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초처럼 보이는데…우수한 신품종 등장해 난리난 '이 식물' 정체

2025-10-03 14:00

더위와 건조에 강한 우산잔디, '산우'

경기장과 골프장 등 녹지 조성에 활용되는 우산잔디에 더위와 건조에 강한 신품종이 개발되며 눈길을 끌고 있다.

우산잔디 신품종, '산우'. / 국립산림과학원 제공
우산잔디 신품종, '산우'. / 국립산림과학원 제공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이 우산잔디(Cynodon dactylon) 신품종 '산우'를 개발해 품종보호권을 등록했다고 지난달 18일 밝혔다.

국립산림과학원은 지난 8년 동안 국내 19개 지역에서 40개체의 우산잔디 유전자원을 수집해 크기가 작고 밀생하며 피복력이 우수한 품종 ‘산우’를 개발했다.

배은지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 산림바이오소재연구소 박사는 "국내 우산잔디 활용률은 낮지만, 점차 더워지는 기후에 대비해 품종 개발이 필요하다"며 "더위와 건조에 강한 신품종 '산우'가 다양한 용도로 활용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우산잔디 신품종, '산우'. / 국립산림과학원 제공
우산잔디 신품종, '산우'. / 국립산림과학원 제공

우산잔디는 경기장과 골프장 등 다양한 녹지 공간 조성에 활용되는 주요한 지피식물이다. 기존 품종은 추위에 약해 제주를 제외한 내륙 지역에서는 보급이 제한적이었으나, 최근 기후 변화로 녹지 공간 조성용 잔디 수요로 식재 범위가 변화하고 있는 추세다.

신품종 산우는 잎 길이가 4.1cm, 너비가 1.8mm로 짧고 좁은 형태다. 비료와 물 요구량이 적어 경제적이고, 더위와 건조에 강한 특성을 지니며 기는줄기의 생장이 활발하다. 국립산림과학원은 산우가 관리가 용이하고 환경 적응력이 높아 활용 가치가 클 것으로 전망했다.

우산잔디. /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 제공
우산잔디. /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 제공

◈ 땅을 덮는 생명력의 상징

우산잔디는 대표적인 난지형 잔디로, 세계 각지의 온난한 지역에서 널리 분포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여름철 고온기에 성장력이 뛰어나 ‘한지형 잔디’인 한국잔디와 함께 조경, 운동장, 공원 등에 활용된다. 특히 번식력이 강하고 토양 적응력이 좋아, 땅을 빠르게 덮으며 녹지 공간 조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우산잔디는 지하경과 지상경을 모두 뻗으며 확산한다. 뿌리줄기와 기는 줄기가 동시에 발달해 작은 조각만 심어도 빠르게 확산되며, 건조와 압박에도 잘 견디는 특성이 있다. 이 때문에 축구장, 골프장 같은 고빈도 이용 공간에서도 흔히 볼 수 있다. 또, 가뭄과 고온에 강하고 병충해에도 비교적 저항력이 높아 관리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우산잔디는 탄성이 높고 잎이 질겨 내구성이 뛰어난 반면, 겨울철에는 잎이 갈색으로 변해 휴면에 들어간다. 따라서 사계절 내내 녹색을 유지하려면 겨울철에는 한지형 잔디나 다른 피복 식물과 혼용하는 방식이 권장된다. 또한 성장이 빠른 만큼 정기적인 깎기와 관리가 필요하다. 특히 뿌리 번식이 왕성하기 때문에 다른 작물이나 잔디와의 혼합 식재 시 관리 주의가 요구된다.

우산잔디는 고대부터 목초로도 이용되어 가축 사육에 기여해 왔다. 현대에 이르러서는 도시의 녹지 관리, 토양 침식 방지, 열섬현상 완화 등 환경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최근 기후 변화로 여름철 폭염이 잦아지면서 내열성이 강한 우산잔디에 대한 수요가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우산잔디는 단순히 잔디의 한 종류를 넘어, 강인한 생명력과 환경 적응력을 바탕으로 인류의 생활 공간을 더욱 쾌적하게 만드는 녹색 자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home 김현정 기자 hzun9@wikitree.co.kr