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들도 5년 내에 달러로 일상에서 계산할 것” 전문가 파격 예측

2025-10-24 14:07

“원화 스테이블은 헛발질... 은행도 진짜 위협 느끼고 있다”

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만든 사진.
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만든 사진.

"앞으로 5년 안에 우리가 시장에서 달러로 계산하게 될 것이다." 한 대학 교수가 이처럼 충격적인 예측을 내놔 화제를 모으고 있다. 원화가 아닌 달러 스테이블 코인이 일상 결제 수단이 된다는 것이다.

'한국은행은 중요한 걸 아직도 모릅니다... 원화 스테이블은 0%짜리 헛발질, 진짜가 오고 있습니다'란 제목의 영상이 CBS 경제연구실에 24일 게재됐다. 오태민 한양대학교 대학원 비트코인화폐철학과 겸임교수는 방송에서 한국은행과 정치권을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오 교수는 "달러 스테이블 코인이 로컬 통화들과 상업은행들을 교체한다"며 "앞으로 5년 안에 금융의 밑그림이 다 바뀔 것"이라고 주장했다.

스테이블 코인이란 달러나 원화 같은 법정화폐와 1대1로 연동된 암호화폐를 말한다. 1달러 스테이블 코인은 항상 1달러의 가치를 유지한다.

오 교수는 “올해 초 은행 관계자들에게 ‘당신들 없어진다’고 말했을 때 은행 관계자들이 웃더라. 그런데 최근 임원들과 저녁 식사를 하며 같은 얘기를 하자 얼굴이 하얘졌다"고 전했다. 그는 "이제 진짜 심각해진 것"이라며 "진짜 위협을 느낀 것"이라고 말했다.

달러 스테이블 코인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오 교수에 따르면 전체 스테이블 코인 시장에서 달러 기반이 99.8%를 차지한다. 유로화 기반 스테이블 코인은 0.2%에 불과하다. 그는 "만약 원화 스테이블 코인을 만든다면 글로벌 수준에서 점유율이 0.2%는 절대 안 될 것"이라며 "거의 0에 수렴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 교수는 한국 정치권이 원화 스테이블 코인 논의에 시간을 쓰는 것을 비판했다. 그는 "이걸 가지고 시간 끌고 논의할 대상이 아니다"라며 "우리의 관심 포인트는 원화 스테이블 코인이 아니라 달러 스테이블 코인"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삼성전자, 네이버, 카카오 같은 기업들에게 신호를 주기 위해서는 원화 스테이블 코인도 풀어줘야 한다"고 했다.

오 교수는 달러 스테이블 코인이 미국의 전략적 무기라고 설명했다. 오 교수는 "달러 스테이블 코인은 미국을 살리는 솔루션 중 하나"라며 "피터 틸의 작품이라고 추정된다"고 말했다. 피터 틸은 페이팔 창업자이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측근으로 알려진 실리콘밸리 거물이다.

오 교수는 달러 스테이블 코인이 미국 국채 문제를 해결하고 탈달러화를 외치는 나라들을 제어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정학적으로도 미국에 도움이 되고 금융적으로도 미국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달러 스테이블 코인의 작동 원리에 대해 오 교수는 "달러 스테이블 코인은 미국 단기 국채와 연결돼 있다"며 "우리 국민이 사고 중국 국민이 사고 일본 국민이 사면 살수록 미국의 단기 국채 시장이 건강해진다"고 설명했다.

'한국은행은 중요한 걸 아직도 모릅니다... 원화 스테이블은 0%짜리 헛발질, 진짜가 오고 있습니다'이란 제목으로 'CBS 경제연구실'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영상.

오 교수는 미국이 2023년 6월 하원 청문회를 열어 달러 지배력 유지 방안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오 교수는 "청문회 제목이 달러 도미넌스였다"며 "굉장한 위기의식을 갖고 의원들이 얘기했고, 이에 대한 해답이 바로 지니어스법 달러 스테이블 코인"이라고 말했다. 지니어스법은 미국에서 추진 중인 스테이블 코인 규제 법안이다.

탈달러화를 추진하는 국가들도 달러 스테이블 코인을 쓸 수밖에 없다고 오 교수는 전망했다. 그는 "2022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을 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올리가르히, 러시아 은행들이 당하는 걸 중국이 다 봤다"며 "이들이 모여 탈달러를 선언했다"고 설명했다. 올리가르히는 러시아의 신흥 재벌을 뜻한다.

오 교수는 "달러 스테이블 코인은 비트코인의 속성인 국경이 없는 것을 승계했다"며 "아무리 중국 정부가 막아도 그냥 달러 스테이블 코인을 역외 거래소에 보내서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을 거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달러 스테이블 코인의 최대 발행사인 테더에 대해 오 교수는 "지난해 테더사의 미국 채권 보유량이 독일 정부보다 많았다"고 전했다. 그는 "중국 정부가 미국 국채를 사지 않아서 시작된 게 미국 국채 위기인데 중국인들이 사게 된 것"이라며 "피터 틸이 얼마나 똑똑한지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오 교수는 달러 스테이블 코인 발행사들의 수익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달러 스테이블 코인 발행 업자들은 전당포"라며 "고객들의 돈을 그대로 갖고 있어야 하는데 그걸 그대로 갖고 있으면 돈을 못 벌기 때문에 3개월 미만 미국 국채를 사야 한다"고 설명했다.

오 교수는 "미국 국채 가격이 왔다 갔다 해서 어떨 때는 수익성이 안 좋을 것"이라며 "많은 사람이 테더와 USDC처럼 앉아서 돈을 버는 비즈니스라고 착각하고 들어오면 큰코다친다"고 경고했다. USDC는 서클사가 발행하는 달러 스테이블 코인이다.

비트코인의 역할에 대해 오 교수는 "달러 스테이블 코인이 발행될 때는 국채를 끼고 발행되지만 실제로 메타버스에서 유통될 때는 비트코인을 담보로 움직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비트코인을 담보로 맡기고 달러 스테이블 코인을 꿔서 다시 비트코인을 사는 레포 시장이 형성된다"고 말했다. 레포 시장이란 국채 등 우량 채권을 담보로 자금을 조달하는 금융 시장을 뜻한다.

오 교수는 "전자화된 미국 국채는 미국 연준이 미국 재무부가 만든 서버에서 한 발짝도 안 나온다"며 "미국이 얼마든지 동결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비트코인은 동결할 주체가 없다"며 "지정학적인 안전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원화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과정에서 한은의 의견이 반드시 반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지난 2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현재는 금융위원회가 관리하고 있지만, 스테이블코인은 통화정책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한은의 의견이 강하게 반영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지니어스 액트처럼 한은이 전원합의제로 참여하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히며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허용되면 자본 자유화 제도 전반도 함께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총재는 또 “기술만으로는 통화정책 위험에 대응하기 어렵다”며 “은행 중심의 협업을 통해 점진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