외상센터에서도 수용이 어렵다고 한다.”
다른 병원도 사정은 비슷했다. “정형외과가 비상 근무 중이 아니라 받을 수 없다”, “지금은 의료진이 부족하다”는 말만 반복됐다. 구급대원들의 요청에도 병원들은 연이어 ‘어렵다’고 답했다.
여성의 아들도 직접 병원에 연락해봤지만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여성의 상태는 급격히 악화됐다. 당시 구급대원은 “통증이 너무 심해 살려달라고 외쳤지만, 나중엔 말조차 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구급대원들은 창원 인근 병원은 물론, 100km 떨어진 대구의 응급실까지 총 25곳에 연락을 시도했다. 30차례에 걸쳐 환자를 받아달라고 요청했지만 모두 거절당했다. “중환자는 수용이 어렵다”, “병상이 없다”, “의료진이 부족하다”는 이유였다.
창원 지역의 한 병원 관계자는 “우리 병원에서도 감당하기 어려운 환자”라고 했고, 다른 병원 관계자는 “창원 내에서 받을 수 있는 병원이 하나도 없으며 부산과 인근 지역 외상센터도 모두 거부했다”고 말했다.
시간은 계속 흘러갔다. 여성은 점점 의식을 잃어갔다. 구급대원은 “처음에는 말도 잘했지만 점점 반혼수 상태로 빠졌다”고 전했다.
결국 여성이 혼수 상태에 빠진 뒤에야 한 병원이 수용을 결정했다. 처음 연락했을 때 거절했던 병원이었다. 사고 발생 후 87분이 지나서야 환자는 병원으로 이송됐다.
그러나 이미 늦었다. 여성은 중환자실에서 7시간 동안 치료를 받았지만 결국 숨졌다.
이번 사건은 응급환자 수용 체계의 한계를 드러낸 사례로 지적되고 있다. 병상 부족과 의료 인력 불균형으로 인해 생명이 위태로운 환자가 1시간 넘게 이송 병원을 찾지 못하는 현실이 반복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응급의료체계의 구멍을 방치할 경우 유사한 비극이 계속될 것”이라며 “지자체와 정부 차원의 근본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