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3분 양치' 지켜도 이가 계속 썩는 이유, 알고 나면 소름 돋습니다

2025-10-29 22:21

치아의 숨겨진 적, 당신도 모르는 법랑질 파괴
당신의 치아 건강을 위협하는 일상적 습관들

하얗고 단단한 치아는 건강의 상징이지만, 그 겉면을 감싸고 있는 ‘법랑질’은 생각보다 쉽게 손상된다.

법랑질은 신체에서 가장 단단한 조직이지만, 한 번 닳거나 부식되면 스스로 재생되지 않는다. 문제는 우리가 무심코 하는 일상 습관 속에 법랑질을 파괴하는 요인들이 숨어 있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특히 산성 음료, 잘못된 양치 습관, 이갈이를 치아 건강의 ‘3대 적’으로 꼽는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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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산성 음료의 과다 섭취는 법랑질 침식의 가장 흔한 원인이다. 탄산음료, 에너지드링크, 과일주스처럼 산도가 높은 음료는 마시는 순간 입 안의 pH를 급격히 떨어뜨린다. 법랑질은 pH 5.5 이하에서부터 약해지기 시작하는데, 콜라의 pH는 평균 2.5, 레몬주스는 2.0 수준이다. 산성 물질이 치아 표면에 닿으면 법랑질이 녹듯이 부드러워지며, 이 상태가 반복되면 점차 얇아지고 투명해진다. 한국치과보건협회에 따르면 하루 한 잔 이상 탄산음료를 마시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법랑질 부식 위험이 약 2.5배 높다. 음료를 마신 직후 양치질을 하면 더 위험하다. 산에 의해 부드러워진 표면이 칫솔의 마찰로 더 쉽게 닳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산성 음료 섭취 후 최소 30분은 지난 뒤에 양치하거나, 물로 입을 헹궈 중화시키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둘째, 무심코 반복하는 잘못된 양치 습관도 법랑질을 손상시킨다. 깨끗이 닦겠다는 생각에 세게 문지르거나, 단단한 칫솔모를 사용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이런 습관은 치아 표면을 물리적으로 깎아내는 결과를 낳는다. 치과의사협회 조사에 따르면 국민의 40% 이상이 ‘강한 압력으로 닦아야 깨끗이 닦인다’고 생각하지만, 이는 오히려 치경부 마모증(치아 뿌리 부위가 패이는 현상)을 유발할 수 있다. 마모가 진행되면 법랑질이 사라지고 그 아래의 상아질이 노출되면서 시린 증상이 나타난다. 올바른 양치법은 ‘힘’보다 ‘시간’이다. 칫솔은 부드러운 모를 사용하고, 잇몸에서 치아 방향으로 쓸어내리듯 2~3분간 가볍게 닦는 것이 이상적이다. 또한 식사 직후보다는 침의 자연 분비를 기다려 20~30분 후에 양치하는 것이 법랑질 보호에 유리하다.

셋째, 이갈이는 법랑질을 파괴하는 ‘보이지 않는 주범’이다. 수면 중 무의식적으로 이를 갈면 강한 압력이 지속적으로 가해져 법랑질이 점점 닳는다. 특히 스트레스가 많은 사람에게서 흔히 나타나는 습관으로, 자는 동안 치아에 가해지는 압력은 최대 250kg에 달한다. 이는 식사할 때보다 약 6배나 강한 힘이다. 치아가 갈리면서 법랑질이 얇아지고, 미세 균열이 생기며, 결국 치아 모양이 변형되기도 한다. 아침에 턱이 뻐근하거나 두통이 잦다면 수면 중 이갈이를 의심해야 한다. 치과에서는 맞춤형 마우스피스를 착용해 마찰을 줄이고, 턱 근육 긴장을 완화시키는 물리치료나 스트레스 관리법을 병행하도록 권장한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PeopleImages-shutterstoc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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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랑질이 손상되면 그 아래의 상아질이 노출돼 차가운 음식이나 단 음식에 시린 통증을 느끼기 쉽다. 또 치아가 노랗게 보이거나 표면이 거칠어져 착색이 더 잘 된다. 초기에는 단순한 미용 문제로 생각할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충치와 잇몸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법랑질이 한 번 닳으면 다시 자라지 않기 때문에, 예방이 곧 치료다.

치아를 지키기 위해서는 작은 습관부터 바꿔야 한다. 첫째, 산성 음료는 빨대를 이용해 치아와의 접촉을 최소화하고, 마신 뒤 물로 입을 헹군다. 둘째, 양치는 하루 세 번, 부드럽게, 최소 2분 이상 시간을 들여 한다. 셋째, 수면 중 이갈이가 의심된다면 치과를 방문해 조기에 교정한다. 그리고 불필요한 미백제나 연마 성분이 강한 치약은 오히려 표면을 손상시킬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법랑질은 한 번 잃으면 되돌릴 수 없지만, 꾸준히 관리하면 평생 건강한 치아를 유지할 수 있다. 탄산음료를 물로 대체하고, 올바른 양치습관을 들이고,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만으로도 법랑질은 충분히 보호된다. 치아는 우리 몸의 입구이자 건강의 출발점이다. 하얀 미소를 오래 지키고 싶다면, 오늘부터 법랑질을 지키는 생활습관을 실천해야 한다.

home 위키헬스 기자 wikihealth75@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