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관광지서 바가지요금 당했다면? ‘이곳’에서 어디서든 신고 가능

2025-10-28 13:08

‘지역번호+120’·‘1330’으로 통합 운영
관광객 누구나 간편하게 이용 가능

관광지나 지역 축제 현장에서 바가지요금을 당했다면 이제 QR코드 한 번으로 바로 신고할 수 있다.

캠퍼스에서 학생들이 푸드트럭에서 구매한 음식을 먹고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캠퍼스에서 학생들이 푸드트럭에서 구매한 음식을 먹고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지역축제나 관광지에서 바가지요금을 당했을 때 어디에 신고해야 할지 막막했던 경험이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긴급 상황이라면 112나 119처럼 바로 연결되는 번호가 있지만 가격 문제나 서비스 불만 같은 민원은 얘기가 다르다. 보통은 해당 지자체 홈페이지나 민원센터를 찾아야 하는데, 그마저도 주말이나 공휴일에는 사실상 닫혀 있다. 현장에서 불합리한 일을 겪어도 전화 연결이 어렵고, 신고 절차도 복잡해 결국 “그냥 참고 말자”는 선택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사례들은 종종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뒤늦게 알려지곤 한다. 지역 축제나 관광지에서 지나치게 비싼 음식값이나 터무니없는 요금 사례가 누리꾼들 사이에서 공유되면, 언론이 보도하고 여론이 들끓은 뒤에야 지자체가 부랴부랴 시정에 나서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미 행사는 끝나 있고 피해자는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문제는 이런 일이 반복되면서도 제도적으로 실질적인 개선이 쉽지 않았다는 점이다. 결국 신고 절차가 번거롭고 접근성이 떨어지니, 상인들 입장에선 ‘걸리지만 않으면 된다’는 식으로 관행이 이어져 온 것인지도 모른다.

이런 구조적인 불편과 방치를 해결하고자 정부가 신고 체계를 손보기로 나섰다. 관광객이 현장에서 바로 바가지요금을 신고할 수 있도록 QR코드 기반의 간편 신고 서비스를 도입한다.

행정안전부는 관광객이 현장에서 겪는 불편을 보다 쉽게 신고할 수 있도록 지자체별로 분산돼 있던 바가지요금 신고 창구를 정비하고 QR코드 기반의 간편 신고 방식을 도입한다고 28일 밝혔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 ‘지역번호+120’·‘1330’으로 통합…QR코드로 현장 즉시 신고

그동안 관광객들은 지역마다 신고 창구가 달라 어디로 연락해야 하는지 혼란을 겪는 경우가 많았다. 일부 지역에서는 현장 불만을 즉시 접수할 수 있는 체계가 마련돼 있지 않아 여행 도중 바가지요금을 경험해도 신고를 포기하는 사례가 이어졌다. 정부는 이러한 불편을 줄이기 위해 신고 체계를 중앙정부 차원으로 일원화하기로 했다.

우선 기존에 각 시·도별로 운영되던 신고 창구를 ‘지역번호 + 120’ 지자체 신고 시스템과 한국관광공사가 운영하는 ‘1330’ 관광불편신고센터로 연계해 통합 운영한다. 관광객이 두 번호 중 하나로 신고하면 내용이 즉시 해당 지자체와 관계기관으로 전달돼 현장 확인과 시정, 필요시 제재까지 이어지게 된다.

이번 조치의 핵심은 QR코드를 활용한 간편 신고 서비스다. 관광객은 관광지도나 안내 책자, 주요 관광지 포스터에 부착된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스캔해 즉시 신고할 수 있다. 전화 연결이나 홈페이지 접속 없이 현장에서 곧바로 불편사항을 전달할 수 있어 접근성과 편의성이 크게 높아진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 QR코드 홍보 강화…공정하고 투명한 관광환경 조성 목표

정부는 QR코드 신고 창구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온·오프라인 통합 홍보도 추진한다. 각 지자체 누리집과 한국관광공사가 운영하는 ‘대한민국 구석구석’, ‘Visit Korea’ 등 주요 관광 플랫폼에 바가지요금 신고 안내를 강화하고, 전국 관광안내소와 지역축제 홍보물에도 QR코드를 삽입해 국내외 관광객 누구나 동일한 방식으로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행정안전부는 이번 제도 개선이 단순히 불편 신고 창구를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관광 신뢰도를 높이는 기반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바가지요금은 일회성 피해를 넘어 지역 이미지와 국가 관광 경쟁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바가지요금 신고 창구를 개선해 관광객이 현장에서 겪는 불편을 신속하게 해결할 수 있도록 했다”며 “정부는 지방정부와 협력해 공정하고 투명한 관광환경을 조성하고, 관광객의 신뢰를 높여 지역경제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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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정혁진 기자 hyjin27@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